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현/ 영광경찰서 경무과장

며칠 전 광주의 한 카페에서 보호관찰 중인 여고생이 자신의 남자친구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친구 11명과 함께 같은 학교 후배를 5시간 동안 무릎을 꿇린 채 침을 뱉는 등 집단폭행해 충격을 주었다.

경찰은 가해학생이 다른 사건으로 보호관찰 처분 중이고 친구들을 사주해 집단폭행한 죄가 무겁다고 판단해 구속하였다. 이처럼 잘못을 하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아직은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처벌로만 학교폭력을 근절하는데 한계가 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경찰에서는 학교폭력 집중관리기간(3~4)에 집중적으로 예방과 선도 활동을 전개하여 전반적으로 학교폭력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본질적인 예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폭행 사건은 잔혹하지 않다. 학교라는 사회화 기관의 통제를 계속해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화란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규범을 학습해 가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이런 사회화의 기회가 박탈됨으로써 범죄와 가까워지게 되는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년이란 일반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밖으로 내몰려진 아이들을 말한다. 이들이 저지르는 폭행사건은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기존의 학교폭력 보다 더 가혹한 것이 특징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방치되거나 버려진 아이들이다. 이들의 특성은 외로움을 심하게 탄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공부 잘하는주류그룹에 속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외감마저 느끼게 된다. 결국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대안학교로 밀려나거나 학교를 그만두게 되고, 외로움과 소외감이 커진 아이들은 정상적인 사회화 교육을 받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경찰청에서는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3대 치안정책을 시행중에 있으며, 학교밖 청소년 보호활동도 포함 되어 있다. 세부적으로 전국에 39만명으로 추산되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소년범 수사의 전문성 제고와 함께 지원활동을 유기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특히 신학기에는 학생들 간 서열이 형성되는 시기로 다른 때 보다 학교폭력빈도가 높아 집중적으로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배회하는 학교 밖 청소년을 찾아 나선다. 이후 학교 복귀, 검정고시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여 청소년의 바른 선도를 지원한다. 또한 청소년 보호법의 엄격한 적용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술·담배·환각물질을 비롯한 유해약물판매는 예외 없이 처벌한다. 청소년 불법고용 및 출입 위반 단속도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치안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OECD 23개 회원국중 23위인 반면 불행하게도 자살률은 1위라고 한다.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낮다는 것은 우리 가정에 행복과 미래가 어둡고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인성을 가르치는 가장 큰 배움터는 가정이며 부모와 가족은 가장 큰 스승이다. 학교폭력의 가장 큰 원인은 가정에서 자녀와 대화 단절이 아닐까 싶다. 가정에서 자녀들과 하루 있었던 일과에 대해 대화 하면서 잘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잘 했던 점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 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산교육이 있을까.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녀들 또한 학교라는 공동체안에서 친구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습관에 익숙해 질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피해자든 가해자든 우리 부모들의 노력이 얼마나 어렵고 큰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자녀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내 사랑스런 자녀들이 더 이상 학교폭력 없는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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