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서주원, 금상 이시진(일반)·정다래(학생)

영광신문과 한책읽기운동추진위원회(위원장 정형택)가 추진한 ‘2018 한 책읽기 운동 독후감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바람직한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한 책읽기 운동’(아몬드 / 금강산호랑이)의 후속사업으로 추진한 독후대회 및 100자평 쓰기 대회에는 지역 내 일반인 및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까지 완료됐다.

10개월여의 책읽기 운동을 거쳐 독후감 접수를 마무리한 추진위는 지난 21일 심사를 통해 장원(대상)을 비롯해 일반부와 학생부에서 각각 금··동상과 입선, 100자평 및 편지글 쓰기 입상자들을 최종 선정했다.

독후감대회 심사결과 아몬드를 읽고 참는 것이 미덕이다? 표현하는 게 우선이다!’를 제출한 서주원(영광여자중학교 1학년) 학생이 대상을 차지했다. 수년간 꾸준히 참여해온 영광여중 서주원 학생의 글은 탄탄한 글 솜씨에 대상작으로 부족함이 없었으며, 금상 이시진씨와 정다래 학생의 글도 경험과 감정을 잘 버무려 영화를 보는 듯 감동적이었다는 평가다.

일반부 은상에는 심지윤씨와 동상은 배유미·임유정씨가 선정됐으며, 학생부 은상은 전희수(영광여중1), 동상은 홍찬종(홍농초5), 조기쁨(중앙초5) 학생이 선정됐다.

특별히 많은 학생들에게 시화를 지도해 참여를 이끈 안수영 법성포중학교 국어교사는 올해도 특별상이 주어진다. 이외 인터넷 홈페이지에 100자평과 편지글 쓰기를 작성한 이들에게도 소정의 상품이 지급된다.

한 책읽기 운동은 55천여 영광 군민 모두가 매년 선정 도서를 읽는 것을 최종 목표로 8회째를 맞는다. 올해는 후원을 통해 기증받은 아몬드금강산호랑이’ 600여권을 관내 군립도서관,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등 행정기관과 초··고등학교 교육기관, 기타기관을 비롯해 개인 및 단체까지 배부했다.

1월 도서선정심의회와 사업 및 선정도서 공고를 통해 시작된 이번 책읽기 운동에는 영광군·군의회·영광교육청·한빛원전·영광종합병원·영광기독병원·군립도서관·공공도서관 등 10여개 기관이 책을 후원하는 등 50여 기관·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상금은 해당 기관 또는 개인에게 전달한다.

 

심사평

골드벨 책, 토론대회, 작가초청까지 결실

정형택 한책읽기운동추진위원장

올해의 책 <아몬드>는 감정과 공감이 화두가 되어있는 요즘에 들어맞는 내용이라서인지 반응이 뜨거워서 뿌듯함을 느꼈다. 해마다 책을 배포하다 몇 권 남으면 누구에게 드려야 환영받을까 고민하곤 했는데 올해는 일찌감치 동이 나는 이변이 있었다. 또 군내 중학교들에서도 독서 골든벨 책으로 선정해서 토론대회를 열고 영광여중에서는 손원평 작가를 초청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유난히 뜨거웠던 올여름만큼이나 한 책의 독서열기가 영광군을 채운 해였다고 자평하고 싶다.

독후감 심사는 정형택 한 책읽기운동 추진위원장과 주경숙 위원 등이 함께 했다. 올해의 독후감 응모는 중학생들이 많이 참여해 잘 쓴 글들의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 수년간 꾸준히 참여해온 영광여중 서주원 학생의 글은 탄탄한 글 솜씨에 대상작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금상 이시진 씨와 정다래 학생의 글은 경험과 감정을 잘 버무려서 영화를 보는 듯 감동적이었다. 은상 심지윤 씨와 전희수 학생의 글은 마음의 온기를 말하는 따뜻함이 있었다. 홍찬종 학생과 조기쁨 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임에도 아몬드를 읽고 나름의 생각을 펼친 점을 칭찬한다. 입선에 든 글들도 나무랄 데 없어서 참 미안한 마음으로 논의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100자평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이 적어서 책이 이렇게 안 읽히나, 그리고 아무리 글쓰기가 힘들다지만 100자평도 쓰기가 어려운가 하고 서운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학교별로 제출된 것이 많아서 마음이 놓였다. 특히 법성중학교 국어교사이신 안수영 선생님께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교생에게 읽히신 후 만화로 혹은 글로 표현한 작품들을 보내주셨다. 특별상에 한 책읽기 위원들의 고마운 마음을 듬뿍 얹어서 드리고 싶다. 심사평이 모자람은 독자들의 이해를 바라고 응모자 모두에게 깊이 머리 숙여 거듭 고마움을 전한다.

 

<입상자 명단>

대상 : 학생부 서주원(영광여중1)

일반부

금상 : 이시진

은상 : 심지윤

동상 : 배유미, 임유정

학생부

금상 : 정다래(영광여중2)

은상 : 전희수(영광여중1)

동상 : 홍찬종(홍농초5), 조기쁨(중앙초5)

입선 : 정혜정, 최광선, 정진하(성지송학중1) ,이수류(대마초6), 박현서(법성포초5)

특별상 : 법성중학교 교사 안수영

100자평·편지글쓰기 : 박하나, 이지은, 김영민, 최한별, 박재현, 김소망, 한현, 김두현, 장상준, 서서영, 김태희.

 

<대상>

<아몬드를 읽고>

참는 것이 미덕이다? 표현하는 게 우선이다!

서주원 영광여자중학교 1학년

이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 ‘아몬드라는 제목이 강렬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너무 구체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용을 단 하나도 유추해 볼 수 없지도 않은. 나의 호기심을 확 불러일으킨 제목이었다. 책의 첫 부분부터 누군가가 다치고 죽었다는 내용이 나와서 깜짝 놀랐지만 그런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윤재의 감정 이야기는 며칠 동안 내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녔다.

주인공 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윤재는 아몬드를 닮은 편도체의 크기가 작아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 자신과 반대의 성격을 가진,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게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곤이를 만난다. 곤이를 떠올리면 곤이가 자주 했던 말이라며 윤재가 언급한 세상이 잔인한 곳이기 때문에 더 강해져야 한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며 대체로 노력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생각과 그렇지 않다는 생각, 중립의 세 가지 의견 중 하나를 가지고 산다. 나는 안 될 사람은 안 된다는 생각과 동시에 사람마다 시간의 차이가 있어도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실 의견을 확실하게 한 쪽으로 정하지는 못했는데 곤이의 말은 정말 공감이 되었다. 세상은 공평하지도 않고, 살아가는 게 쉽지도 않다. 그런 불공평한 세상에 살고 있는 수 억 명의 사람들 중 낙오자는 분명히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는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발악하고, 세상은 낙오자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곤이가 위와 같은 말을 자주 한 이유는 불공평하고 잔인한 세상을 너무나도 빨리 알아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어린 나이에 어른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깊은 생각을 하고 사는 애어른이같은 사람들이 가끔은 부러웠는데 한편으로는 애어른이를 만든 세상이 야속하기도 하다. 곤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따가웠지만 곤이의 폭력적인 행동은 또래와 조금 다른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었을지 모른다. 개인이 감정을 어떤 방법으로 표현하는지를 떠나서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세상과 동떨어지게 되도록 구석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살았을 곤이의 마음에는 헤아릴 수 없는 칼자국과 흉터가 남았을 것이다.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한 발악을 일삼는 우리 사회 속에서 낙오자의 목소리를 들어주며 공감해주려 애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세상이 나를 공감해주지 못하고, 세상조차 나를 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얼마나 큰 상실감과 공허함이 밀려올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곤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 때문에 엄마가 만들어 놓은 상황별 반응 매뉴얼에 따라 여러 감정들을 머릿속에 집어넣으며 공부했다. 윤재가 감정을 공부하는 부분을 막 읽고 있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 감정 인데 그 감정을 공부하다니 너무 안타깝다.’ 하고 단순한 동정심만 느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감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굳이 병을 앓고 있지 않다고 할지라도 감정에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느끼는 것이 감정이기 때문에 굳이 감정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살지는 않았을 거다. 나는 지금까지 참는 것이 미덕이다.’, ‘참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라며 곤이와 같은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화가 나거나 고민이 있어도 될 수 있으면 내 감정을 숨기고 참으려 노력했던 것 같다. 윤재와 같이 로봇처럼이라도 감정을 표현하려는 게 아니라 숨기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감정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쌓여가는 내면의 욕구를 올바르게 푸는 게 가능하다. 감정을 스스로 억압하고 참기만 한 나의 행동은 지금까지 내 감정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애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느끼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무조건 회피하다보면 마음의 병이 생길 수도 있다. 감정을 공부한다고 하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공부라고 해서 달달달 외우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내면의 욕구를 올바르게 풀 수 있을지, 내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스려야 할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전부이다. 그런 생각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감정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성장하며 비로소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멀면 멀어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공포와 두려움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고, 공감한다며 쉽게 잊는다는 씁쓸한 현실에 대한 문장이 나왔다. 이 문장을 통해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위의 문장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절대 잊지 말자는 사건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되풀이 되고 결국 잊히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사람들은 힘들어하는 이들을 봤을 때도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는 척 하면서 더 아픈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던진다.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이러한 일들은 진짜 공감이 아니다. 진짜인 척 하는 가짜에 불과한 가짜 공감일 뿐이다. 가짜 공감은 받는 이에게 더 큰 상처와 배신감을 가져다준다. 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다반사인데 왜 모두가 아무렇지 않아하는지 의문이 든다. 어쩌면 이 세상은 거짓말쟁이들이 속고 속이며 사는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계속 모른 척하고 발뺌해도 언젠가는 탄로 나는 거짓말처럼 가짜 공감에 대한 문제를 사람들이 눈치 채서 지금의 사회가 분명히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정한 공감은 TV 너머로 한 번 느끼고 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공유했을 때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공감이랍시고 해왔던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상처만 되는 이기적인 조언이 아니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제 윤재와 곤이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인물에게 초점을 옮겨보겠다. 윤재와 곤이를 제외하고 나의 기억에 인상 깊게 남은 인물은 심박사이다. 나는 심박사가 윤재가 하는 말에 최선을 다해 답하려고 애쓰고,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들어주는 모습에서 감동을 느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성의 있게 대답해주고, 편견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나는 동생이 모르는 것을 질문해도 대충 대답하고 넘어가려 하는 편이다. 그런데 심박사는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윤재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최선을 다하여 답변해주었다. 그런 심박사의 모습을 보고 반성도 했고, 내 성의 없는 답변을 들었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앞서 심박사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언급했는데 그중에서 남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들어주는 모습이 가장 대단해 보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편견 하나쯤을 가지고 산다. 각자의 편견 때문에 이야기를 할 때 꼬이기도 하고, 의견 충돌이 생긴다. 편견이라는 뿌리는 사람의 머릿속에 두껍고 깊게 박혀있기 때문에 편견 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은 해결하기 쉽지가 않다. 하지만 심박사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보다 빠르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편견을 별거 아닌 존재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편견은 사실 아주 거대한 존재이다. 편견 속에서 고통을 겪으며 사는 사람들은 계속 힘들어 하고 있는데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색안경을 낀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그들을 바라본다. 편견은 한 번 생기면 뿌리를 뽑기 어렵지만 최대한 색안경을 벗고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편견 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나야 우리를 힘들게 하는 세상의 편견도 사라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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