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장비 투입해도 활동비는 찔끔

봉사 강요보단 현실적 보상책 필요

폭설이 내리고 대설특보가 발효됐던 지난 12일 전후 영광지역에는 30cm의 폭설이 내렸다. 10cm도 안 되는 눈에 마을이 고립되고 시내 교통이 마비된 타지역에 비해 영광지역은 신속한 제설작업으로 다행히 큰 차질이 없었다.

폭설 직후 군은 지난 14일까지 제설차량 29, 굴삭기 6, 트랙터 170, 공무원 등 인력 300명과 염화칼슘 421, 액상제 34, 소금 92, 모래 68톤을 투입해 지방도 및 군도, 농어촌도로 등 주요 외곽도로 31개 노선 231의 제설작업을 완료했다. 이후 도로에 쌓인 잔설을 치우는데도 굴삭기 23, 덤프트럭 20대 등 중장비 43대와 신호수 40명을 투입했다. 이는 지난 20052m에 달하는 누적 적설량에 실내체육이 무너졌을 당시부터 쌓아온 제설작업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후 공무원과 군민 등은 웬만한 폭설에도 제설작업 만큼은 협동정신을 발휘해 왔다.

특히, 대형 중장비 등이 동원되는 주요 시가지와는 달리 읍면 시골길까지 고립 없이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데는 어김없이 달려가는 동네 트랙터 제설단 때문이다.

영광군은 과거 폭설사태 이후 법성면 10, 백수읍 9, 영광읍과 묘량면 각 6, 대마면·군남면·염산면 각 5명 등 민간으로 구성된 60명 규모의 트랙터용 제설기 관리자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속칭 동네 제설단인 이들은 55마력(소형)에서 105마력(대형)의 개인 소유 트랙터를 몰고 나와 짧게는 2km에서 길게는 25km의 마을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운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눈보라가 치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길가로 추락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지정된 제설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군은 이들에게 시간당 34,800원 정도의 기름값을 보전하는 게 전부다. 작업량이 많거나 적거나 한정된 예산 때문에 주로 일괄 배분하는 방식도 문제다. 물론 초창기에는 봉사의 개념으로 시작했지만 10여년이 넘도록 반강제 징집되면서 억대의 장비를 투입해 위험까지 감수하는데도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볼멘 목소리가 높다. 실제, 하루 50만원 하는 중장비 대에 비하면 특정 지역 트랙터 제설단의 경우 더 많은 일을 하고도 6시간씩 3일분만 계산돼 62만원만 지급됐다. 때문에 제설작업자에 대한 농기계 보조사업이나 실제 작업량에 비례하는 작업비 현실화 같은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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