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100마리 남은 ‘뿔제비갈매기’ 번식

영광 무인도가 지구상에 100마리도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서식지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6마리가 영광군의 한 무인도에 2년 연속 찾아와 번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100마리 미만으로 추정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간하는 적색목록 위급종으로 분류돼있다. 국내 최초 발견된 뿔제비갈매기는 일반 큰제비갈매기와 형태적으로 유사하지만, 노란색 부리 끝에 검은색 점이 특징이다. 주로 아열대 해안에서 서식하며, 연안 무인도에서 번식하지만 알 채취, 번식기간 방해, 태풍 등으로 번식에 실패해 멸종위기에 처했다.

실제, 지난 1937년부터 2000년까지 60년 넘게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지난 2000년 중국 푸젠성의 마츠섬에서 4쌍의 번식개체가 발견됐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번식지는 중국의 3개 섬이 유일했으나 지난해 4월 국내 무인도 환경 조사 과정에 최초 발견되면서 영광의 무인도는 세계 4번째 번식지로 기록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당시 최초 발견된 뿔제비갈매기 5마리는 한 쌍이 번식에 성공해 어린새 한 마리를 키운 뒤 지난해 6월 번식지를 떠나는 과정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후 국립생태원은 3D 지상라이더와 무인카메라 등을 설치해 생태 환경 등 전반적인 조사에 착수했고, 지난 5월 어미새 6마리가 번식했던 영광 무인도에 다시 찾아온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 가운데 두 쌍이 알을 낳았지만 한 쌍은 알을 품는 과정에서 부화에 실패하고 나머지 한 쌍만 번식에 성공해 어린새 한 마리를 키운 뒤 지난달 중순 어미새와 함께 번식지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 번식이 이뤄진 영광 무인도를 자연생태계, 지형·지질, 자연환경이 우수해 보전이 필요한 특정도서로 지정하고 이 지역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생태원 측은 2년 연속 국내에서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이 성공한 것은 중요한 번식지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오는 11월 대만에서 열리는 뿔제비갈매기 보전학술회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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