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일/ NH 농협중앙회 영광군지부장

240만 우리 농업인은 5천만 국민의 건강한 식탁을 책임져 왔으며, 아름다운 농촌의 자연경관 유지, 전통문화 계승, 자연재해 경감 등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보전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하기까지 수출국가로서 농업인들은 많은 희생을 감수해 왔으며 대한민국의 성장을 묵묵히 뒷받침 해왔다.

그런데도 최근에는 점차 농산물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있고 고령화와 농촌 과소화도 심화되고 있으며 소득과 생활여건 등 도농간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어 농업·농촌의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또한 개화기 이상저온, 폭염과 같은 기상이변과 구제역 등 가축질병으로 인해 농업인들의 시름은 한층 깊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이에 우리 농협은 동심동덕(同心同德)의 마음가짐으로 2020년까지 농가소득 5천만원 시대를 달성하고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만들기 위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업·농촌관련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3.13 2회전국동시조합장선거 결과 당선된 신임조합장의 역할이 막중하기에 이분들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고 농협의 변화와 개혁을 기대하는 조합원과 사회 각계각층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체 이념교육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전국 및 단위 워크숍도 개최하는 등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계기가 되도록 움직이고 있다.

우리 영광군에는 13천여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주요품목별 연간 생산액을 살펴보면 쌀이 8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우 700억원, 고추 170억원, 쌀보리 150억원 순이며, 품목별 농가호수와 재배면적은 쌀이 5,300여 농가에서 약 1ha, 쌀보리는 2,000여 농가에서 3ha, 고추는 3,000여 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위와 같이 쌀은 우리 영광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통계(농림축산식품부 주요통계)에서도 생산액 점유비가 17%로 가장 높다. 전국 농업인중 가장 많은 농가가 쌀 농사에 종사하고 계시며, 쌀 소득이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점유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국내 쌀 시장은 작황 호조와 재배기술 향상 등으로 생산량은 많은 반면에 소비량은 감소하여 공급과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18.12월 발표한 농업관측 자료에 따르면 ’19양곡연도 연간 쌀 시장공급량은 3568천톤으로 추정되며 약 14천톤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금년 하반기 쌀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도 식량 자급률 제고 기여 등 쌀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농가의 소득보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05년 쌀산업발전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곡수매제를 폐지하고 공공비축제로 전환하면서 농가소득을 소득보전직불금으로 보전하기 위해 쌀소득보전직불제를 도입하였다. 직불금의 종류에는 매년 12월 쌀 80kg당 일정액을 보전해주는 고정직불금과 매년 3월 수확기 쌀 가격이 목표가격보다 하락할 경우 그 차액의 85%를 농가에 보전해주는 변동직불금이 있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현행 변동직불금 제도를 2020년에 폐지하고 공익형 직불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으나 의지와는 달리 정부안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쌀 농가 소득안전장치의 부재로 공급과잉시 쌀값 및 농가소득 하락 그리고 재배면적 축소 등 쌀 산업 전반의 위축이 우려되어 선제적인 쌀 수급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 동안 쌀 공급이 과잉되면 가격의 급락을 막고자 여러 조치가 있었고 시장격리도 효과적인 방법중 하나였지만 과거 시장격리시 실시여부 결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신곡수요물량 추정에 따른 통계오차로 익년도 수확기에 구곡 잔여물량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이 노출 되었다.

, 과잉 공급된 쌀을 시장에서 격리할 경우 부처간 협의와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가 필요하여 선제적인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수확기 신곡수요 초과물량을 정부에서 자동으로 격리하는 제도 도입으로 사전적·선제적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하여 시장안정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도 도입시 수급상황과 정책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여 시장혼란과 정보의 비대칭에 따른 비효율성 완화도 기대된다.

사례도 있다. 지난‘179월 정부는 수확기 쌀 공급과잉이 예상되자 37만톤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방침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는 등 쌀값 회복 정책을 추진하여 큰 효과를 본적이 있었다. 올해도 쌀 공급이 초과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 ’17년의 일시적인 시장격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정부의 과감한 자동시장격리제 도입을 외쳐본다.

*자동시장격리제란 벼 수확기에 앞서 적정 생산량과 소비량을 산정한 뒤 그 이상의 쌀이 생산되면 초과물량을 정부가 시장에서 자동 격리하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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