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쉼이 있는 문화기관’으로 탈바꿈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유물 관람·체험·문화공연 등관람객 체류시간 증가에 역점

이제는 마한이라는 주요 주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자산을 찾아내야 할 때입니다. 호남의 탯줄인 영산강을 통해 문화적 자양분을 흡수하고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자산도 찬찬히 살펴봐야겠지요.” 영광출신 은화수 국립 나주박물관장의 말이다.

지난 2013년 건립된 국립 나주박물관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유적이 있는 공간에 설립됐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이 쌓아 온 성과를 바탕으로 전남의 중심 박물관으로 거듭나야 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다.

지난 해 82대 국립 나주박물관장으로 부임한 은화수 관장은 고대유물을 진열한 전시실을 구심점으로 삼고 문화재 관람과 체험활동, 문화행사 참여 등으로 관람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운영 방안을 밝혔다.

사실 나주박물관은 개관 이후 관람객을 어떻게 오게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였다. 그러나 행정기관, 문화기관 등과의 협업을 통해 현재는 연간 20여 만명이 찾는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나주박물관은 브랜드화 주제로 타 지역과 구분되는 옹관을 선정했습니다. 향후 베트남, 일본, 중국 등 외국 옹관과 비교할 수 있는 상설전시도 준비하고 있죠. 또한 진열장 속에 있는 문화재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문화유산과의 연계를 통해 업그레이드 된 문화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영광출신의 은 관장은 호남대 사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북대 사학과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등을 거쳐 국립나주박물관장에 임명됐다.

은 관장은 광주 신창동 유적, 여수 송도 패총, 함평 신덕 고분 발굴 조사에 참여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한 해남 장고봉 고분·용일리 용운 고분·용두리 고분 등 지역의 고고학 발굴조사에도 참여하는 등 이 분야 전문가다.

그는 나주박물관은 올해 전라도 정도 1000년을 맞아 특별전 풍요의 땅-천년의 시간을 걷다를 전시 중이라며 화순 대곡리 청동기, 신촌리 금동관, 윤두서 자화상 등 100여 점의 문화재가 출품됐다고 덧붙였다.

박물관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교육과 데이터 베이스화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예전의 박물관은 문화재를 보관하고 전시하는 기능이 주 업무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습득과 정보 교류가 중요시되는 시대다.

은 과장은 학생뿐 아니라 성인의 교육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를 개발해나가겠다소장 자료를 목록화하고 필요한 이들을 위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편안히 쉴 수 있는 사색의 공간에 관심이 많다. 은 관장은 체험과 문화공연 등 복합문화기관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힐링의 분야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박물관을 방문해 잔디밭에서 여유의 시간을 갖는 모습이 이제는 일상이 됐습니다. 앞으로 편의시설을 확충해 박물관이 쉼이 있는 문화기관으로 점차 탈바꿈해 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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