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솥밥 같이 먹은 직원들인데 정년이 됐다고 어떻게 내보냅니까”

보육원서 자란 경험 사람 키우는게 보람 학교·보육원도 운영

임금 요()’ 자에 많을 진()’ , 요진(堯溱)건설산업. 세상의 왕처럼 널리 떨치겠다는 포부로 1976년 자본금 600만원으로 시작한 요진건설산업이 불혹의 나이를 넘었다. 세상의 부침을 겪으면서 수많은 경쟁사들이 명멸해 갔지만 요진건설산업은 여전히 탄탄대로다. 매출 2000억원대인 중견 건설사가 요진개발, 요진자산관리와 같은 건설 업종 계열사는 물론 구로호텔, 여자프로골프단, 어린이 놀이시설까지 보유하고 있다. 일산에 사립 초등학교도 추진 중이다. 게다가 창업주인 최준명 요진건설산업 회장(85)은 개인적으로 동대문 휘경여고여중 이사장에다 보육원 이사장까지 겸하고 있다. 그래서 인터뷰는 엉뚱하게도 계열사가 왜 이리 많냐는 질문부터 시작됐다. 최 회장의 답은 이랬다. "부인은 잘못 만나도 사업은 성공하지만 회사 동료를 잘못 만나서는 절대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 회사 직원들과 생()을 같이하는데 이보다 지중(至重)한 인연이 어디 있겠느냐". 최 회장은 "직원들과 한평생 함께하자고 약속했으니 명예퇴직 후에도 계열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최 회장은 미군기지 공사 현장감독으로 건설 일을 익혔다. 지금도 FED(미국 육군 공병대 극동공병단) 사업부가 요진건설산업의 주요 부서 중 하나다.

최 회장은 전쟁통에 보육원에서 컸다. 중학교도 못 갈 상황이었는데 중고등학교 등록금을 선생님이 대줬다. 대학 첫 입학금도 고3 담임 선생님이 해결했다. 그래서 그는 교육을 통한 사회환원에 관심이 많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위치한 휘경재단을 인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 선생님들에겐 늘 "사람 냄새가 나는 인재를 길러라"고 당부한다. 보육원 아이 40여 명에게는 이사장 할아버지로 통한다.

성년이 돼 자립을 시킬 때도 직접 신원 보증을 해주고 계열사에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전문대학에서 교육도 시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대목에서 그는 눈물을 글썽였다. 보육원에서 가출해 소식이 없는 누군가를 떠올린 듯했다.

최 회장은 "어릴 적 보육원에서 자랐고 중고교 시절 어렵게 공부해 보았다. 부모 없이 자란다는 게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 잘 안다.그래서 사람을 키우는 일이 가장 보람 있다. 골프단도 인재를 키운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여든이 넘은 노장(老將)이다. 하지만 세상 사는 열정은 여전히 젊은 시절 미군 발주 공사 현장을 누비던 필드 매니저(현장소장) `미스터 최`.

한편 최 회장은 지난 3‘2018 글로벌 비즈니스 평화상시상식에서 종교평화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2018 글로벌비즈니스평화상은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GCNK)RFBF(Religious Freedom&Business Foundation)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강원도가 공동후원하는 시상식이다.

최준명 회장이 수상한 글로벌비즈니스평화상은 평화구축에 리더십을 보여준 세계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전쟁·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운동선수들이 난관을 극복하고 출전하는 패럴림픽과 의미를 함께하기 위해 동·하계 패럴림픽이 열리는 2년마다 시행된다.

최 회장은 수상소감에서 이 상을 제가 걸어온 인생에서 종교 간 평화유지에 더욱 힘써 달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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