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 예술의전당은 국제공공디자인 대상작품

지붕에 15m 간판 설치, 디자인인증 GPD 훼손

영광군이 국제공공디자인 대상 작품인 예술의전당 지붕에 명확한 검토도 없이 간판을 설치해 적절성 논란이다.

영광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예술의전당 상부에 1,700여만원을 들여 가로 15m, 세로 2m 크기의 LED 간판을 설치했다. 이 간판은 야간에 빨강, 파랑, 주황, 초록 등 갖가지 색으로 바뀌는 변화무쌍한 화려함을 연출한다. 오색 간판은 개인적 취향에 따라 엇갈린 반응이다.

문제는 영광예술의전당은 건축물 자체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될 국제인증 작품이다. 252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46월 개관한 예술의전당은 사업 초기인 지난 2009년 일종의 디자인공모 형태인 건축설계경기(현상공모)를 통해 디자인을 확정했다. ‘문화와 자연의 결합'을 주제로 한 이 디자인이 건축물에 적용되면서 사업비는 177억에서 235, 최종 252억원까지 늘었다.

영광군은 이렇게 탄생한 예술의전당 건물 디자인을 국제공공디자인대상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당시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국제공공디자인 공모에 출품해 2011년 대상(그랑프리)을 수상하자 영광군의 랜드마크로 치켜세웠다. 시설물의 안전성, 유니버설 디자인, 환경친화성,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 5개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상작에는 세계적 디자인 수준을 입증하는 GPD(Good Public Design)PDA(Public Design Award) 인증마크가 수여돼 국제적인 홍보효과와 영광군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다고 자평했다. 실제 군은 영광예술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홍보하고 있다. 일부 건축 전문가들은 현재 디자인의 가치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사업비 절감은 물론 건축물 공간 활용도도 지금보다 훨씬 높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할 군이 사실상 작품인 건축물에 예술적 디자인 가치 훼손이 명백한 간판을 전문적 검토나 예술인이 포함된 전당운영위원회 자문도 없이 설치한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영광군의 예술적 수준을 보여주는 단면이란 지적도 나온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군의원이 (비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간판 문제를 지적해 예산을 반영해 설치했지만 디자인의 가치는 고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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