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 사진가

요즘 평창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다. 올림픽의 근본정신은 평화다. 문재인 정부는 평창 올림픽을 기회로 삼아 북한과의 관계를 대화로 이끌어 평화적 해결을 노리고 있다. 이에 앞서 사드 문제로 촉발된 중국과의 경제와 외교 단절을 무난하게 해결해 가는 중이고 일본과 잘못 꿰어진 위안부 할머니 협상에 일단 문제점을 제시해 놓았다. 전 정권에서 저질러진 무분별한 외교와 안보를 제자리로 되돌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위급하고 불안했던 것은 북한과의 관계였다.

미국 대통령은 막말을 흘렸고 국내 정치인들 가운데 국익과 국민의 안위보다 자신의 욕심과 정권욕에 이목이 흐려진 사람들은 대화보다는 응징을 부르짖었다. 응징이 전쟁을 뜻한다는 것을 모를 사람들은 아닌데 도대체 의도가 무엇일까. 현 정부가 대화를 목적으로 대북관계를 잡아서 그럴 것이다. 국익과 공익에 앞서 어떻게 하면 여당과 정부를 흠집 낼 것인가에 온통 초점이 잡혀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 실례로 한국당 대표의 막말 퍼레이드를 들 수 있다. 1야당의 대표가 막말도 황당한데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있다. 결국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국당 대표를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일까지 벌어졌다.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할 위치의 야당대표가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망발적 발언들을 아무런 죄책감이나 책임감 없이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에 분개한 것이다.

청원자가 제시한 황당한 거짓 뉴스를 추려보면 노무현 정권 당시 공적 자금이 들어간 유병언에게 1153억 원 채무 탕감을 해주어서 재기할 수 있었다. 유병언 회사에서 파산관재인으로 문재인 변호사를 (선임)했다.” “일심회 간첩단 사건에 문재인 그룹이 많이 걸려 있어서 김승규 국정원장이 쫓겨났다. 위키리스크에 나온다.” “공수처는 세게 어느 나라에도 없는 좌파 전위대 검찰청 음모” “유조선이 낚싯배를 충돌한 것은 해상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 이번 예산을 심의하면서 해양경찰청의 VTS 예산이 해양관제시스템과 관련한 예산인데 그것을 삭감했다고 한다(VTS 예산)삭감해서 퍼주기 복지에 사용했다.” 등이다. 물론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발언들이다. 다른 거짓 발언들도 여기에 옮겨 쓰기엔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많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 관련 사안도 큰 물의를 일으키며 청원에 올라왔다. 그를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직에서 파면해 달라는 청원인데 며칠 만에 청원인 25만 명을 훌쩍 넘겼다. 올림픽 조직위원인 그녀는 IOC에 남북한 단일팀을 반대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올림픽을 통한 남북한의 화해가 아니고 국민간의 이념 문제로 몰아 정부를 흠집 내는 것이 최대 목적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평화와 화해 모드를 정치 싸움판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다. 미국 CNN이번 합의는 외교적 돌파구라 했고 영국 BBC남북한의 해빙기,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보기 힘든 희망의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우리 야당은 생각이 전혀 다르다. 이명박 정권시절인 2010년 남북단일팀 유치를 명문화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해 통과시킨 당이 한국당이요 북한의 참가를 강하게 요구했던 사람이 바로 나경원 의원이었다. 그녀는 김연아 선수보다 2년을 앞서 평창올림픽 유치 공로로 청룡장 훈장까지 받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하기 때문에 단일팀이 싫다고 한다.

정부 흔들기엔 유력한 언론들도 동참하고 있다. 현송월 단장의 방남을 사흘간 생중계를 하더니 과잉 경호와 대우를 문제 삼았다. 그리고 기자들의 취재현황이 난장판이라고 보도했다. 자신들이 저지른 난장판을 자신들이 보도한 것이다. 핵과 전쟁이 걸린 화해의 길목에서 경호가 과잉이라는 말은 트집에 불과하다. 물론 국빈급 대우는 재고할 문제지만 스스로 야기한 취재경쟁에서의 난장판은 그야말로 살얼음이었다. 모든 미디어의 현장 생중계를 경호를 위해서도 정부가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화와 화해는 국민이 하나가 되었을 때 가능하다. 올림픽을 기회로 모처럼 맞은 남북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여기에 무슨 여야가 있겠는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합리와 도덕을 겸비한 정치인이다. 국민은 금강산과 백두산 여행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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