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음식은 첫째가 정성 둘째가 재료와 양념, 셋째가 손맛이다”

혼례음식·폐백음식·김치 등 수식어 다양남도음식 달인여성부 1호 신지식인

11월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아랫목에 앉아 어머니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상이 생각이 난다. 음식명인, 혼례음식, 폐백음식 등 수식어가 다양한 최윤자 선생은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혼례음식 예능보유자다.

음식명인 최윤자 선생은 지난 해 8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혼례음식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전남의례음식장 예능보유자로 인정된 최윤자 선생은 영광 창녕 조씨 가의 혼례음식을 4대째 전승하고 있는 전승자로 시증조모(平山申氏, 1863~1912)와 시조모(羅州孫氏, 1871~1939), 시모(牟京禮, 1903~1992), 최윤자의 계보를 가지고 있어 130140년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최윤자 선생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전통음식문화 계승 등 식품산업발전 공로 인정으로 장관상을 수상한 최 선생은 집안 대대로 이어져온 영광군 전통음식문화 발전을 위해 최윤자 전통음식연구소를 운영하며 향토음식은 물론 궁중음식, 의례음식 등을 망라한 전통음식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최 선생은 남도 음식은 첫째가 정성 둘째가 재료와 양념, 셋째가 손맛이다며 그동안 각종 음식경연대회 등을 통해 영광지역 농수특산물을 활용해 마른굴비 장아찌와 모싯잎송편, 쭈꾸미 강정 등 지역미와 향토색을 뽐낸 작품을 출품해 왔다.

이로 인해 남도음식의 달인으로 꼽히며 10년전에는 여성부의 1호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40년 전 영광으로 시집온 최 선생은 시어머니에게서 배운 남도 음식 조리법을 바탕으로 20년 동안 연구를 거듭, 전통 음식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뤘다.

특히 최선생은 혼례음식으로 일가견이 있다. 전통혼례에 사용되는 폐백 음식과 혼례를 앞두고 두집안 사이에 오가던 이바지 음식이 주특기다. 혼례는 관혼상제 중의 하나로 사례 중 혼례에 쓰이는 음식 가운데 폐백음식이 가장 경사스럽고 화려한 잔치로 치러진다.

폐백음식은 폐백닭(암수), 밤대추고임, 구절판을 기본으로 하지만 육포, 모듬강정, 꽃송편(메떡), 모싯잎꽃찰떡 등이 추가되기도 하며, 천연색소나 고명으로 쓰이는 꽃장식은 전통시대와 동일하게 천연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전라 서부권역 반가의 혼례음식을 그대로 계승하고, 재료와 부재료의 선정, 도구와 제조기법 모두 전통시대와 동일하게 계승하여 혼례음식의 맛과 향, 아름다움까지 간직된 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혼례 음식이 워낙 손이 많이 가는데다 아침에 내놔야 하는 특성 때문에 밤을 새워 만들어야 하는 등 번거롭고 힘들어 갈수록 찾는 이가 드물다고 한다.

최 선생은 각국의 대사관이나 호텔 등지의 초청을 받아 외국인들에게 우리 전통음식을 선보여 정부로부터 수차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한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등 전국 유명 음식경연대회 및 각종 출품대회, 해외전시회 등에 참가해 대통령상을 포함해 다수의 최우수상 입상을 통해 영광의 음식문화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서울 궁중음식연구회 활동 등을 통한 전통 요리 연구와, 우리음식연구회 활동을 통해 주부와 어린이 전통음식체험교실을 여는 등 지역 음식문화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해 영광 군민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선생은 전통의 맛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현대인들이 전통의 맛을 잊지 않도록 앞으로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남도 전통의 맛과 멋을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 것을 말했다.

살기위해서 먹는 것이 음식이다. 하지만 현대는 그 의미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삶에 있어 최고의 가치로 떠오른 것이 음식이고, 생활을 넘어 예술의 경지로 들어선 것이다. 다시 말해 음식은 시각으로 한번 먹고 미각으로 한번을 더 먹는다. 최 선생의 작품을 보면 먹기가 아깝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그의 음식 철학은 간결하다.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음식이란 조금만 소홀해도 티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항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음식은 젊은이들이 접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같이 만들 수 있는 쉬운 음식의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새로운 장르로의 도전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전국의 전통 음식을 사랑하는 이들과 외국인들이 들러서 남도 전통의 맛과 멋을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 것을 바라는 최 선생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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