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리 회전교차로 방제에도 고사 시 하자보식

수천만원 대 규격미달 납품 의혹은 장기수사 중

한그루에 수천만원으로 고가 논란을 빚었던 장산리 명품(?) 소나무가 고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갈색으로 죽어가는 모습은 관광 이미지까지 실추하고 있다.

영광군에 따르면 백수읍 장산리 회전교차로 중앙에 심은 소나무에서 소나무좀이 발생해 나무기둥 안쪽까지 파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군은 지난달 29일 병해충 약제 살포 등 긴급 방제 작업을 실시하는 등 시공사를 상대로 나무 수세 회복을 위한 하자보수 조치를 요구했다. 방제작업을 마친 소나무는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10일 확인한 소나무는 상부 가지에 달린 초록색 잎 대분이 갈색으로 말라죽어가는 상태다. 기둥 또한 정상적인 소나무 겉피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며 기둥 곳곳에 좀벌레가 파먹은 듯 구멍들이 눈에 띄었다.

영광군은 시공사 측에 소나무가 고사하지 않도록 방제작업 및 영양공급 등 철저한 관리·감독을 지시하고 두달여를 관찰한 뒤에도 계속 고사가 진행될 경우 법정 하자보수기간(2)을 적용해 다른 나무를 다시 심도록 하는 하자보식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는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장산 회전교차로 소나무는 사업비 9,577만원 규모의 원형 교차로 쌈지숲 조성사업에 포함돼 높이 9~10m, 둘레 70cm에 단가는 3,600만원이 적용 설계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식재된 소나무는 높이 8m에 둘레는 55cm에 불과해 규격미달에 따른 납품 비리 의혹이 일면서 수사기관까지 나선 상황이다. 실제, 영광군이 전문기관을 통해 감정한 가격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729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군은 재시공 대신 적용단가 3,600만원에서 1,871만원을 뺀 나머지만 정산한 뒤 지난해 6월 준공했다. 의문은 식재 1년여 만에 고가의 소나무가 갈색으로 죽어가며 지역 관광 이미지를 실추하고 있는 데도 설계와 다른 규격미달 제품을 납품한 업체에 재시공이나 제재는커녕 어떻게든 나무를 살리라며 흉물 수준의 나무를 방치하고 있다. 장산 회전교차로는 연간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백수해안도로 영산성지 초입부에 있다.

한편, 중앙에 소나무와 철쭉을 심은 장산 회전교차로와는 달리 최근 조성한 스포티움 앞 회전교차로는 시야 확보 지침에 따라 나무 등은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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