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둔촌역시장과 마천중앙시장의 변화

시대가 흐를수록 환경은 재래시장에 불리하게 변해 가고 있다. 하지만 행정과 협력해 불리한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결한 환경유지와 친절, 상품의 매입원가를 절감해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등 상인들의 자구적 유통구조혁신이 필요하다. 이에 영광신문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상품개발과 진열, 주민참여 프로그램운영, 상거래기반구축, 핵점포 운영 등 시장활성화가 활발한 시장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서울 강동구 둔촌역전통시장

고객들의 이구동성, “시장이 변했다

시장이 정말 산뜻해졌어요. 이제 장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둔촌역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이구동성이다. 고객들의 호응과 더불어 매출 증대가 이어져 상인들도 덩달아 신났다.

40여 년 묵은 때를 벗은 둔촌역전통시장 길 건너에는 15천 세대가 사는 둔촌 주공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다. 역 근처라 유동인구가 많아 영업환경은 좋다. 시장은 이점에 안주한 감이 없지 않다. 그동안 변화를 꾀하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고객들이 점점 이탈하기 시작했다. 상인기획단이 구성되었다. 상인들의 자부심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단 이름도 볼트(VOLT) 상인기획단으로 정했다. 빠르고 강력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상인들의 의지를 고스란히 담았다. 본격적으로 시장 환경부터 개선했다. 점포별로 개성이 없고 조잡했던 간판을 전체 형태는 통일하되 점포별로 특징 있는 디자인으로 개성을 주었다.

 

7가지 색으로 업종 구분한 깔끔한 간판

우선 7가지 색으로 업종을 구분했다. 간판만 보면 청과인지 잡화인지 바로 구분할 수 있게 만들었다. 빵가게엔 빵 그림을, 과일 가게엔 청과 그림을 싣는 등 점포의 특성을 반영한 아이콘을 그려 넣었다. 물론 전력 절약과 내구성 확보를 위해 LED간판을 사용했다. 이렇게 멋들어진 간판과 산뜻한 조명이 어우러지면서 둔촌역전통시장만의 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장을 찾는 고객마다 깔끔해졌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장의 재방문율이 높아지면서 매출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또 이런 변화를 홈페이지와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상인들 스스로도 하면 되는구나.’ 하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시장 특화상품도 개발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먹거리가 부족해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상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상인과 고객,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통해 1차로 12개 제품이 선정됐고 상인들의 의견을 모아 7개로 압축했다. 선정된 7개의 식품은 품평회를 거쳐 3가지 군의 4개 제품으로 최종 확정했다. 코다리찜, 코다리해장국, 산채만두, 수제닭강정이다.

 

데이 마케팅통해 지속적인 할인행사

선정된 대표 먹거리를 홍보하기 위해 인근 주민들을 초대해 동네잔치를 하듯 공동시식회를 열었다. 시식 외에 식사도 대접했다. 온라인에서는 SNS를 통한 대표 먹거리에 대한 홍보를 꾸준히 지속했다. 페이스북 친구도 1,500여명을 넘어섰다. 이제 선정된 식품들이 둔촌역전통시장의 대표 먹거리로 부각되는 일은 시간문제다.

이밖에도 데이 마케팅을 통해 세일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을 통한 홍보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시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물론 상인들에게 SNS라는 것이 낯설었기 때문에 SNS마케팅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상인들은 차근차근 배웠고 지금은 상인들이 SNS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지금 둔촌역전통시장은 강동구 내 전통시장 중에서 가장 밝고 특색 있는 시장으로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도 깜짝 놀랄 속도로 변화를 이끌어 낸 주역은 볼트상인기획단이었다. 시장은 앞으로도 변화의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을 것이다.

둔촌역전통시장 양청열 상인회장은 깔끔한 시장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하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성공 원인이었다근처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위치한 점을 감안해서 지역민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등 동네시장이라는 특징을 최대한 살린 것이 성공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특화성공 Point

간판, 조명 등의 변화로 산뜻한 시장이라는 정체성을 나타내면서 SNS마케팅을 병행했다. 시장에 찾아온 방문객들에겐 깨끗해진 환경을 보여주고 온·오프라인의 조화로운 홍보를 통해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둔촌역전통시장의 활성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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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마천중앙시장

10개 특화점포 발굴, 조리법을 다양하게 하다

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먹거리는 무엇일까? 아마 대답은 비슷할 것이다. 족발, 빈대떡, 곱창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여기에 막걸리 한잔 혹은 소주 한잔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마천중앙시장은 이 음식들을 특화시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맛은 기본이고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다.

124개 점포가 입점해있는 50여 년 전통의 서울 마천중앙시장은 재개발지역에 포함되어 있어 아케이드 설치를 포함한 시장의 시설현대화에 제약을 받고 있었다. 요즘 많은 전통시장이 시설을 개선하며 시장활성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마천중앙시장으로서는 초조할 따름이었다. 나름의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천중앙시장은 남한산성 진입로에 위치한 특성상 시장 동쪽으로 족발, 빈대떡, 막걸리 등을 파는 가게가 포진해있다. 이 음식들을 특화시켜 고객들을 모으고 자연스럽게 시장 내 다른 점포들의 매출도 끌어올리는 계획을 세웠다. 이른바 핵점포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일단 기존의 인기메뉴인 족발, 곱창, 빈대떡을 특화상품으로 선정하고 이들 음식을 더욱 발전시킬 조리법을 개발하기로 했다. 세종대학교의 협조를 받아 조리법을 완성했고 점포주 의견을 듣고 품평회를 열었다. 시식회를 개최하는 등 절차를 거쳐 5차례의 수정 끝에 마천중앙시장만의 특화메뉴가 나왔다. 특화메뉴 가이드북도 제작하여 보급했다. 현재 특화 메뉴는 10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공동마케팅으로 매출 늘려

맛뿐만 아니라 위생에도 초점을 맞췄다. 선정된 점포는 간판 교체, 바닥·천정 보수, LED조명 설치 등 전면 리모델링했다. 앞치마와 위생모도 제작해 상인들이 착용함으로써 위생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 이끌어냈다. 10개 점포가 동일한 시장 BI가 새겨진 앞치마를 두르니 통일성도 있고 고객들에게 홍보도 되어 효과가 좋았다.

마천중앙시장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상인들 스스로 동반성장의 파트너가 되었다. 시장에서 벌일 축제를 위해 족발취급 점포들은 십시일반 족발을 지원했고 현금을 내는 이도 있었다. 모두 함께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 한마음이 되었다. 이렇게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마케팅에 대한 결과는 기대 이상의 결과로 돌아왔다. 가게도 청결해졌고 무엇보다 맛이 좋아졌다는 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덕분에 고객이 늘고 매출도 20% 정도 상승했다. 외지에서 차를 타고 와 마천중앙시장에서 음식을 구입해갈 정도다. 물론 족발을 구입해가는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마천중앙시장 전체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깔끔한 진열과 강화된 위생, “믿고 드세요!”

마천중앙시장은 족발과 빈대떡 같은 먹거리 점포 외의 다른 71개 점포도 상품진열이 쉽도록 매대를 교체했다. 낡고 녹슨 시설들이 새 옷을 입었다. 그 중 41점포는 상품진열법과 색채 배치 등의 디자인경영을 컨설팅하기도 했다. 덕분에 시장은 전체적으로 쾌적하고 깨끗해졌다.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설개선은 매출 증대로 연결되었다. 또 철저한 위생의 실천으로 마천중앙시장은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향상되었다. 이제 마천중앙시장 상인들의 시장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그 파급효과는 시장 전체로 확산돼 고객이 북적이고 생기가 넘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마천중앙시장 유재훈 상인회장은 상인들과의 원활한 소통은 기본이다. 누구라도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시장을 찾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파악해서 서로 상의를 거듭해야한다대화와 유대감이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의 성공 비결이다고 말했다.

 

특화성공 Point

족발 등을 판매하는 10개 점포를 특화점포로 발굴하여 조리법을 개발하고 공동마케팅과 위생 강화 등 경쟁력 확보를 통한 고객 확대를 유도하여 시장 전체를 활성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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