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진/ 광신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사회복지학박사

디즈니월드가 문을 열었을 때 월트 디즈니는 이미 죽고 없었다. 그 행사장에서 아내가 그를 대신하여 연설하게 되었는데 청중 앞에 그녀를 소개한 사람이 디즈니 여사, 디즈니 씨가 이것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라고 말하자 그녀는 대답했다. ”그 양반은 우리보다 먼저 보고 가셨답니다

남들은 볼 수 없는 미래를 먼저 보고, 그것을 향해, 전체 조직원의 힘을 한 군데로 결집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경영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닌가 합니다. 디즈니 씨가 바로 이런 비전의 지도자였다. 비전은 낙관과 희망을 포함한다. 비관주의자가 위대한 지도자가 된 적은 없었다. 비관주의자는 주어진 모든 기회를 어렵게만 바라본다. 그러나 낙관주의자는 모든 어려움들을 기회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비관주의자들은 항상 가능성에 앞서 어려움들을 바라보며, 앞으로 전진하기를 열망하는 비전을 가진 사람을 만류하는 경향이 있다. 주의 깊은 사람은 낙관적인 지도자를 도와 그가 실제적으로 일을 처리해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그의 선천적이고 뿌리깊은 신중함이 하나님께서 높이 날도록 의도하신 사람의 날개들을 자르지 않도록 지켜보아야 한다. 어려움만을 바라보는 사람은 너무 분명하게 자기 가능성을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를 따르는 자들에게 감화를 줄 수가 없다. 비전은 위험을 무릅쓸 수 있게 해주며, 역사는 위험을 무릅쓰는 믿음의 편에 선다. 비전을 소유한 자는 외관상으로 공허한 느낌이 들 때에도 기꺼이 믿음의 신선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을 가리킨다. 지나간 과거가 가치 있고 그것으로 인하여 유익을 얻게 된다고 해도, 우리는 과거를 너무 중시한 나머지 과거를 위해서 미래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 비전을 가진 사람은 급변하는 정책에 대한 그의 확신 안에서 미래를 바라본다.

팀워크 중에서도 확실한 중심이 될 비전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권위주의는 나쁘지만 권위는 세워져야 한다. 맥스 디프리는 가장 잘하는 사람이 뜨게 하라(Let the best run with)"라고 했다. 이 사람이 주목받는 것을 질투해서는 안 된다. 이 사람의 권위를 세워 줘야 한다. 이 비전의 사람은 펄펄 살아 뛰는 비전을 전달하는 사람이며, 앞에서 끌어가는 견인차이다.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에너지를 주고 새로운 비전의 언어를 실어 주는 마틴 루터 킹 같은 사람이고 루스벨트 대통령 같은 사람이다. 이 사람을 끌어내려서는 안 된다. 이 사람에게 흠집을 내면 안 된다. 이 사람이 제대로 차고 나가 줘야 다 같이 살 수 있다. 이 사람이 살아야 전략과 리더십이 살고, 행정 리더십이 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을 질투해서는 안 된다. 역할의 문제이지 계급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미식축구와 야구에 밀려 미국에서 빛도 없던 농구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매직 존슨(Magic Johnson)과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이라는 수퍼 스타가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들 때문에 농구라는 스포츠의 격이 달라져 버린 것이다. 특히 이들은 자기가 속한 팀에서 개인 성적에만 욕심을 냈던 사람이 아니라, 팀 동료들 하나 하나의 플레이를 살려 주는 중추적 게임 메이커 역할도 탁월하게 감당하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았던 것이다.

이런 비전 메이커로서의 리더십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까? 첫째로, 그는 비전을 제시한다. 펄펄 살아 뛰는 비전을 정확한 언어로 이끄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준다. 이 비전은 도전적이고, 뜻 깊으며, 헌실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하며, 신뢰감이 드는 것이어야 한다. 이 비전을 통해서 그는 따르는 사람들의 마음에 높은 기대감을 고취시킨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그 비전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행동을 모범으로 보인다. 둘째로, 그 비전을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도록 필요한 훈련을 시켜 주고, 인격을 다듬어 주는 일을 도와준다. 아무리 비전이 감동적이어도 단체의 각 구성원이 자신이 구체적으로 그 비전을 실천하는 데 대한 훈련을 받지 않으면 뜻은 좋아도 현실에서 그냥 흐지부지되어 버리기 쉽다. 마지막으로, 그 비전을 실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지치지 않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 그는 사람들로 하여금 비전에 계속 동참할 수 있도록 흥분감을 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박수쳐 주고, 밀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을 철저히 미고 있다는 신뢰감을 표시해 줘야 한다. 조그마한 과정 속의 승리라도 축하하고 높여 주고 그것을 이용해서 다음 단계의 더 강도 높은 승리로 연결시켜 줘야 하는 것이다.

이 비전 메이커의 살아 있는 예로서 나는 미국 디트로이트 시에 위치한 포커스 호프(Focus: HOPE)의 창설자 빌 커닝햄(Bill Cunningham)과 엘레노어 조사이티스(Eleanor Josaitis)를 들고 싶다. 빌 커닝햄은 원래 예수회 수도사로서 신학교 영어 교수였는데, 1967년 디트로이트 시에서 인종 문제로 대규모 시민 폭동이 발생하여 무장한 군부대가 투입되어 진압할 정도로 도시가 아수라장이 되는 것을 보고 도시 빈민가의 참상에 큰 충격을 받는다. 이 소망 없는 빈민가를 위해서 뭔가 해야겠다고 결심한 커닝햄은 뜻을 같이한 가정 주부 엘레노어 조사이티스와 함께 포커스 호프란 단체를 창설하게 된다. 진정한 비전 메이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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