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싯잎송편’ 산업 1번지 숨은 공로자… 2005년 모싯잎 새로운 가능성 발견

지역 발전을 위해 고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매번 솔선수범해야 한다

영광군은 국내 모싯잎송편산업 1번지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연간 600억원 대에 달하는 전국 모싯잎 송편 시장에서 영광군은 연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광 모싯잎송편의 성공 뒤엔 정용수(61) 전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의 노고가 숨어 있다.

정 전 소장은 농업기술센터 근무를 시작한 이래 지역에서 겪는 농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력했다. 지역 맞춤형 연구사업을 시작한 것도 그런 배경이다.

그는 영광군만의 경쟁력을 갖추길 바라며, 모시를 비롯한 유채·보리 등 지역 환경에 알맞으면서 농민들의 소득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한 육종의 작물 재배 및 보급을 위해 힘썼다.

새 기술 보급을 통해 지역농업 활성화에 기여한 정 전 소장은 지역별 특성에 맞는 농업기술 보급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일깨운 산증인 중 한 명이다.

한산 모시로 잘 알려진 천연 직물 원료인 모시는 전남지역에서는 예로부터 항균 효과가 뛰어나 여름이면 잎을 떡과 식재료로 널리 이용해 왔다.

모시는 섬유용 품종에 관한 연구만 과거 일부 추진돼 오다 화학섬유산업의 발달로 국가 연구기관과 대학에서도 모시 품종에 관한 연구는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정 전 소장은 지난 2005년 모싯잎이 잘 자라는 영광지역 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는 모싯잎 송편의 주원료인 동부콩 국산화와 모싯잎 재배 확대에 나서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모시 우량품종 선별 및 기능성 분석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에 응모해 선정됐다. 덕분에 영광군은 모싯잎송편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이후 전국 자생 모시 유전자원 225점을 수집한 뒤 연구를 통해 우량 모시 품종을 선별했다. 이 품종은 지난 2015년 국립종자원에 옥당이란 명칭으로 품종보호 출원을 마쳤다. 식용 모시로는 국내 최초다.

유전적 특성 평가와 모시떡 가공적성 검정을 거친 옥당은 기본식물 양성과 증식을 통해 이듬해부터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신품종 옥당은 기존 서방종에 비해 잎이 크고 색깔이 진해 모싯잎 송편 가공에 우수한 장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기능성 신품종 천년모시개발에도 성공해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했다.

신품종 천년모시는 기존에 수집한 재래종 모시 90종 가운데 생육특성이 우수한 계통을 2013년부터 순계분리육종을 통해 선발했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특성검정시험 및 생산력 검정과 실증시험 검정을 거쳐 개발했다.

천년모시는 폴리페놀 함량이 42.29/g으로 기존 표준품종인 서방 종 16.57/g대비 약 2.5배 높고, 필수아미노산인 트레오닌 함량이 2682/g으로 23배 높은 우수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정 전 소장은 모싯잎 연구에 그치지 않았다. 원료의 품질 고급화와 표준화가 모싯잎송편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 이에 적합한 동부콩, 벼 품종 선별에 노력했다. 일반 송편과 달리 모싯잎 송편은 동부콩을 속 재료로 사용하지만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상황에서 동부콩 국산화를 통해 농가 소득을 올리는 데도 기여하고 싶었다. 이에 그는 지난 2008년 국산동부콩 실증시험에 나선 뒤 2013옥당동부품종을 개발했다. 지난해 기준 영광군 일대에는 옥당동부 120, 모싯잎 70가 재배되고 있다.

그는 모싯잎과 동부콩 생산에 성공한 뒤 모싯잎 송편을 만드는 데 적합한 쌀을 찾았다. 농촌진흥청 산하 벼육종기관의 품종 가운데 적합한 쌀을 찾아 보람찬벼란 명칭을 붙였다. 이후 보람찬벼 재배단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영광군에서는 130여개의 업체가 모싯잎송편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이는 노인층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지역 효자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영광군의 인지도도 높였다.

모싯잎송편은 지난해 농산물지리적표시 제104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번 등록으로 모싯잎송편의 우수성이 전국적으로 공인되는 결과를 얻게 됐으며, 앞으로 생산가공유통체험 등과 연계한 6차 산업화 및 지역특산명품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지역 발전을 위해 고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매번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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