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시책 신규시책으로 내놓고 다려먹기

토론했다더니 문제제기 없다 슬그머니 취소

농정과는 내년 신규시책으로 농심관건립(196,000) 친환경 둠벙 조성사업(6,000) 농업용 드론 공급 지원사업(3) 곤충자원 산업화 시범 지원(3) 청년 양봉농가 양성(4,000) 송아지 설사병 진단 키트 지원(3,150) 등을 제시했다. 또한, 기존 시책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벼 공동육묘장 설치 지원(16,000) 대도시 농특산물 직거래 및 판촉행사 지원(5,000) 등도 추가했다.

20여억원이 소요되는 농심관의 경우 구 장애인복지회관을 증축 및 리모델링해 1층에는 농특산물직거래지원센터 또는 임대, 농업인상담소를 설치하고 2~3층은 15개 농업인단체 사무실과 소회의실, 4층에는 대회의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심관은 지난 2015년부터 계획돼 2016년 초에는 8월경 착공해 올해 6월 준공하겠다고 밝혔었다. 더구나 농특산품 집하저장시설과 가공식품판매, 농가쇼핑몰 공동포장 배송 등 기존 계획보다는 축소되고 단체들의 사무실을 만들어 주는 선심성 방향으로 흐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묵은시책에 예산을 늘리고 장소만 바꾸는 방식으로 신규시책이라 내놓은 셈이다.

시책 주무부서 측은 공무원 위주로 추진하는 시책을 사전에 주민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요구에 군 간부 및 직원들이 충분히 토론과 보고회를 열어서 결정한다며 사전 공개를 주저했었다. 하지만, 간부 토론 및 검토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전하고 있다.

농작물 방제에 드론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민간 드론전문 방제단이 활동하고 있는 시점에 지역농협이나 농업법인에 3억원을 투입해 드론을 지원하는 방안은 충분한 사전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영광군농업기술센터 등이 드론 교육을 실시한 바 있지만 조종 자격 취득 등 사전 절차가 필요한 드론 방제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사업이 너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곤충사육농가에 3억원을 시범 지원하는 시책은 고부가가치 소득과 새로운 농가소득원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적이지만 일반 농가들에게 충분한 곤충사육 교육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특정 농가를 위한 특혜성 사업이란 지적을 면키 어려울 수 있다. 이 시책 역시 공무원들의 내부 토론 등 검토과정에서 문제제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농정과 주무부서 측은 최근에서야 곤충자원 산업화 시범 사업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혀와 사전 검토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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