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영광농업대학 농삼회장

최근 중국산 마늘과 배추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팔거나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가 지능화, 규모화, 조직화하는 양상이다.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원산지를 속이는 불법해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불법으로 얻는 부당이득이 현행법을 위반해 받은 처벌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 이를 근절하는 한편, 국내산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때마침 정부가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어서 기대가 되기는 하지만 올해 6월부터 원산지 거짓표시로 형이 확정된 후 5년이내에 다시 동일범죄로 적발되면 형량을 높이는 재범자 형량하한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대가 크다.

특히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이 적발한 원산지 표시위반사례는 유통기한이 경과한 수입수산물을 학교급식으로 납품하거나 수학여행을 하는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에서 중국산 배추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이는 등 매우 다양한 실정이다. 더욱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축산물은 원산지 거짓표시 단속에서 가장 많이 적발될 정도다. 그래서 축산업계는 한우 유통물량의 3%만 속여팔아도 농민들의 피해규모가 연간 1,000억원이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농축산물 원산지 거짓표시는 본인의 양심을 속이는 것은 물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인간적 기만행위다. 특히 학생들의 급식에서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하는 것은 농축산물의 잠재적 소비자들에게 국내산 농축산물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파렴치한 범죄행위라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안타깝게도 국내산 농축산물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는 차츰 흐려지는 반면, 수입농축산물에 대한 거부감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는 설정이다. 따라서 거듭 강조하거니와 일부 탐욕스러운 상인들 때문에 국내산 농축산물이 결국 수입농축산물과 같은 수준의 취급 분위기를 완전 차단하고 차별화하기 위해서라도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강화해야한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고 농축산인들의 영농의욕을 고취토록하는 차원에서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에 대한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