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 수필가

다시 4대강으로 시끄럽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사업이다. 이른바 청계천을 바탕으로 대통령까지 치달렸던 인물이니 다시 토목을 일으켜 후대에 치적으로 삼으려 했던 모양이다. 물론 좋게 평가를 했을 때 이야기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 사업이라는 대운하의 변형인 4대강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환경을 염려하는 많은 단체와 학자들이 극구 반대를 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불도저라는 자신의 닉네임을 강조하며 밀어붙였다. 청계천 사업도 복개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얻고 다시 자신이 덮었던 것을 걷어 내면서 수익을 누렸던 사업이다. 그런데 그 공을 높이 사 주가를 올리고 서울 시장을 거쳐 대통령까지 되었으니 기이한 일이다. 4대강을 시작하던 당시 유럽의 선진국들은 이미 만들어진 보를 걷어내고 자연으로 원상복구가 한창이던 때였다. 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보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손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그만 나라의 결코 크지 않은 강들을 온통 보로 막아놓았으니 물이 썩지 않으면 오히려 비정상이다. 그 결과 현재의 환경 대란이다. 그 사업의 바탕에 개인의 물적 사욕이 깔려 있었음을 많은 이들이 짐작을 했고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 경고를 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주위에는 돈을 탐하는 소위 학자 무리들이 타당성을 강조했고 수 많은 논문들도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대통령 훈포장을 하나씩 챙겼다. 그 숫자는 실제 1,000명이 넘는다. 다시 보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대두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양심을 돈에 팔아넘긴 이들 학자와 정치인들은 후대에 어떻게 기록이 될까. 정치인들이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신집단으로 낙인이 찍혔다지만 학문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입장의 학자들이 팔아넘긴 양심은 이해가 힘들다. 아무리 부()가 가장 좋다는 자본주의 국가라지만 학문까지 돈으로 넘기는 나라라면 앞날이 암울하기만 하다. 특히 이들이 배출한 인재들이 병원에서 메스를 잡고 법정에서는 판결을 하고 정치인이 되어 의결봉을 두드려 대는 현실이 바로 우리가 겪고 있는 사태들이 아닌가.

개인의 물욕에서 야기된 4대강이 대한민국을 온통 오염시키고 세금은 세금대로 없앴다. 여기에 일 년이면 수천억 원씩 들어가야 하는 운영비까지 다시 백성들의 가난한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요소는 돈보다는 정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정서적인 만족은 가능하지만 금전적 만족을 누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서는 환경이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실제 물이 오염되어 죽어가는 나라도 많다. 썩은 환경을 되돌리는 일은 망치는 것보다 몇 배의 힘이 든다. 그래서 환경이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우리 영광을 둘러보면 환경정책이 전무하다. 도랑과 하천은 모두 시멘트 직강하천으로 변했고 골짜기마다 용도가 애매한 소형 보가 만들어졌다. 홍수 대비용이라기엔 수천 년을 견뎌온 골짜기여서 의미가 없고 그렇게 그곳에 변함없이 있어 왔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니 알지도 못한다. 물무산 행복길은 더욱 심각하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자연 파괴다. 군민들을 위해 참살이 쉼터를 만들었다는 명분은 좋지만 훼손과 쉼터의 기능을 따져보면 궁극적으론 손해다. 자연을 함부로 다루면 재앙은 반드시 인간에게 돌아간다. 특히 불갑산 등산로 입구 저수지 상류의 펌핑장 건축물은 등산로 초입 경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곳을 아름답게 꾸며 화순 세량지처럼 만들자고 했더니 흉한 펌핑 건축물로 대체했고 영광군 자생 야생화의 최대 보고인 불갑산 보호를 하소연 했더니 군락지를 골라 공원화를 시도하고 아주 길을 내버렸다. 영광군청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타 시군의 모범적 사례를 벤치마킹이라도 했으면 좋겠지만 관심이 없으니 문제다. 수년 전, 군에서 9,7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식물생태를 대학에 의뢰해 정리를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자료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 실제 지역 사진가들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보다 훨씬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900여 종이 넘는 식물이 정리가 되어 있었지만 과거 기록에서 가져다 쓴 것이 상당량이었고 실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자료였다. 그나마 이것이 최근에는 유일무이하니 환경정책은 영광에 없는 것이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다르듯이 개발과 훼손이 다르다는 사실을 영광군은 확실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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