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12 월 11:07
> 뉴스 > 여론마당 > 화화화
     
별을 다시 그리며
박혜숙/ 시인
2018년 11월 05일 (월) 10:37:08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알퐁스 도데가 지은 이란 소설은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다. 무척 낭만적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에 사는 어느 목동의 이야기인데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인 목동은 뤼브롱 산 위에서 양치는 일을 한다. 인적이 드문 깊은 산 속에서 혼자 생활하던 어느 날 늘 오던 아주머니가 아닌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노새에 식량을 싣고 나타났다. 늘 멀리서 가슴 졸이며 바라보던 소녀가 바로 코앞에 있다는 사실이 주인공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설레었다. 갑자기 불어난 소나기로 그 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하룻밤을 목동 곁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목동은 그런 아가씨에게 별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밤이 깊어 자기 곁에서 곤히 잠든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보고 목동은 생각한다. 저 많은 별들 중에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별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구나...라고 끝을 맺는다.

한참 감수성이 가득하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자라던 시절, 알퐁스 도네의 별을 읽던 여학생은 누구나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되었다. 선망에 대상인 주인집 아가씨가 내 옆에 있고 더군다나 밤하늘에 별을 보며 나란히 앉은 목동은 별에 대한 이야기와 또 어떤 이야기들은 했을까? 하는 일이 목동이니 양에 대한 이야기를 했겠지!

학창시절에 가슴 설레게 했던 소설임에는 분명하지만 요즘 학생들도 낭만적으로 생각할까 궁금해진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얼마 전 지역에서 일어났던 일련에 사건 때문이다. 한 여고생이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남학생들에게서 성폭행을 당한 뒤 방치돼 숨졌다. 숨진 학생은 소주를 많이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남학생 둘은 전화기 메신저로 미리 계획하고 게임을 해서 여고생에게 술을 많이 먹였다. 술에 취해 쓰러진 여학생을 차례로 성폭행한 뒤 모텔을 빠져나온 것이라고 한다. 뉴스를 듣고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먼 나라 다른 도시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성 친구에게 말 한마디 건네기 어려웠던 만큼 그 신비감은 알퐁스도데의 별과 다름없던 시대를 살았는데 이런 뉴스는 소설 속에서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게 된다. 무엇이 이토록 처절하게 만들었을까? 물론 모든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때라고 불장난이야 없었겠는가? 그러나 이 사건은 꽃다운 여학생이 운명을 달리 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는 소통하기도 쉬운 세대다. 손 편지를 써 보내고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더 빠른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내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으로 문자도 보내고 전자편지를 바로 보낼 수 있다. 받은 편지를 보았는지 바로 확인도 가능하다. 빠른 소통을 위한 도구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쓰인 것 같다. 그래서 관심 있게 찾아보았더니 스마트폰을 이용한 나쁜 실례가 있었다. 별다른 인증 없이 가입되는 채팅에서 청소년 성매매나 각종범죄가 쉽게 이루어진다. 100만 명을 보유한 앱이 있고 어떤 앱은 설치한지 몇 분 만에 조건만남을 유도하는 통화나 쪽지가 날아온다고 한다.

지난달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채팅애플리케이션을 악용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경찰과 합동 단속을 벌인 결과 23(43)을 적발했다고 한다. 또래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청소년도 3명이나 적발됐고 청소년들에게 조건만남을 강요한 20대도 구속됐다. 인터넷 세대에 너무나도 무분별하게 노출된 정체모를 환경은 위험과 유혹들로 가득하다. 익명이 보장된 채팅 앱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마련과 지역 청소년들에 대한 어른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다. 무방비상태에 노출된 앱을 운영하는 사람은 어른이다. ()에 대한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했던 예전이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밤하늘에 별을 마주하며 대화 할 수 있는 낭만도필요하다. 소중한 것들을 알고 지켜나가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 어른들 또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변화하는 사회분위기와 현실에 맞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성교육은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권이다. 타인에 대한 자유, 타인을 존중하는 존엄이 인권이다. 인권에 대한 이해가 곧 세상을 살아가는 밀알이 되어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한명을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나서야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이 바로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할 때이다.

영광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영광신문(http://www.yg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영광신문 | 기사제보 | 제휴안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편집규약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물무로2길 37번지 | ☎061-353-0880-0881 | fax 061-353-088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종진
등록번호(전남 아00220) | 등록연월일: 1997-02-27(창간) | 발행인 편집인 대표이사: 박용구
Copyright 2009 영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y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