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전 사)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장

4,27 판문점 선언은 민족의 역사에 서광을 비추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남북 정상들의 생각의 전환이 이룰 수 있는 최대의 공유점을 찾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과 서너 달 전만해도 전쟁의 위협으로 좌불안석이었던 국내외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작금의 변화는 정말 눈이 부실 정도이다. 더구나 두 정상 간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이번 회담을 통해 심화시킨 점에 대해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코리아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입구에 서게 되었다. 이제 과거의 부정적이고 적대시했던 잔재들을 버려버리고 희망과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과거의 질곡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그에 대한 적절한 회개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어물쩡 넘어가려했다간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남겨놓는 일이 될 것이기에 역사적 사건에 대한 청산절차는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민족전쟁에 대한 책임, 전쟁 중 그 수많았던 양민학살, 전쟁 중 인질 북송 문제, 휴전 후 수 많았던 상처들, 그 밖에 민족의 단절로 시작된 아픈 과거들에 대한 명백한 책임규명과 그에 대한 정상적이고 객관적인 역사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지난한 과정이 우리 민족 앞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27 선언은 우리에게 너무 큰 희망을 주고 있다. 특히 농업 군인 영광군은 이런 통일한국 안에서 어떤 역할과 비전을 품을 것인가에 대한 선제적 고민을 해야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 이런 고민은 미래를 여는 열쇄와도 같은 것이기에 마음과 정성을 가다듬고 냉철한 어리와 뜨거운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전남의 다른 단체나 기관에서도 “4.27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적극 환영한다판문점 공동 선언이 온 민족이 염원해온 항구적 평화체제와 비핵화,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곡창지대이자 친환경농업의 선두주자인 우리 전남으로서는 그동안 단절된 남북 농업협력의 물꼬가 다시 트여 북한의 식량증산과 통일농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기사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도의회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교류협력사업 등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영광군은 이런 호기를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이런 고민이 시대와 역사 앞에 올바로 진행될 때 우리 영광에도 새로운 기회를 기회답게 선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면 우리 영광군은 이런 민족사적 무대에서 어떤 자리매김을 하고자하는가에 대한 점검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우리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가 살펴보아야 한다. 영광은 바다를 끼고 있으며 서해안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대표 어종인 조기가 가장 많이 잡혔던 곳이며 굴비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백수와 염산에서 나는 소금은 그 질과 양에서 타 시군에 비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서해안에 유일한 단오제 전통문화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종교적으로는 4대종교 성지로 알려져 있다. 생태환경적 관점에서 칠산도는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의 서식지로 전 세계에서 그 가치가 입증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전체적인 것을 종합해 볼때 영광은 농업과 관광분야를 접목한 평화교류 기지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디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영광산 친환경 농수산물, 생태환경과 종교문화 자원을 북한과 세계에 수출하고 한빛원자력을 통한 수소집진기술을 고도화해서 향후 수소차 연료공급기지로 영광을 자리매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중장기적 계획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사회간접시설(SOC)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복안 중인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목포에서 서해안을 따라 신의주까지를 하나의 경제물류벨트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구상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철도망이다. 무안공항에서 출발한 고속철도가 영광-고창-부안-새만금-군산을 잇는 서해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될 때 영광은 통일시대에 지역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서해안에 인접한 도시 중 하나와 자매결연을 맺고 관광, 문화, 스포츠, 학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남북평화와 민족공존을 위한 국가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면서 농업과 종교, 문화관광의 장점을 가진 영광군만의 독창성을 살려나가는 길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다시한번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역의 정치인들이 이런 중장기적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논의의 시발점 역할을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 얼굴 알리기가 선거운동의 전부가 되어버린 현실이 개탄스러운 것은 실제로 중요한 것은 따로 있는데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고 표를 던지는 모습이다. 제발 이번 선거부터는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이 선출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의 의식이 변하는 선거가 되길 소원한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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