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지 편찬위원장

몇일전 한글날이 지나갔다. 올해로 한글이 반포된지 571주년이 된다. 정부는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2013년부터 한글날을 법정 공휴일로 재 지정했다. 하지만 한글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기는 커녕 한글 파괴 현상이 날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청소년들은 알아들을 수도 없는 욕설을 무절제하게 지껄이고 또 일상생활에서도 틀린 맞춤법, 뜻을 알 수 없는 줄임말, 아울러 국적불명의 신조어가 범람하면서 우리의 한글 황폐화는 사실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특히 한글 파괴의 진원지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sns)라고 본다. 낫닝겐(인간이 아니다), 비담(비쥬얼 담당), 갓띵작(신이만든 최고의 작품), 취존(취향 존중)등과 같이 한글과 영어, 일본어등을 뒤섞은 외계어 같은 말들이 SNS를 어지럽히고 있다. 버카충(버스 카드 충전), 안물안궁(안물어봐도 안궁금하다), 더욱이 중국어로 착각할 수 있는 소취하, 당취평(소주에 취하면 하루가 가지만, 당신에게 취하면 평생을 간다), 약보식 식보운(약보다 식사가 좋고 식사보다 운동이 더 좋다)등 무리한 줄임말과 욕설이 판치는 요즘의 상황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욱이 많은이들이 이런 말들을 재미삼아 구사하지만 한글 훼손은 궁극적으로 의사소통의 수준을 떨어뜨리게 한다. 또한 청소년들의 줄임말, 은어 사용은 부모와 자녀간 언어장벽을 만들면서 세대 단절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커피 나오셨습니다같이 사물에 존칭을 쓰는 잘못된 화법, “1도없다”(하나도없다) 같은 틀린 표현을 유행처럼 따라 쓰는것도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정치인,판사 등 사회지도층의 막말, 폭언도 우려스러운 실정이다.

무엇보다 세종대왕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백성들을 안타깝게 여겨 한글을 만드셨다. 세계에서 자국의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30여개국 정도다. 한글은 남북한, 해외동포등 8천여만명이 사용하는 세계 13위권의 언어다. 그러나 우리는 자국언어에 자부심을 가지고 정말 소중히 여겨야 함에도 이를 홀대하며 비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는 정말 반대 현상으로 우리 한글이 위대하고 또 현대 감각에 알맞은 아주 좋은 언어라고 극찬하면서 10년전 몽골 수도 울란바트르에 문을 연 세종학당이 세월이 지나면서 그동안 세계 각처에 54개소의 세종학당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으며 많은 외국인들이 한글을 비롯해 우리나라 문화를 열정적으로 배우는 진지하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외국인도 그럴진데 우리 스스로도 깊이 반성하고 또 잘못된 지금까지 자세를 하루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번 571주년 한글날 경축식에서 개식여는말” “애국가 제창애국가 함께부르기등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의미있는 시도라고 본다. 한글날에만 이벤트처럼 한글사랑을 실천할게 아니라 상시적으로 지금까지 그릇된 언어사용을 과감히 개선해 나가는 켐페인을 벌여 잘못된 습관을 분명히 바로 잡아야 한다. 더욱이 말은 습관이며 또 습관은 운명까지도 바꾼다고 했다. 결국은 아름다운 말과 글로 우리 모두 국가의 품격을 높혀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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