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노인대학장

홍콩아가씨로 유명한 원로가수 금사향(본명 최영필)이 지난 5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무엇보다 원로가수들의 모임인 거목회이갑돈 명예회장은 고인이 일산요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29년 평양 출생인 금사향은 당시 상공부 섬유국에서 영문 타이피스트로 근무하던 1946년 주위의 집요한 권유로 조선 13도 전국가수 선발대회에 참가해 1등을 하면서 가요계에 입문했다. 이후 첫사랑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고인은 1948년 서울중앙 방송국(KBS)전속가수 1기생으로 활동했으며 님계신 전선’, ‘홍콩아가씨’, ‘소녀의꿈등 그의 대표곡을 발표했다.

특히 고인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군예대에서 활동하면서 최전방까지 위문 공연을 펼친 참전 연예인이었다. 더욱이 위문공연 도중 만약에 죽더래도 국가에 보상을 절대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한 상황이니 전쟁중 군의 사기를 위해 목숨을 건 활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작은체구였던 금사향은 국내 여자가수 최초로 하이힐을 신고서 무대를 누벼 화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또한 그녀의 대표곡 중 손로원이 작사하고 박시춘이 작곡한 님계신 전선은 제주로 모슬포에 있던 육군 제1훈련소 군예대 활동당시 1952년에 취입한 노래다.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로 시작하는 홍콩아가씨는 피난시절 부산에 설립된 도미도레코사를 통해 1954년도에 취입했다.

경쾌한 멜로디의 이 노래는 전쟁으로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잊게해 주었다. 그래서 고인은 그간의 공훈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로 선정 됐으며 이 공로로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 예술상 은관 문화훈장을 받은바 있다.

한편 고인을 오랜시간 조명해온 박성서 음악평론가는 고인은 자신이 기억하는 구전 가요를 육성으로 재현해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이 구전된 작자미상의 노래부터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을 거쳐 1960년대 우리 생활이 너무도 궁핍했던 시절까지 우리 여인네들의 고달픈 삶과 함께 해온 노래를 틈틈이 채록했었다고 전한다.

특히 최영필의 예명 금사향은 거문고를 울려서 나는 교향악이라는 뜻으로 작사가 고려성 선생이 직접 지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사향 참으로 귀한 이름이지만 정감이 별로인 것 같다. 하여튼 그녀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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