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17 월 11:35
> 뉴스 > 여론마당 > 화화화
     
수능, 희비가 교차되는 현장을 보면서
정형택/ 시인
2018년 11월 19일 (월) 10:47:06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환호와 한숨, 웃음과 눈물, 환희와 실망, 미소와 찡그림-

수능 끝난 다음날 교실의 풍경입니다. 전날 이미 정답이 발표되어 가점 처리로 알고는 있었다해도 자기반의 교실에서 다시 확인해보는 순간입니다. 상상만 해봐도 가슴 떨리는 모습이었으리라 생각하니 그동안 밤낮없이 시달려 준비해왔던 수험생들의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비교적 수능이 쉬웠다니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어차피 차례는 정해져야하는 현실 앞에서 쉽다고 한들 나 혼자만 쉽지 않고서야 소용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아싸!” 점수 올랐다며 무릎이라도 치는 순간 옆 친구는 어야태야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교실에서 지켜본 어떤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저 제자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까로 한참이나 정신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는 그 진풍경을 생각해보면 필자도 교사 출신이어서인지 백번 이해가 가고도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모습은 교실에서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예상점수를 알고 집으로 가는 모습도 생각해보면, 터벅터벅 발길, 죽고 싶은 발길, 울고 싶은 발길 그러는가 하면 단숨에 뛰어가고 싶은 발길, 발길로는 되지 않아 미리 미리 전화로 부모님께 소식 전하면서 가는 길도 있었으리라

세상살이는 항상 극과 극이어서 밝게만 살아야 할 청소년들이 희망을 접고 귀가하는 모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입시철만 닥치면 당사자들보다 학부모들이 더 극성이어서 실망과 좌절은 더 배가 되어진다고 봅니다. 성적이 좋아서 TV에 나오고 신문에 나오고 현수막이 나붙고 입소문이 빨라서 이웃과 동네에 퍼지고 급기야 아버지들은 한잔을 먹자하고 어머니들은 자신이 1등급을 받으신 양 동네고샅이 들썩거리거나 식당 안이 잔치마당이라도 된 듯 진풍경이 연출된다고 하니 내 아이 좋은 성적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허나 그렇지 못한 경우는 연상해보면 어떤 일들이 있을까? 한마디로 어떤 집은 초상집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까지 극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정말 조심조심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어른들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기를 살리고 죽이고 급기야는 목숨까지로 이어지는 현상도 벌어질 수 있으니 수능점수 떨어진 것이 더는 불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됩니다. 병원에서는 의사의 말 한마디가 사람의 생명을 죽이고 살린다는데는 다들 동감하면서도 수능 후 부모님들의 말 한마디가 자식들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은 쉬이 잊고 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해년마다 전국적으로 수능 후나 입시 후에 가정불화라든가 청소년들의 탈선 등이 허다 했던 것도 어른들의 생각 깊지 못했던 말 한마디에서 비롯되었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니 올해만큼은 제발 부모님들께서는 내 자식이라고 해서 함부로 상처받는 말을 하지 안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청소년들의 희망은 끝이 없습니다. 수능한번 실패했다고 인생을 망치는 것도 아닌데 마지막처럼 생각하고 무분별한 꾸중을 한다면 그 상처는 어디로 갈 것인가 깊이깊이 생각하고 한마디의 말이라도 위로와 희망이 넘치는 말을 해서 내 아이들의 좌절에서 희망과 용기로 바꿔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자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가 참으로 힘든 부탁인지 잘 압니다. 사회제도나 사회현상이 성적, 성적하다보니 모든 것이 점수가 먼저여서 우리는 점수에 끌려 다니며 살고 있는 인생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쩌다가 이리되었는지조차 모른 사이에 모든 사람들이 점수의 노예가 되어버린 지금 더 크나큰 상황이 없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오늘의 현실을 탓해봅니다. 점수 높은 청소년들이 TV화면에 뜨더라도 흔들림 없이 점수 낮아서 고개 숙이고 있는 내 자식에게 힘이 되어주기를 부탁해봅니다.

영광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영광신문(http://www.yg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영광신문 | 기사제보 | 제휴안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편집규약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물무로2길 37번지 | ☎061-353-0880-0881 | fax 061-353-088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종진
등록번호(전남 아00220) | 등록연월일: 1997-02-27(창간) | 발행인 편집인 대표이사: 박용구
Copyright 2009 영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y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