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방영 계약기간 넘겨, 안전장치도 부실

출연진·방송사 등 당초 계획과도 차이 배경 의문

영광군이 올 6월말 방영 조건으로 지역에서 제작한 드라마에 2억원을 지원하지만 정작 드라마는 방영조차 못하고 있다. 당초 계획과 차이는 물론 계약기간까지 경과했지만 안전장치는 부실해 추진 배경이 의문이다.

영광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12월 특정 A·B업체와 영광지역을 배경으로 한 16부작(30) 규모의 농촌드라마를 제작하는데 2억원을 지원하기로 계약했다. 이 드라마는 전북지역 한 방송사의 특별기획드라마로 올해 상반기 중 매주 일요일 아침시간에 방영하는 조건이었다. 영광군이 드라마 제작에 2억원의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드라마를 통해 영광지역 관광 활성화와 제작진의 지역 체류로 간접 경제효과, 전국에 영광군 인지도 향상 등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 드라마는 올초 영광지역 내에서 촬영되는 등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계약서상 명기된 올 상반기까지 방영조차 못했다. 영광군민들이 볼 수 있는 지역방송사와 협의가 완료되질 않았다는 게 군 관계자의 해명이지만 편성계획도 확인하지 않고 혈세를 투입했다는 지적은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드라마 제작 계획이 당초 군의회에 보고될 당시에는 최불암, 장항선 등 유명 중견배우들을 섭외하고 제작에 방송사와 업체가 공동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방송분량도 6020부작에 방송사도 중앙방송을 포함한 2곳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연말께 영광군과 최종 계약하는 과정에서 출연진은 물론 방영 방송사는 전북지역으로, 제작도 업체 전담으로 바뀌었다. 전국방송으로 영광군 홍보는커녕 채널이 달라 정작 군민들조차 시청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군은 업체와 전남지역 방송사와 연계해 시청할 수 있도록 협의했지만 현재 드라마는 계약기간 내에 방송조차 못하고 있다. 더구나 방송사 편성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제작비의 70%14,000만원을 지원한 군은 안전장치조차 부실했다. 통상 계약을 미이행 할 경우 선금 전액을 돌려받는 선수금보증서 대신 15%만 돌려받는 이행보증보험으로 처리했다. 이마저도 당초 3월말 종료된 계약기간을 3개월이나 지난 6월말에서야 연말까지 연장해줬다. 영광군이 세심한 검토도 없이 억대의 군민 혈세를 지원하고도 안일하게 대처한 배경에 의문이 커지는 이유다.

문화교육사업소 관계자는 드라마는 제작을 거의 마무리하고 편집하고 있는 단계이다. 군민들이 시청할 수 있는 지역방송에 방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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