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진/ 광신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사회복지학박사

'작심(作心)'은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는 뜻인데('맹자''호변장'에서 볼 수 있다), '작심삼일'은 보통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의 의미로는 사흘을 두고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비로소 결정을 보았다는 신중성을 의미하는 것과, 또 하나의 의미로는 마음을 단단히 먹기는 했지만 사흘만 지나면 그 결심이 흐지부지 되고 만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즉 하나의 경우는 사흘을 두고 작심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의 경우는 작심한 것이 사흘밖에 못 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통은 '부정적인 의미'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어떤 일이든지 하루나 이틀 정도는 그런대로 본인의지로 견딜 만 하는데 하지만 삼일 되는 날부터는 처음에 먹었던 마음가짐이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하면서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되고, 그래서 '삼일' 만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속담에도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우리나라 사람의 성격이 처음에는 잘 하다가 조금 지난 후에는 흐지부지해진다.'는 뜻으로 쓰이는데, 오늘날에는 이 말이 '어떤 일이 일관성 없이 자주 바뀐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인조(仁祖)때 유몽인(柳夢寅)<어우야담(於于野談)>에서 비롯된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서애 유성룡(西涯 柳成龍)이 도체찰사(都體察使)로 있을 때의 일이었다. 각 고을에 발송할 공문이 있어서 역리(驛吏)에게 주었지만 공문을 보낸 후 사흘 뒤에 그 공문을 다시 고칠 필요가 있어서 회수시켰더니 그 역리는 공문을 발송하지도 않고 있다가 고스란히 그대로 가지고 왔다고 한다. 이에 유성룡이 화를 내며 "너는 어찌 사흘이 지나도록 공문을 발송하지 않았느냐?"라고 꾸짖자 역리가 대답하기를 "속담에 '조선공사삼일'이란 말이 있어 소인의 소견으로 사흘 후에 다시 고칠 것을 예상하였기에 사흘을 기다리느라고 보내지 않았습니다."라고 했단다. 이 말을 들은 유성룡은 "가히 세상을 깨우칠 말이다. 나의 잘못이다." 라며 공문을 고친 뒤 반포했다고 하는 일화가 있다. 우리는 전자의 심사국고형 작심 3일을 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과거에 대한 후회. 그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조그마한 실천방안. 그 방안이 바로 여기 '작심 후 3'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 만큼 그에 대한 해답도 다양하다. 서점에 나가보면, 특히나 요즘같은 연초에는 '다이어리 잘 쓰는 법', '시간관리', '자기계발하는 법' 등등의 책들이 난무한다. 이 어지러운 틈바구니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하는 화두는 '계획'이다. 결국 '작심3'을 해결하기위해서는 '작심'을 뒷받침 해 줄 '계획'이 필요하단 얘기다. 그래서 '계획'이 중요하다.

계획하는 법에 대해서는 Top-Down 식의 있는데, 생애 계획에서 시작하여, 10년 단위, 1년 단위, 월 단위, 주 단위, 일 단위까지 그 범위가 나뉘어진다. , 거시적 계획에서 미시적 계획으로의 단계적 계획수립을 의미한다.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이 계획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져리게 느낄 수 있는데, 모든 실행은 그 계획에서 시작하고, 그 결과 역시 계획에서 반성할 수 있다.

계획과 더불어 중요한 것인 바로 '시간관리'.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배분되는 이 '시간'이란 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계획을 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시간활용법에 대해서는 '자투리시간의 활용'이라던가, 뭉치 시간 만들기 등의 내용들은 더없이 중요한 탓에 여기저기 응용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계획, 시간관리에 이은 마지막 요소는 바로 '기록'이다. 기록되지 않은 것은 계획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계획의 검증 역시 기록으로써 담보된다. 계획과 시간관리도 실행이 어렵긴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이 '기록'이다. 결국 계획의 실행 = 기록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한 기록을 강조하여 작심 3일을 깨뜨릴 마지막 수단을 찾아가자. 계획, 시간관리, 기록이라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잘 결합되지 않고는 작심3일을 깨뜨릴 수 없음은 자명하다. 작심 3일은 정말 깨뜨리기 힘든 인간 본연의 숙명같은 것이다. 결심은 흔들리기 나름이고, 그런 흔들림의 기본에는 '불확실한 설계도'가 있다. 그 설계도 다지기. 그 시작은 바로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는데 있다. 계획을 잘 세우고, 그 계획을 위한 시간을 잘 배분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피드백을 수행하는 것. 바로 작심 3일을 깨뜨리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새해 3주가 지난 시점에 새해 계획들이 잘 되어 나가고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자는 측면에서 작심 3일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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