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하며 SNS와 영상제작 활동을 통해 특별한 방식으로 농촌생활을 즐기는 청년 창업농을 만나 보았다.

 

한 손엔 굼벵이, 한 손엔 성공 꿈 쥐고 귀농

고추로 전작, ‘농업콘텐츠 살리며 농사 즐기는 청년

새로운 꿈을 안고 농촌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농사일에 서투르고 경험이 부족한 청년농부에게 기존 농부들과는 다른 젊은 시각이 필요하다.

파파스푼 농장의 정윤수 대표는 2016년 한 손엔 굼벵이를 한 손엔 성공에 부푼 꿈을 쥐고 영광에 자리 잡았다. 당시 남들도 할 수 있는 벼농사와는 다른 독특한 아이템이라는 이점과 재배가 쉬워 생산이 순조로운 상황에 식용 굼벵이 사육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곤충사육이라는 게 혐오식품으로 알려져 먹거리로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아무리 농사를 잘해도 판로가 없으면 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 정 대표는 굼벵이 농사의 실패를 교훈삼아 농사에 능숙한 장인어른과 진즉 귀농에 성공한 처남의 도움을 받아 작년부터 고추농사를 시작했다. 현재는 고추밭을 가꾸며 귀농 결심에 결정적인 동기가 됐던 가족들과 행복한 농촌 생활을 보내고 있다.

특히 정 대표가 농사만큼 열심인 것이 농촌 기자 활동이다. 대학생 시절부터 영상에 관심이 있어 공부를 시작했더니 어느새 홍보영상 제작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활동이 활발해졌다. 다른 농장이나 농촌 마을, 제품 홍보 영상을 찍는 것뿐만 아니라 농촌진흥청 영상기자로 활동한다. 청년의 젊은 아이디어와 농업인이라는 장점을 잘 살려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청년 창업농을 준비 중이거나 꿈을 꾸고 있다면 지역농업기술센터를 잘 활용해보길 바란다. 생소한 분야에 도전을 앞두고 인터넷을 뒤적이며 쌓은 블로그 지식도 도움이 되겠지만,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 교육은 확실히 농업이라는 분야에 전문적이고 깊이가 있다.

정 대표는 영광뿐만 아니라 전남, 충남, 경기도 등 전국 농촌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를 돌아다니며 영상제작 강의를 한다. 1인 미디어 시대에 맞춰 농부들이 단순히 작물을 재배, 수확, 판매하는 것을 넘어 수확물을 본인이 직접 홍보할 수 있도록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파머 크리에이터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농부가 직접 영상을 찍으며 자신의 농장을 소개하고 작물이 자라는 환경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하여 최종적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수익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귀농하는 청년들이 오직 농업 하나만 가지고는 살아남기 힘들다. 후발주자들 앞에는 더 많은 기술과 수많은 시행착오로 다져진 경험을 앞세운 농업 선배들이 가로막고 있다. 때문에 정 대표는 농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자기만의 특색이나 좋아하는 일, SNS활동, 유튜브 영상 제작 등을 접목하는 새로운 방식의 농사를 권한다. 농업에 젊은이의 새로운 시도가 제대로 결합하여 시너지를 내면 힘겨운 농사도 하루하루가 재미있어질 거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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