섬속의 섬 제주 우도 교통 문제 심각

중국산 2·3륜차 등 10여개 업체 수백대 운용

총량제 무색, 안전 우려에 신규 제한 감축 등

우도는 아름다운 해변과 경관으로 섬속의 또다른 섬으로 알려진 제주도 우도는 본도 성산포항에서 배를 타고 20여분이면 도착하는 섬이다. 제주도의 대표적 관광지로 꼽히며 지난 2015205만명, 지난해 223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등 갈수록 입도객이 늘고 있다.

늘어나는 관광객 만큼 작은섬(면적 6.18) 우도 내에는 섬 내에 등록된 자체 차량 외에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차량이 지난해만 198,375대로 집계되면서 심각한 교통 문제를 겪고 있다.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07년 교통수요관리 시행방안 연구용역을 수행해 우도의 적정 차량 대수를 1,200대로 제시했다. 당시 우도면에 등록된 차량 597대와 관광객 반입 차량을 합쳐 1,200대를 넘지 않게 하는 차량총량제2008년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현재 주민 수 960여가구 1,700에 불과한 우도에 등록된 차량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버스 23(전세버스 20·마을버스 3)와 자가용 957대를 비롯해 모두 1,100여대가 운행되고 있다. 여기에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한 소울 EV’ 전기차 100대를 들여와 렌터카 영업을 시작했으며, 전기 버스 20대도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관광객들이 타고 들어온 렌터카 등도 하루 평균 770대에 달한다.

특히, 관광객들에게 섬투어용 대여목적으로 운행하는 전기 삼륜차와 자전거 등을 비롯해 이륜차 및 스쿠터 등 18개 업체에서 1,200여대 넘게 운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도는 여의도(2.9)2배가 조금 넘는 6.18면적에 도로는 해안도로 12.9, 농어촌도로 7.5, 마을 안길 6.9등 총연장 27.3규모다. 도로 폭은 마을 순환버스와 승용차, 삼륜차, 이륜차 등이 동시에 다니기에도 버거운 46m에 불과하다.

사실상 관광객들이 대부분 통행하는 해안도로 13km 구간에 이동수단이 집중되면서 차량총량제는 고사하고 여름휴가철 등 성수기에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한다. 인도와 도로가 구분되지 않아 주민과 방문객은 사고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실제, 지난 617일 현장 취재 당시에도 이륜차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3년여간 126건의 사고로 사상자는 158(사망 1)에 달했다.

이 때문에 제주시는 우도 교통대책으로 1단계는 대여용 신규 등록차를 제한해 신규업체 차단에 나섰다. 2단계는 렌트카와 삼륜차, 스쿠터를 포함한 이륜자동차의 자율감축을 유도하고, 3단계는 외부 차량의 반입과 통행을 제한할 계획이다.

 

우도 소형 전기차로 달려보니

전기 이륜차 등 e-모빌리티 각축장

중국산 점령 속 국산 제품도 기지개

제주도 성산포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20여분에 만에 도착한 우도,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알록달록 장난감 같은 소형 전기차 e-모빌리티 업체들이다. 선착장 주변에는 얼추 봐도 1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이동수단 대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제품은 크게 고속전기차로 잘 알려진 기아 소울 EV’ 전기차와 지붕과 창문이 달린 바퀴 33륜차, 2륜차로 구분된다. 승용차 형태의 소울 전기차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다. 3륜차의 경우 지붕과 창문 등 가림막이 있는 것과 없는 것, 2명이 옆으로 또는 앞뒤로 타는 것으로 구분되지만 실내에는 오토바이 핸들이 장착됐다. 나머지는 스쿠터와 전기자전거 등이다. 이용료는 2~3시간 기준으로 1만원~35,000원까지 제품별로 다양했다. 책임보험은 가입돼 차량번호까지 부착됐지만 이륜차로 등록돼 자차보험은 불가능하다. 사고가 날 경우 차량파손에 대한 부담은 대여자의 몫이다. 불과 3년 전만해도 엔진이 달린 4, 2륜 이동수단이 대부분이었지만 지난해 경쟁적으로 전기 이동수단이 도입됐다. 제품은 중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일부 국내 생산 제품도 눈에 띄었다.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뒤 차량을 임대한 후에는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하고 운행해야 한다. 외형은 차량에 가깝지만 이륜차로 등록된 탓이다. 속도는 최고 시속 50km 이하 제품이 대부분이며 1회 충전 후 100km 안팎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임대한 3륜차로 해안도로를 주행하니 노면 상태에 따라 충격이 상당 부분 전달되고 핸들을 돌리는 데 다소 불편해 안정감은 떨어졌다. 정지 후 출발 시 가속 레버를 당겨도 늦은 반응 탓에 급출발 현상이 나타났으며, 후진 기능도 있다. 좁은 도로를 주행하다 마주오는 차량을 만날 경우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실제, 주행 과정에서 3륜 전기차끼리 사고가 발생해 현지 경찰이 사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우도 관광의 핵심인 등대 주변을 오르는 급경사에선 출력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상당수 운전자들이 불안해했다. 급경사에서 급출발로 3륜차 앞바퀴가 들리며 뒤로 넘어가는 일도 있었다는 업체 측 설명도 있었다. 우도 한 바퀴를 돌아보며 2시간 반 넘게 운행했지만 배터리 소모는 거의 줄지 않았다. 사드 문제로 중국 관광객이 현저하게 줄었지만 주말인 탓에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전기차는 상당수다. 전반적으로 작은 섬 특성상 현 소형 이동수단이 방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요와 업체들의 이권이 맞물리면서 이곳 우도는 각종 전기 이동수단의 각축장, 시험장, 실증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성능과 안전성을 인증 받아 보험까지 갖춘 국산 제품이 출시된다면 섬투어 등 단거리용 수요와 시장성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광주·제주 광역 협력체계 구축해야

연구·개발·생산·시장 공급 등 역할분담 필요

김대환 제주전기자동차 엑스포조직위원장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100% 전기차(377,000/충전 138,000) 및 청정에너지 자립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가파도를 시작으로 추진된 녹색섬 스마트그린시티 만들기를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그중 핵심이다. 제주도 한 바퀴는 180km로 짧다. 섬이라는 짧은 주행거리와 환경수도를 표방하는 정책은 전기차 콘셉트와 잘 맞는다. 제주도는 염분이 섞인 바닷바람, 폭우와 태풍을 비롯해 해안부터 해발 1,100m까지 다양한 조건의 테스트 환경까지 갖추고 있다. 매년 1,500만명이 찾는 제주도는 각종 전기차를 실증할 수 있는 거대한 장소이며 세계적 사업성을 갖췄다. 유명 기업들이 제주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앞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에 맞춰 전기 이동수단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가 될 것이다. 이미 전기차 시장은 2%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맞춰 영광군도 생산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e-모빌리티 전기 이동수단은 사주는 곳이 있어야 산업이 발전한다. 영광에서 개발·생산하고 제주도에서 실증한 뒤 구매해 사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세계인들이 찾는 제주는 국제 마켓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장이 늘어나면 영광을 비롯해 전남권과 광주권에서 생산하고 제주는 시장에 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광역 경제권 협력방안이 필요하다. 향후 중국시장까지 겨냥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 제주도이다. 3개 광역권이 협력하면 스마트폰 이후 미래의 먹거리 창출이 가능하다. 호남은 기아, 삼성 등 대기업 기반의 생산체계와 좋은 대학을 갖추었다. 시장 역할을 하는 제주와 상호 협력해 전기차 수출 전진기지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보조금에 의존한 나눠 주기식 인위적 시장 확대는 한계가 있다. 제도적으로 수용성을 높이고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소비자 시장을 열어가야 한다.

이는 영광이나 전남이 홀로 하기는 어렵다. 제주도가 전기차 엑스포를 열고 있는 것도 광역협력체계를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을 늘려 대량생산 산업화가 되면 자연히 가격은 내려가고 보조금이 줄어도 판매할 수 있다. 때문에 연구, 개발, 생산, 시장확대 등 각 지역의 장점을 살려 전략적 역할분담으로 파트너쉽을 구축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광에 e-모빌리티센터가 들어서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영광에서 e-모빌리티 생산업체들의 협회가 결성돼 운영된다면 제주는 세계전기차협회를 만들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다양한 전기 이동수단이 선보이면 수요가 창출되고 산업이 발전한다. 섬이 많은 전남은 e-모빌리티 천국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제주도와 영광, 전남 등이 서로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 전기차, e-모빌리티가 꽃피우는 곳, 선도하는 곳이 되자. 각 지역들이 협력해 모범사례를 만들면 중국 등 큰 세계시장이 열릴 것이다. 밀려드는 중국 제품에 대비해 기술력을 높이려면 투자가 있어야 하고, 투자는 시장이 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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