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청소년비영리단체인 청소년자람터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공모한 2018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지역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이 될 메이커 스페이스 성공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선진지에서 우리가 만날 실수와 가능성을 보다

일본 도쿄 5곳의 메이커스페이스 방문

영광군이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이 선정되면서 어떤 모델이 우리에게 필요할까 고민하다 직접 선진지를 방문하기로 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메이커스페이스가 있지만 모두 초기 모델로 현재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메이커 운동이 시작된 중국과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630일부터 72일까지 도쿄에서 만난 5개의 ‘Fab Lab’(펩랩)의 경험은 앞으로 우리의 나아가야할 길에 대한 참고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TYPE A 소규모 창업 모델 ‘Fab Lab SHIBUYA’

‘Fab Lab SHIBUYA’는 건설기계 설계를 하던 대표자가 2012년부터 준비해서 만든 Fab Lab 초기모델이다. 현재 시 제품을 만드는 초기 기술(3D 프린트, 레이저 커팅, 자동 자수기계)을 운영 중이다. 상품이 일반적인 시중의 요구를 따르다 보니 기본적인 모델로는 쉽게 적용이 가능해 보였다. 또한, 먼저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다른 신규 Fab Lab들의 설치에 영향을 미쳤고, 그들의 신규 사업을 지원하는 형태의 사업 또한 진행되었다. 특이할만한 점은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싶어 하는 대학이나 쇼핑몰 등에 Fab Lab을 설치하여 위탁 운영 하는 사업을 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방문했던 Fab Lab중에서 가장 운영이 어렵게 느껴졌다. 그 이유는 수익모델이 불분명하고, 아이템 자체가 워낙 일반화되다보니 차별성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았다. 따라서 소규모 창업 모델은 처음 시작은 좋으나 장기적으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다.

 

#TYPE B 창작자들의 아지트 세타카야 스쿨‘MAKERS BASE’

세타카야 스쿨은 그야말로 다양한 창작자들이 공간을 공유하면서 사업화가 가능한 모델로 성장시켜 다양한 문화를 공존하게 하는 메이커들의 집합체였다. 세타카야 스쿨은 폐교를 활용하여 지역의 크리에이터들의 다양한 작품과 시부야 Fab Lab의 영역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었다. 인상적인 부분으로는 창작자들이 단순한 메이킹을 벗어나 사업적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제 식빵을 만드는 곳은 가격이 3~5만원 사이의 프리미엄 식빵을 만들어 선물용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스노우볼을 만드는 공방에서는 주문형으로 전세계에 스노우볼을 개인 소장품으로 만들어 판매를 했다. 또한, 가족의 옷을 직접 만드는 공방, 시제품을 생산하는 3D 프린트 공방, 크리에이터들의 상품을 인터넷에 소개하고 판매를 중계하는 플랫폼 업체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의 생존을 위한 공유 장소처럼 보였다. 또한, 2층은 사무실 위주로 창업을 진행하는 청년들의 창업 지원공간이다. 작은 공간을 규모 있게 나누어 서로 공유하는 공유 사무실 형태의 창업 인큐베이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연구소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3층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발달장애, 학교밖, 장애청소년자활 등 청소년에 대한 특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1·2층과 협업을 통한 청소년의 지원이 입체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두 번째 ‘MAKRS BASE’는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 4층 건물로 50평가량의 큰 건물은 아니었지만 층별 특색이 분명한 작가들의 작업장처럼 보였다. 1층은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고 메이커 베이스를 운영하는 사무실이 있고 지하 목공실, 2층 디지털 페브리케이션, 3층 메탈 워크, 4층 염색 및 제단, 5층 세라믹 아트로 구성됐다. 이는 전문적인 메이킹이 가능한 창작자들의 전용 공간이자 지역민들의 배움의 장이었다. 그리고 그 배움은 단순한 체험 참여가 아닌 기능적 향상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커리큘럼과 시설을 운영하여 뭔가 하나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엿볼 수 있는 장소였다.

 

#영광에서 만날 메이커스페이스의 처음을 꿈꾸다

분명 메이커스페이스는 순수 메이커들의 작업 장소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창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메이커스페이스를 채운 창의는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의 메이커들의 집합장소이다. 새로운 메이커들을 받아들여 융합과 편집을 통한 새로운 메이커를 만들어 내는 창의의 공간이었다. 이번에 영광에 만들어 지는 메이커스페이스는 영광지역에서 활동 중인 기존의 메이커와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의 장소가 메이커스페이스를 통해 공유된다. 또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과의 만남을 통해 재미와 즐거움, 참여와 공유가 일어나는 장소들이기 기대한다.

첫 번째 일본 탐방에서 경험한 두 타입의 메이커스페이스는 어쩌면 지금 바로 시도 할 수 있는 기존의 자원들과의 융합이다.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보면 새로운 메이커 문화를 만들기 위한 교육과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여기서 필요한 교육과 기반 조성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컴퓨터적 사고와 사물화가 가능한 프로그래밍과 컴퓨터 설계의 기능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기존의 공예나 디자이너가 영광에 있기 때문에 그들의 능력을 빌어 새로운 영역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지역의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코딩과 컴퓨터 디자인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1~2년간의 투자를 통해 기존의 메이커들과의 협업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도 매우 좋은 모델이라 하겠다.

따라서 영광 메이커스페이스는 이런 모델을 만들어 가기 위해 초기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한 기반 조성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그래서 교육 프로그램을 집중 설계하고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맥락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코딩교육을 텍스트 설계와 웹페이지 제작, 블록 코딩으로의 맥락 있는 교육을 추진하며, 아동들을 위한 코딩 보드게임을 통해 컴퓨터적 사고를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반을 갖출 것이다. 이 외에도 컴퓨터 디자인 교육을 위해 2D 디자인 교육과 포토샾, 4D 디자인 교육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평면과 사진, 4D 도면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컴퓨터와 CNC, 레이저 커팅기 그리고 컬러 인쇄기를 통해 사물화 하는 단계적 성장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2018년 대한민국은 메이커 운동의 확산을 위해 전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국에 메이커스페이스 붐이 일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한국형 메이커스페이스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영광에서 싹이 트고 있는 메이커스페이스의 처음 시작을 컴퓨터적 사고와 사물화를 위한 도면설계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이를 통해 내년, 내후년을 기약하는 기존의 메이커들과 새로운 메이커들의 만남의 장소가 영광에 만들어지는 메이커스페이스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