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278mm 폭우, 낙뢰 사망 및 110여곳 침수

마을별 방제단 조직·운영 제도화로 예방책 시급

태풍과 장마영향으로 쏟아진 폭우에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사전에 배수로만 치워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영광군에 따르면 7호 태풍 쁘라삐룬과 장마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지난 4일까지 영광지역에 내린 비는 낙월 278mm, 염산 202mm, 법성 178mm, 평균 150mm에 달한다. 벼락을 동반한 폭우에 지난달 30일 농경지에서 작업을 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낙뢰에 맞아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지는 사고를 비롯해 주택(34), 농경지(11), 도로(2) 침수와 파손 및 붕괴(63) 등영광지역 110여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이번 피해를 분석해본 결과 많은 비를 단시간에 처리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도 있지만 상당수는 사전에 간단한 작업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었다.

실제, 지난 30일의 경우 염산지역 등 일부에는 시간당 133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 때문에 저지대 등 상습 침수지역은 피해를 면키 어려웠다. 그나마 염산 한시뜰과 연결된 설도 안강은 상류 오동제와 봉덕제 등이 지난해 가뭄으로 폭우를 받아두는 물그릇 역할을 하면서 추가피해를 막았다는 분석이다. 폭우가 지나간 지난 2일에서야 여수로 방류가 시작됐다.

반면 봉덕산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이 마을수로를 타고 제대로 빠져나가 못하면서 침수피해가 심각했다. 신성리 성상마을의 경우 산에서 마을 중앙을 관통하는 수로가 나뭇가지 등 각종 이물질로 막히면서 일대가 침수됐다. 염산뿐만이 아니라 빗물이 흘러 모이는 곳에는 대부분 배수로가 있지만 유입구가 막히거나 흐름을 방해하는 이물질이 침수피해를 키우고 있다. 때문에 장마나 폭우가 예보될 경우 사전에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상습구역이나 주요 위험지역은 행정력이 동원되지만 소규모 등 기타 자율지역은 사실상 사각이다.

영광군의 경우 폭설이 내리면 마을 내 트랙터 소유주들과 사전계약을 통해 눈을 치우는 마을 제설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를 폭우에도 적용해 사전에 배수로 이물질을 치우는 마을 방제단을 운영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원·보상책을 병행할 경우 침수피해 예방에 따른 복구비와 조사비 등 행정력과 예산까지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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