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청소년비영리단체인 청소년자람터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공모한 2018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지역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이 될 메이커 스페이스 성공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선진지에서 우리가 만날 실수와 가능성을 보다

일본 도쿄 5곳의 메이커스페이스 방문

영광군이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이 선정되면서 어떤 모델이 우리에게 필요할까 고민하다 직접 선진지를 방문하기로 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메이커스페이스가 있지만 모두 초기 모델로 현재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메이커 운동이 시작된 중국과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630일부터 72일까지 도쿄에서 만난 5개의 ‘Fab Lab’(펩랩)의 경험은 앞으로 우리의 나아가야할 길에 대한 참고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TYPE C 전문가들의 협업 모델 ‘FAB CAFE TOKYO’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FAB CAFE TOKYO’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메이커 전문 집단이었다. 현재 펩 카페 도쿄는 2층으로 운영되었는데 1층은 카페에서 3D프린트나 레이저 커팅을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메이킹의 일반화가 잘 이뤄진 곳이다. 자신이 필요한 것을 편안하게 만드는 1층은 공유과 협력, 대화와 회의의 자리라면, 2층은 일반적으로 보이지만 특별한 전문가들의 창작 장소였다.

방문한 당일에는 음성인식 전문가의 실험과 3D 입체 출력물의 새로운 재질실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펩 카페는 이런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융합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SONY, MICRO SOFT, GOOGL 등의 세계적 대기업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프로젝트사업을 운영한다. 또한, 세계의 11개 펩 카페 네트워크를 통해 나라마다 가진 강점을 융합한 모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펩 카페는 일본의 도쿄, 히다, 교토 그리고 스페인과 프랑스, 대만과 태국, 프랑스, 싱가폴, 멕시코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각 지사마다 그 나라의 고유한 전문 분야에 대한 메이커들이 자신의 역량과 다른 나라의 역량을 합한 강력한 창의적 대안을 개발해 내고 있었다. 물론 앞선 3가지의 타입 중 펩 카페가 가장 경제적으로 조직적으로 독립한 완성형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리 담당자 스즈키씨가 들려준 이야기들

‘FAB CAFE TOKYO’를 담당하고 있던 스즈키씨가 들려준 이야기들이 기억이 난다. 그는 한국에서 많은 메이커 스페이스들이 FAB CAFE에 가입하기 위한 요청이 왔다. 하지만 한군데도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단순 메이커 공간을 갖췄다고 우리 멤버가 될 수 없다. 해당 메이커스페이스가 가지고 있는 수준 높은 기술과 경쟁력 있는 분야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같이 연대할 수 있는 기준이었다. 한국의 메이커 스페이스는 그 어떤 특화된 특징 없이 너무 일반화 되어 있었다. 또한, 스즈키씨는 장비에 너무 치중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시간이 지나면 장비는 성장하게 되고 기존의 장비는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 최신 기술을 갖춘 장비는 그 비용이 상당하고 시험적 모델이다 보니 문제 또한 함께 갖고 있다. 그래서 펩랩의 경쟁력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펩랩들을 보면 이미 20여년 전 미국에 처음 만들어졌던 모델의 단순이용자 커뮤니티를 따라 하는 경향을 보인다. 20, 기술의 진보를 기반으로 보면 너무 긴 시간이다. 그런데 과거의 모델을 불분명한 목적으로 따라 하는 것은 사업 자체에 대한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이 있어야 메이커스페이스가 유지되고 성장할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한다. 만약 장비를 갖추는 것이 경쟁력이라면, 더 큰 메이커스페이스가 있는 도시지역에 비해 지방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용자 또한 더 크고 좋은 장비가 있는 메이커스페이스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아이디어에 집중애야한다. 그리고 그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수준의 장비만으로도 메이커스페이스는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스즈키씨가 조언하는 동안애도 그의 등뒤에서는 말하는 로봇을 가지고 표정을 만드는 로봇 연구가의 연구가 계속 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역의 특징과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스즈키씨는 일본의 한 지역은 목공을 특화한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는 곳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 지역에 유명한 것이 삼나무이기 때문이다. 목공이 주가 되는 메이커스페이스는 어떻게 협업을 할 수 있을까? 바로 로봇 기술이 특화된 메이커스페이스와 함께 나무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철과 융합소재를 활용하여 몸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생각을 담은 로봇의 기능을 정하고 목공을 활용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들의 생각을 바로 그림으로 그리고 그 그림대로 나무를 가공하여 로봇의 몸체를 만들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의 협업, 그것이 나무 로봇의 탄생 비결이었다.

우리 영광군은 무엇이 유명하고, 그 특징은 무엇일지 고민했다. 영광굴비와 모싯잎송편 외에 떠오르는 것 없이 혼란스러울 쯤 ‘e-모빌리티를 그려 올렸다. 우리 영광군에는 시설과 시험장 등을 갖춘 이모빌리티연구센터가 있다.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기술과 인력이 이미 있는 곳이다. 스즈키씨에게 그 이야기를 해봤더니 그는 아주 훌륭한 자원이며 매우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청소년 청년 등 다양한 연령대 참여로 가능성

특화된 영광만의 강점 e-모빌리티와 연계필요

일본의 모델을 우리가 그대로 모방할 수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단계와 수준, 순서와 발전방향이 필요해 보였다. 먼저 설비와 시설 중심의 A TYPE은 처음 시작하기에는 간단하고 좋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기에는 지속적인 투자에 대한 부담과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설비 구축과 영광군민들의 소프트웨어와 설비기능 향상을 위한 초기 사업 진행모델로 참고가 되었다. 또한, 우리 영광지역의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공간 공유와 활용에 관한 고민은 B TYPE 시설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공간의 오픈과 공유를 통해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작품을 지역민과 함께 만들고 그 결과물을 공유하면서 판매와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모델은 이용 연령대와 참여 인원의 다양성에 대한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으로 영광 메이커아카데미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고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특화된 우리만의 강점이 분명해야 한다. 영광군이 전략산업으로 육성 추진하고 있는 e-모빌리티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연구인력과 시설, 생산 업체와 인프라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기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지역의 핵심 사업에 대한 교육과 기능향상을 통해 지역 업체의 인재가 될 수도 있으며, 민간 연구소로서 다양한 FAB LAB들과의 연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8월이 되면 영광 메이커스페이스 조성과 관련한 공식적인 업무가 시작된다. 장소의 확정과 공사, 장비 도입, 교육 커리큘럼의 준비, 이용자 모집 등 너무 설레고 가슴이 벅차다.

아무리 사업이 좋아 보여도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마인드, 추진력이 진정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다. 세상에 없는 경쟁력 있고, 참신한, 그리고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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