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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허상(虛狀)과 허구(虛構)의 가치
강구현 /시인, 영광신문 편집위원
2018년 03월 12일 (월) 11:12:25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청산(靑山)이 끊어진 곳엔 하늘이 멀고, 석양(夕陽)도 더디게 간다.

오늘 하루도 쉼없이 걷고 걸어서 해질녘에 다다른 두우리 바닷가. 멀리 수평선 위에 떠 있는 송이도는 환상의 세계인 냥 가물가물 안개 속에 희미하다.그렇게 넋 놓고 바라보는 칠산바다에 어느덧 노을이 물들기 시작하면 반짝반짝 홍조(紅照) , 눈물 나게 아름다운 물결무늬가 여정(旅程)에 지친 나그네의 마음을 위로해 주며 저 너머 어디쯤 더욱 먼 곳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의 세계로 마음을 이끌어준다.

무었일까?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의 문제보다 더욱 절실하게 가슴 한 구석을 짖누르고 있는 처연(凄然)한 그리움 같은 이 감정은 도데체 무었일까?

, 세상에 태어나 잠시도 쉬지 않고 숨가쁘게 걸어온 길, 열정과 신념으로 끝없이 추구해왔던 모든 것들이 나름의 가치가 있었고 아름다운 것들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 것들이 절대적 가치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과 실재 보다는 허구와 허상 속에 갇혀 살아가는 세상사였다.

손으로 만질 수도 없고, 혀 끝으로 느낄 수도 없고, 눈으로 볼 수도 없는 허상들...

전설, 신화, , 종교, , 윤리, 도덕, 규범, 명분, 화폐...등 대체로 그런 허상의 굴레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지구상에서 그런 허구(虛構) 를 사회적 집단 운영의 수단으로 활용할 줄 아는 동물은 인간 밖에 없다.

그런 능력을 지닌 까닭에 인간은 지상 최고의 지배집단이 되었고, 만물 위에 군림할 수 있게 되었다.

거짓으로 만들어낸 신화 이야기나 종교 이론으로 서로 의기투합 할 수 있는 집단을 만들고 협동하게 하고, 그렇게 해서 그 집단의 엄청난 힘을 키우고, 또 그 집단의 통제 수단으로 법질서나, 윤리 도덕을 강조하고...

그런 허구의 통제 수단에 갇혀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생각할수록 허탈하고 난감한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어쩌랴! 그런 시스템이 작동해야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을!

문제는 끝없이 허구적인 이론을 만들어내고 장치를 설계하는 집단들에게 있다. 바로 지도층 인사들이다. 정치인, 재벌, 문단의 권력자, 학자, 지식인, 종교 지도자, 유명 연예인...그들 대부분은 자신에게 주어진-스스로 쟁취한 것이기도 하지만- 상대적 우월성으로 타인을 깔아뭉갠다. 요즘 세계적으로 확산 되고 있는 미투(Me To)운동의 성추행, 성폭행의 주범들도 바로 그들이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허상과 허구의 가치가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

여성 신도의 머리를 두손으로 움켜안고 기도를 올려주는 목회자의 순간적 감정이 성적인 것으로 변하여 그 손길에 전달 되었다면 이는 허구가 아니라 실재이다. 다만 상대도 느끼지 못 한 추행으로 본인만이 알고 있을 뿐, 그런 일이 되풀이 되면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 남은 햇살 한줌마저 잦아들고 이내 희미하게 보이던 송이도가 어둠 속으로 잠기고 나서야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거기엔 아직도 흐트러진 허구와 허상의 법, 질서, 윤리, 도덕, 위선, 종교적 이념들이 원초적으로 지키지 못할 약속인 냥 지저분하게 널부러져 있다.

까만 어둠 속에서 파도에 밀려왔다 휩쓸려 내리는 송이도의 조약돌 구르는 소리만이 천상의 아리아처럼 아스라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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