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1년 전국대회 4강 신화… “프로산하 유스와 수도권 팀들과 견줘도 뒤지지 않겠다”

영광FC U-18세가 창단 1주년이 되던 날 메이저 전국대회에서 4강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가시밭길의 여정을 걸었음에도 뛰어난 응집력과 화끈한 공격력 등을 앞세워 기존 강호들을 차례로 연파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태엽 감독이 이끈 영광FC U-18세는 지난 10일 광양시 광양축구전용 2구장에서 중경고(서울)20회 백운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4강전에서 01로 석패했다. 하지만 창단 1주년을 맞은 영광FC U-18은 탄탄한 팀워크와 위기관리능력 등으로 조별리그 성적 21무로 조 1위를 차지한 뒤 삼일공고(경기)와 장훈고(서울)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차례로 요리했다. 어떤 돌발 상황이 닥쳐도 이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등 경기운영의 묘가 확실히 높아졌다.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욕도 충만해 우승 달성의 절호의 찬스를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절치부심의 각오로 이번 대회를 맞은 영광FC U-18세는 여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를 연상케 했다. 16강전 삼일공고에 전반에만 내리 3실점을 내주면서 패배일보 직전에 몰렸으나 후반 각본에 없는 한편의 드라마로 33 무승부를 이뤄냈고, '지옥의 룰렛'인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영등포공고를 꺾은 장훈고와 8강전에서도 공수 모두에서 상대를 완전히 압도한 끝에 20 완승을 거뒀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이태엽 감독은 관록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16강 삼일공고 전 승리는 8강 장훈고 전까지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삼일공고 전 때와는 달리 영광FC U-18은 전반초반부터 속도축구에 탄력을 냈다. 그런 결과 전반 31분 임성호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고, 후반 들어 용병술에 따른 선수 교체투입을 통해 후반 28분 김강민의 추가골로 승리를 매조지었다. 이태엽 감독 특유의 콤팩트한 축구는 이날 수비력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삼일공고 전 승부차기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이상은 이날도 위기상황에서 침착하게 선방을 펼치는 등 앞선 포백라인을 조율하면서 장훈고의 공격을 원천봉쇄했다.

이태엽 감독은 “8강까지 5경기를 하면서 전체적인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득점 찬스가 상대보다 많았음에도 이를 모두 살리지 못하면서 어렵게 경기가 진행됐다. 쉽게 갈 수 있는 상황을 그르치긴 했지만,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주면서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선수들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고 하고자하는 의지도 강했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였다. 경기 내용도 만족하고, 팀 분위기도 좋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6강 삼일공고 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한 영광FC U-18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고른 득점 분포도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 고학년 경기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김강민과 김율, 박정준 등은 후반 교체 투입되면서 짧은 시간 높은 활약으로 팀의 '-투 펀치'를 형성하고 있고, 장택형과 이원범 등도 팀 전열에 가세해 이들의 화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빠른 패스웍과 강한 압박 위주의 속도축구로 상대를 요리하는 영광FC U-18의 색깔은 엄청난 공포감을 형성했다.

이 감독은 매 경기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면 좋겠지만, 상대 쪽에서 공격력이 좋으면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내가 추구하는 축구는 한 골을 내주면 2골을 넣는 공격적인 플레이다. 소극적인 플레이를 싫어하기에 선수들도 감독의 의중을 잘 이해하면서 경기를 펼치려고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실점했다고 해서 주저앉거나 자신감이 저하되는 부분도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우리 팀 공격라인 선수들이 각자 능력을 다 갖춘 선수들이기에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을 찾는 것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영광FC U-18 선수들은 '명장' 이태엽 감독으로부터 지도 받은 지 1년차가 됐다. 이태엽 감독은 팀 창단과 함께 빠른 패스웍과 강한 압박 위주의 다이나믹한 축구로 팀 색깔을 입히면서 경기의 양과 질 모두 확실하게 챙겼다. 빠른 원-투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상대를 압박하는 패턴은 시간이 흐를수록 뿌리를 제대로 내리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특유의 색채를 잘 유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강화고(인천)와 인창고(서울), 풍생고(성남 U-18), 삼일공고(경기), 장훈고(서울)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을 줄줄이 꺾었다. 지방 팀이라는 핸디캡에도 짜임새 높은 경기력을 통해 프로산하 유스 팀과 수도권 명문 팀들을 압도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영광FC U-18'1류 트렌드'화를 노리는 이태엽 감독의 노력도 하나둘씩 결실을 이루었다. 이번 대회에서 비록 우승의 화룡점정은 찍지 못했으나 이태엽 감독과 선수들의 야심은 지금부터다.

팀 창단 1주년을 맞는 날 공교롭게도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제 고향 영광축구가 놀라보게 발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아직 100% 단계는 아니라도 좋은 성적을 거두다보면 영광축구 발전도 함께 도모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변에서 영광FC U-18의 경기가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영광FC U-18이 지방이라는 틀을 깼다. 이태엽 감독은 프로산하 유스와 수도권 팀들과 견줘도 뒤지지 않고, 상대하기 부담스러운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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