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된 13일 오전 영광읍 1투표소인 영광초 체육관, 중증장애를 가진 부인을 전동차에 태우고 직접 나온 부부가 무사히 투표를 마치고 떠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4투표소인 해룡고 체육관은 사전투표 탓인지 큰 무리 없이 비교적 한산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8투표소인 영광고 체육관에는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젊은 유권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아이들은 부모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어 보거나 얼굴 곳곳에 도장을 찍고 신기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광읍 2투표소인 영광공고 체육관에서는 교육감, 군수 등을 기표하기 위해 13장의 투표용지를 받고서 지지하는 군의원 이름이 없자 버티는 일도 벌어졌다. 다행히 3장을 더 기표하는 2차 투표 과정을 이해한 뒤 해결됐다. 군남면에서는 99세 할머니가 최고령 나이에도 1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법성면사무소 1투표소는 좁은 공간 탓에 투표 절차가 불편했지만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홍농읍 복지회관 5투표소에는 20여명의 장애인시설 입소자들이 단체로 방문해 투표 후 인증사진을 찍었다. 일부 장애인들이 기표소 안에서 오래 나오질 않아 사무원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모든 칸에 기표하는 일이 목격됐다. 홍농초 1투표소에서는 1차 투표만 하고 2차 투표는 생략한 채 귀가해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되기도 했다. 이 경우 투표자 수와 기표용지 수가 달라 복잡해진다. 백수읍 복지회관 1투표소는 점심시간 탓인지 종사자만 덩그러니 대기하는 상황이 목격됐다. 투표여부가 관심 사안인 99세 고령의 유권자는 이때까지 나타나진 않았다.

염산면 성상마을경로당에 마련된 3투표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다. 폐교로 투표소가 경로당으로 대체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인구감소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염산면 복지회관에 마련한 1투표소에는 가선거구인 인접 군남면에서 거주하는 50~60대 모자가 나선거구인 특정 후보를 찍으러 왔다고 우겨 한때 소동을 빚었다. 다행히 설득해서 돌려보냈지만 전반적으로 자신의 거주지와 투표소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종종 목격됐다. 심지어 고령의 한 어르신은 기표소 안쪽 벽에 그려진 기표 방법을 안내하는 그림판에다 도장을 찍는 황당 사례도 있었다.

섬 지역인 낙월면에서는 조업중 6명의 선원들을 데리고 투표장을 찾거나, 문안형 면장이 병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89세 할머니를 입어서 투표토록 했다. 이외에 다수의 사무원들은 교육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아예 기표 자체를 안 하거나,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만 찍고 나머지는 그냥 투표함에 넣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영광군 최종 투표율은 70.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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