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전통시장들은 요즘 들어 빈익빈 부익부시대다. 특히 전국 지자체들은 전통시장의 가치와 특색을 바탕으로 문화와 관광자원으로서의 전통시장의 모습을 발굴하고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영광신문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통시장 50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약 향이 가득한 <대구약령시장>

건강에 관심이 많다면 약령시장으로

한약재를 알리기 위해 한방축제를 개최하고 한의약박물관 등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구 약령시장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한약재 전문시장이자 무려 3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약령시장이 말해주듯 본래 한국은 산지가 많은 지형으로 산에서 우수한 약재가 많이 생산돼 한약재들이 풍부했고, 그 약재를 활용하는 힘도 뛰어났다. 그래서 약재 한 가지만 다루는 전문 시장이 수백 년 지속된 것은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백세시대가 되면서 건강이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방축제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한방문화축제는 매년 5월 초에 진행되며, 내년에는 40회를 앞두고 있는 오래된 축제이다. 한방문화축제에 서는 약재썰기를 비롯해 약첩싸기, 한방 환 만드는 체험까지 한의학과 관련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고, 특히 한약재를 넣은 족탕에 발을 담그는 한약 족욕 체험은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매해 인기가 높다.

또 약령시장에 있는 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 가면 약전골목의 역사와 문화를 더 깊이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2층 한방체험실에서는 약재로 만든 족욕제로 하는 한방 족욕 체험, 한약재로 립밤·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3층 한방역사실에서는 약전골목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박물관 광장에 있는 약령공원에서는 약초와 약용식물 등이 설명과 함께 작은 동산으로 조성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영어, 일어, 중국어로 음성 안내가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dgom.daegu.go.kr)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근대로의 여행 근대골목 투어

대구는 6·25전쟁 당시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아 근대골목을 걷고 있노라면 과거로 시간 여행을 간 듯한 느낌을 준다. 5코스로 나누어진 근대골목 투어는 매주 토요일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된다. 특별히 매주 셋째 주 목요일에는 맛투어’, 금요일에는 야경투어를 진행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경우에 따라서는 해설 골목투어를 외국어로도 진행하니 홈페이지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근대골목 투어가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맛집들이 줄지어 있다는 것이다. 투어를 하느라 지친 몸을 달래고 싶다면 한약재가 듬뿍 들어간 약전한방삼계탕으로 향해보자. 이곳은 약령시한의약박물관과 가까운 곳에 있다. 별식을 맛보고 싶다면 미성당의 납작만두도 괜찮다. 아주 얇은 만두피에 만두소는 당면과 파로 단순해 보이지만 보기와 다른 맛에 감탄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성당은 근대골목투어 코스를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대구지하철 신남역 4번 출구에서 찾아갈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약령시장에서 약재를 소매로도 판매하니 사오는 것도 좋다. 간단히 차로 우려 마실 수 있는 각종약재나 손상된 간 재생에 좋은 헛개나무 등이 추천할 만하다. 대구 약령시장은 대구지하철 반월당역 또는 중앙로역에서 5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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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통보로 쇼핑해요 <인천신기시장>

도심 속 깔끔한 전통시장

인천국제공항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신기시장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인천을 방문하거나 잠시 환승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방문하기 좋은 시장이다. 신기시장은 인천터미널역과 인하대학교에서도 찾아가기 쉽다. 특히 여느 시장보다도 일렬로 늘어선 깔끔한 가게 간판들이 눈길을 끌며, 아치형 유리지붕 아래 골목길 양쪽으로 150개의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신기시장은 생필품과 농·수산물을 위주로 소매 점포가 주종을 이루는데, 특히 각종 수산물과 1차 식품군을 구매하기 좋다.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만큼 신기시장은 우리나라 특유의 활기와 문화를 잘 느낄 수 있는 시장이다. 대표적으로 이곳에서는 신기통보라는 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신기통보는 조선시대 상평통보를 본떠 만든 엽전 형태의 화폐인데 신기시장에서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개당 500원에 판매되며, 500원의 가치로 통용된다. 신기통보 덕분에 입소문을 탄 신기시장은 이를 체험하러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부러 많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신기통보로는 각종 먹거리도 사먹을 수 있다. 신기시장 대표적인 먹거리는 바로 순대국과 오뎅. 시장 한 쪽에는 순대가게 10곳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순대를 듬뿍 넣은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또 골목 중간쯤에 위치한 신기시장 어묵 코너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다. 순한 맛, 매운맛, 엄청 매운맛 중에 골라 먹는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옛날 핫도그도 놓칠 수 없다. 소시지에 바삭한 밀가루 옷을 입혀 튀긴 핫도그(Hot dog)는 오해할 수 있는 이름이지만 국민 간식으로 불리며 우리의 옛 향수를 자극한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 송월동 동화마을

신기시장에서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전통문화체험관을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한지공예, 자개공예, 민화 채색 등으로 다양한 전통 공예품을 직접 만들고 가져갈 수 있다. 체험비는 신기통보로 지불할 수 있으며 예상 작업 시간은 약 30분 정도이다.

야구에 관심이 많다면 시장 내에 있는 야구역사거리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야구역사거리는 28m에 달하는 거리에 인천 야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조성해둔 곳이다. 이곳은 인천야구 100년사, 명예의 전당, SK와이번스존 등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신기시장 주변에는 즐길거리도 많다. 그중에서도 신기시장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8km)에 있는 송월동 동화마을은 이름이 말해주듯 모든 건물이 동화 속 건물들처럼 꾸며져 있다. 멋진 궁전과 성들로 가득한 이곳은 벽화를 입체적으로 꾸며놓아 어른들은 어릴 때의 훈훈한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동심으로 돌아가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사진을 찍으면 마치 특별한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낄수 있다.

신기시장은 지하철 1호선 주안역 2번 출구에서 버스 515, 515-1, 516, 65, 65-1, 780, 780-1, 81번 버스로 환승한 뒤 신기시장사거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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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멋진 노을장터 <정서진중앙시장>

소원을 들어주는 시장

해돋이가 아름다운 정동진이 있다면 노을이 멋진 정서진도있다. 인천광역시 서구 가정동 주택가 골목에 길게 이어진 정서진중앙시장은 최근 뜨고 있는 인근의 석양 명소 정서진의 유명세를 타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시장 이름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정서진(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 서쪽에 있는 지역을 의미)’은 노을장터라고도 불린다.

1989년에 개설된 정서진중앙시장은 여느 시장보다도 깔끔하면서 시장 특유의 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쇼핑하기에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깔끔한 시장 바닥에 널찍한 골목, 최신식 아케이드까지 갖추고 있는 이 시장은 우리가 어렸을 때 엄마 손잡고 다니던 복잡하던 시장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이곳은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정서진중앙시장(옛 서구중앙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개성 있는 문화축제를 자주 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소원의 종이 대표적인데 고객이 엽서에 소원을 적어 종에 넣으면 매월 말 하나의 소원을 선정해 이뤄주고 있는 이벤트이다. 소원의 종은 2-3구역과 4구역 사거리에 설치돼 있다.

정서진중앙시장은 월미도와 가깝다. 시장에서 월미도까지는 차로 약 30분 거리(12km). 관광객이 즐겨 오는 만큼 월미도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월미 문화의거리에 조성된 친수공간에서는 탁 트인 인천 앞바다의 경관을 볼 수 있고, 월미도의 숨겨진 보석 월미산 전망대에서는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특히 23m에 위치한 유리 전망대는 저녁에 피는 아름다운 노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트릭아트·이색적인 먹거리

정서진중앙시장을 걷다 보면 바닥이 잘 꾸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카메라 아이콘과 발바닥 모양이 그려져 있는 곳에서는 트릭아트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바닥 한곳에는 타일로 각 상점의 이름을 새겨 넣어두기도 했다.

정서진중앙시장은 관광객이 많은 만큼 길거리 음식 개발을 위해 매년 요리경연대회를 열고 있으며, 덕분에 흑마늘 닭강정, 숯불김짬뽕, 녹차 돼지껍데기 등의 이색적인 먹거리가 가득하다.

잘 숙성된 흑마늘을 첨가한 띠꾼이네흑마늘닭강정은 단맛이 가득한 닭강정과 달리 구수한 맛을 자랑하고, 숯불에 구운 김이 매콤한 짬뽕 위에 올려져 나오는 독특한 메뉴인 큰집반점숯불김짬봉은 한번 먹으면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또 한방 재료를 사용해 돼지 잡내를 없앤, 인천의 족발 맛집 고려왕족발은 풍부한 육즙과 쫄깃한 식감으로 족발을 일부러 사러 오는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

참고로 정서진중앙시장에는 전자 안내판이 있으니 이 안내판을 통해 위 상점들을 찾아가보자.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정서진중앙시장 홈페이지(www.정서진중앙시장.com)에 접속하면 시장 배치도와 시장 내 점포 소개가 잘 설명돼있으니 쇼핑할 때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정서진중앙시장은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빨리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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