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12월 10억여원의 예산을 들인 영광읍 사거리의 루미나리에가 6만개의 LED 전구로 화려한 불빛을 밝혔다.

루미나리에는 400여 년 전 이탈리아의 성자를 기리는 의식에서 발전된 조명 예술 건축물로, 세계 유명 도시에 시설되어 도시 관광 효과가 나타나자 우리나라 도시들도 앞 다투어 설치 경쟁을 펼쳤다.

전남지역은 목포시가 2006년 선두 적으로 루미나리에 거리를 목포시 오거리에 조성해 초기 상당한 효과를 거두긴 했으나 3년이 지나자 골치 덩어리로 전락한 시점에 영광군은 시설을 단행했다.

당시 영광신문은 루미나리에 시설계획을 강하게 반대했다. 루미나리에 보다 사거리 도로의 지중화 사업이 우선해야 함을 강조했다.

전신주와 복잡한 전선 문제를 그대로 두고 루미나리에를 시설하면 비좁은 도로 사정이 더욱 악화된다고 주장했다.

주변 상인들이 신문사를 항의 방문까지 하면서 만들어진 루미나리에가 지금은 애물단지로 변했다.

상가를 찾는 고객들은 개구리 주차도 어려운 지경이다. 최근 군이 개구리 주차를 위한 도로정비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치 앞도 못 내다본 영광군 행정의 현주소이다. 이왕 도로정비를 추진하려면 이참에 루미나리에를 과감하게 철거하고 전선 지중화와 간판정비 사업을 우선 연구해야 한다.

우리는 백수해수온천탕과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법성 꽃동산, 설도젓갈타운 사업 등의 실패를 경험했다.

그런데 칠산타워 경관 조명 문제 등도 아이러니하다. 칠산타워 성공여부가 미지수인데 조명문제까지 어수룩하게 처리되면서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사업추진으로 군민의 혈세를 버리는 과오는 이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영광을 걱정하는 군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별다른 효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사업들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혈세가 투입되는 시설물의 신축 문제는 더욱 더 신중해야 한다.

이제는 개발에서 벗어나 군민의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향에 주력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지역이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많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이 강해지기 위한 시작점은 지역민들이다. 군의 정책 수립과정에서부터 추진단계까지 지역민들의 생각을 함께해야한다. 예산을 집행만하는 행정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