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기도 정비, 원전 5기 동시정지 초유사태 현실로

한빛 3호기에서 지진에 대비한 철골 간격 미달부위 수십 곳이 발견돼 정비가 지연 되면서 원전 5개 호기가 동시에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빛원전민관합동조사단 등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17차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빛원전 3호기에서 격납건물 내부 철골구조물 간격이 기준치에 미달한 35곳이 확인돼 긴급정비에 착수했다. 3호기는 지난 2011613차 계획예방정비 중에도 내진간극 미확보 구간 5개소를 확인해 다음해 1214차 정비 중에 구조물을 절단해 내진간극을 확보했었다.

내진간극은 격납건물 내부에 건물의 보 역할을 하는 철골구조물이 지진으로 흔들리면서 내부철판 벽을 훼손할 것에 대비해 높이마다 최소 9.5mm에서 최고 14mm까지 일정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지진의 충격으로 육중한 철골구조물이 격납건물 내부철판을 강타할 경우 두께 6mm의 철판에 구멍을 낼 수 있다.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기밀성을 유지해야 할 내부철판에 구멍이 생기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철판 뒷면에는 두께 1.2m의 콘크리트가 버티고 있다.

이번 발견된 내진간극 미달부위는 전체 35곳 중 철골이 내부철판에 아예 맞닿아 측정치가 0mm인 곳이 6곳이나 된다. 최소 기준치의 절반 수준인 5mm 이하도 14곳이나 발견됐다. 전체 내진간극 점검 대상이 190개소인 점을 감안하면 18.4%가 미달인 셈이다.

한빛원전 측은 오는 7월말까지 절단작업을 통해 내진간극을 확보할 방침이지만 이 때문에 당초 예방정비 종료 시점은 88일로 연장됐다.

특히, 한빛원전 3호기는 4호기에서 발생한 격납건물 보강재(3,100) 하단 콘크리트 빈구멍 문제를 점검 보수해야하는 실정이다. 아직 4호기 문제도 검사나 명확한 보수 범위가 군민들과 합의되질 않은 상황에서 보강재가 3,200개에 달하는 3호기 문제는 논의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만약 3호기 계획예방정비가 9월까지 지연될 경우 지난해 5월부터 1년 넘게 정비 중인 한빛 4호기에 이어 이번 3호기, 이달 1623차 계획예방정비에 착수한 2호기, 오는 8월과 9월 각각 24차와 12차 정비에 들어가는 1호기와 5호기까지 총 5개 호기가 정지되는 셈이다. 이는 한빛원전 가동이래 초유의 상황으로 지난해부터 제기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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