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레일 빈 저수지 둑, 구명환도 반대편에

안전대진단과 연계한 긴급 점검·보수 시급

영광군을 비롯해 범 정부차원의 안전대진단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영광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040분경 박영배 전남도의원 예비후보가 묘량면 흥곡저수지에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저수지 주변 안전시설물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어 해당 지점은 물론 유사 시설의 점검 및 보수가 시급하단 지적이다.

실제 사고가 발생한 흥곡저수지는 영광읍 물무산 등산코스와 최근 개장한 행복숲길과도 연결돼 차량 및 보행자 통행이 빈번한 곳이지만 안전시설물은 부실하다. 저수지 둑을 기준으로 길 양쪽으로는 차량 추락을 방지하는 가드레일이 길게 설치됐지만 볼트가 풀렸거나 사고가 발생한 우측 끝단 10여미터는 아예 가드레일이 없다. 좌측 끝단 역시 교량과 낭떠러지까지 있지만 5~10여미터는 가드레일이 없다. 때문에 경찰은 산에서 내려오던 차량을 정자가 있는 비교적 넓은 현장에서 돌리기 위해 후진하다 저수지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양쪽 빈 구간까지 모두 가드레일만 설치됐더라면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차량이 추락한 지점에는 저수지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로프가 달린 구명환까지 비치됐었지만 활용되질 못했다. 구조장비는 저수지와 정반대 방향에 설치돼 긴급 상황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곳에 설치됐다. 1차 추락을 방지하는 가드레일이 없고, 2차 구조장비 마저 동떨어진 곳에 설치돼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고당시 박 후보가 물위로 떠올라 등산객들에게 구조를 요청했던 상황에서 구조장비만 제대로 활용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구나 사고 발생 직후 구조대를 요청하는 과정에서도 위치 설명이 늦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저수지 이름이나 구조지점 번호 표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질 못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지난 2월부터 범정부 차원의 국가안전대진단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영광군도 3개반 56명 규모의 안전관리추진단과 민간합동자문단까지 꾸려 관내 저수지 155개를 포함한 6분야 41개 시설 1,153개소를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흥곡저수지는 군 대진단에서 제외되고 둑길에서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저수지 주변의 전반적인 점검·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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