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 수필가

2018년 영광군 축제를 전반적으로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축제평가보고가 있었다. 현재 영광군은 한해에 6개의 축제를 치르고 있다. 불갑산상사화축제와 법성포단오제를 중심으로 백수해안도로 노을축제, 군남의 지내들에서 치러지는 영광찰보리문화축제, 염산 설도항의 영광천일염젓갈갯벌축제, 법성의 곡우사리영광굴비축제가 그것이다. 모두 지역적 특색을 중심으로 치러진다고는 하지만 더 이상 크지 못하고 수년을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상사화축제와 법성포단오제는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지만 나머지 축제에는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군민의 다수인 것 또한 사실이다. 금년을 마무리하며 축제의 장단을 한번쯤 되돌아보자.

상사화축제는 올해도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진행과 집행의 힘이 아니라 순전히 갖춰진 자연 기반에 의한 성공이지만 많은 손님을 유치하는 데에는 일단 성공이다. 하지만 체감적인 느낌은 요 몇 년 사이 약간은 정체 혹은 마이너스라는 생각이다. 어차피 너무 많은 손님으로 인해 전체 수용이 불가능한 주차장 및 시설 문제로 체감이 둔하긴 하지만 지역의 대표 상품으로 키우기 위해선 세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요즘 전국의 유명 축제장 공통점은 지역 문화예술과의 협동이다. 모든 축제장에서 볼 수 있는 식상한 볼거리가 아닌 자기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와 예술인들의 참여가 도드라진 축제가 성공적인 축제로 살아남고 있다. 상사화축제의 추구점이 상사화와 관계없는 프로그램을 가급적 지양하고 서서히 퇴출하겠다는 것이고 보면 상당한 역행이다. 물론 주제를 가져간다는 의도는 좋지만 획인적인 상사화 주제만으로 손님을 맞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이른바 축제장 일대를 온통 상사화관련 주제로만 채우겠다는 의미인데 상상하기 싫은 방향이다. 상사화축제일은 7일간이지만 실질적인 기간은 9월 전체다. 수용이 힘들게 몰려드는 관광객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는 교통정리와 화장실 같은 시설 그리고 지역문화의 다양한 보여줌이다. 그리고 그냥 내버려 두면 된다. 인위적으로 정해 놓은 7일간의 축제 기간은 의미가 없다.

법성포 단오제는 지역의 대표 문화재이다. 귀중한 자산인 셈이다. 특히 숲쟁이 공원과 어우러진 전통을 배척하면 절반은 의미를 잃는다. 언제부터인가 매립지로 중심이 옮겨간 단오제는 장소의 이원화로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숲쟁이가 단오제의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내년부터는 다시 숲쟁이를 중심으로 꽃동산 일대까지 연결해 단오제를 치른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꼭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가수와 가요경연에 쏟아 붓는 경비를 전통놀이 발굴로 돌려 프로그램을 재정비 한다면 과거 법성포 단오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 없는 운영으로 문화재 지정 이후 오히려 주춤거리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가장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전국국악경연대회인데도 경비만 키우고 행사는 제자리를 답습하고 있다. 문화원 행사로 이원화 시켜서 운영을 하지 말고 단오보존회에서 직접 전문 인력을 보충해 운영함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상으로 승격해 대회의 위상을 높이고 말뿐이 아닌 규모가 전국대회인 국악경연대회로 만들어야 한다. 단오제 국악경연대회보다 역사가 일천한 경연이 대통령상을 확보해 시상하고 있는데 1억이라는 대규모의 경연대회가 아직도 제자리 답보라면 문제점을 재고해 봐야한다.

염산의 갯벌축제는 다행히 천일염젓갈축제로 묶여 설도항으로 들어왔지만 갖춰진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칠산대교가 완공되면 상권이 이웃 지방과의 기득권 경쟁으로 이어질 기세인데 방법은 관을 중심으로 한 주민의 화합일 것이다. 곡우사리 굴비축제는 1개월 간격으로 이어지는 단오제의 일부 행사로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동조한다. 경험을 축적한 인력이 그대로 투입되어 더 큰 행사에 붙어 특산물을 홍보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고 27천이 넘는 많은 예산을 소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제 영광군도 특색 없는 축제들을 통폐합할 시기가 되었다. 군을 대표하는 축제 두 개면 족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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