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전통시장들은 요즘 들어 빈익빈 부익부시대다. 특히 전국 지자체들은 전통시장의 가치와 특색을 바탕으로 문화와 관광자원으로서의 전통시장의 모습을 발굴하고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영광신문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통시장 50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반구대 구경하고 고래고기 맛보고 <울산번개·야음상가시장>

인심과 정이 넘쳐나는 시장

오랜 역사를 가진 울산번개시장은 주택가 한복판에 위치한 이른바 동네시장이다. 이 때문에 상인과 주민 간의 유대감이 매우 돈독하며 인심 역시 넉넉하다. 최근에는 새롭게 단장해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울산번개시장에서는 힐링투어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시장과 주변 관광을 함께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오렌지색의 미니버스는 14인승 저속 전기자동차로 울산번개시장을 출발해 선암호수공원을 경유하여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는 1시간 코스이다.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무료로 탑승할 수 있으며(2016년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11, 12, 15, 16시 총 4회 운영하고 있다.

아침에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시장이라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진 번개시장은 처음에는 임시적으로 운영되던 시장이었지만 이내 주변으로 인구가 대거 유입되면서 그 의미와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번개시장으로 출발했다. 울산번개시장 점포 수는 약 150개로 홈페이지(http://www.ubgsijang.com)에 시장 대한 정보가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울산번개시장에서 약 700m 떨어진 곳에 시장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야음상가시장. 야음상가시장은 주차가 편리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야음상가시장의 구조는 사거리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중앙에 캐릭터 시계가 하나 놓여있어 시장 구조를 파악하기 편리하다. 야음상가시장에서는 고객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니 잠시 쉬어가고 싶거나 시장 지도가 필요할 때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울산과 고래의 인연

울산에는 옛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 포경 유물을 수집해 보존·전시해 포경 역사를 재조명하는 국내 유일의 고래 전문 박물관인 장생포박물관이 있다. 고래생태험 체험관에서는 눈앞에서 유영하는 돌고래의 모습을 직접 관람할 수 있고,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 나가면 고래가 다니는바다에서 고래의 숨결도 느껴볼 수 있다. 박물관은 번개시장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5km)에 있다.

여유가 있다면 번개시장에서 차로 약 1시간(33km) 거리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에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 울산에는 세계 최초의 고래 사냥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것이 바로 국285호 반구대 암각화이다.

울산에 왔다면 고래고기를 맛봐야 할 차례. 고래고기는 고래할매집이 유명하다. 고래정식과 고래찌개, 육회해초비빔밥이 인기가 많다. 돌아올 때는 고래문화마을 내에 있는 고래빵연구소에서 고래빵 사오는 것을 잊지 말자. 울산의 특산물인 서생미역을 첨가한 고래 모양의 빵 속에는 커스터드 크림과 딸기잼이 들어 있다. 새끼 고래를 업은 어미 고래모양을 하고 있는 이 빵은 새끼를 낳은 어미 고래가 울산바다의 미역을 먹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번개야음상가시장은 KTX울산역에서 급행 5001번을 타고 시청 앞에서 216번 버스로환승하면 된다. 시간은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삶의 향기가 진동하는 <울산신정상가시장>

돼지국밥 맛보고 가이소

시장에서 생명력과 활기가 느껴지는 건 그 계절에 나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들이 가득하기 때문이 아닐까. 울산을 대표하는 신정상가시장(이하 신정시장)은 울산시청과 가까운 시내 도심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접근성이 높아 하루 방문객만 1만 명이 넘는 곳이다. 400여 개의 점포로 이뤄진 신정시장에는 국밥과 칼국수, 보리밥 등 각종 먹거리부터 시작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수산물 등이 가득하다.

신정시장은 특히 돼지국밥의 성지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시작한 돼지국밥은 밀양과 더불어 울산에서도 유명한 음식이다. 이렇듯 신정시장 국밥골목에 있는 음식점들은 대체적으로 뛰어난 맛을 자랑하지만, 그중에서도 박씨국밥은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국밥과함께 소수육도 추천할 만한데 깔끔한 맛과 푸짐한 양이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신정시장은 칼국수도 유명하다. ‘동호칼국수는 주문과 동시에 입구 한쪽에서 직접 반죽해놓은 칼국수 면을 삶아 육수에 말아준다. 냉콩국수도 국내산 콩으로 육수를 진하게 만들어 고소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칼국수골목 끝에 있는 산동만두도 가볼 만하다. 짜장면, 탕수육 등도 판매하고 있지만 직접 빚은 군만두, 찐만두가 맛있다. 고기로 가득 차 있는 만두에서는 진한 육즙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직접 만든 만두를 냉동시켜 포장판매도 하고 있으니 사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한편, 울산은 오래전부터 동해안의 해풍과 풍부한 일조량으로 과육이 부드럽고 향이 풍부한 배를 재배한다. 돌아올 때 울산 배 사오는 것을 잊지 말자.

도심 내 힐링 공간

한국의 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울산에 있다. 하늘을 향해 곧게 높이 뻗어 있는 대나무와 청량한 기운은 시름을잊게 해준다. 이는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을 따라 10(4.3km)에 걸쳐 이어지는 대나무숲, 바로 십리대숲길이다.

십리대숲길이 있는 태화강대공원은 신정시장에서 차로 약10분 거리(3km)에 있다.

또 울산의 유명한 관광지로 꼽히는 대왕암공원은 공원입구에서 등대까지 600m의 송림이 우거진 길이 이어지는데, 키 큰 소나무 그늘이 아늑함을 선사한다. 송림을 벗어나면 탁 트인 해안절벽이 보이고 바위를 이어주는 철교를 건너면 대왕암에 발을 딛게 된다. 이곳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수려한 절경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대왕암공원은 신정시장에서 약 30분 거리(18km)에 있다.

이 외에도 가볍게 산책을 즐기려면 신정시장에서 차로 약15분 거리(5km)에 있는 선암호수공원으로 향해보자. 선암호수공원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좋다. 잔잔한 호수 주위로 푸른 나무를 보며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참고로 이 공원은 꽤 넓으니 입구에서 코스 안내도를 잘 보고 출발해야 한다. 신정시장은 KTX 울산역에서 급행 5001번을 타고 시청 앞 정류장에 하차하면 된다.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광명시장>

1000원의 행복

광명시장에 가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우리의 얇은 주머니사정을 고려한 듯 갓 조리한 신선하고 따뜻한 음식들을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1000원은 버스 한 번 못 타는 돈이지만 광명시장에는 1000원으로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떡갈비다. 종이컵에 담아주는 장릉왕떡갈비의 두툼한 떡갈비는 광명시장에 장보러 왔다면 꼭 사야 하는 필수 먹거리로 이 떡갈비를 사러 광명시장에 일부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 떡갈비 10장을 사도 1만 원밖에 되지 않으니 정말 착한 가격이다.

떡갈비와 함께 유명한 곳은 홍두깨 칼국수. 식사시간이 지났는데도 줄서 있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이곳에서는 칼국수를 3000, 잔치국수를 1500원에 맛볼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칼국수 면은 홍두깨와 손을 사용해 쫄깃한 맛을 자랑하며 진한 멸치 육수는 하루 종일 우려내 시원하면서도 깔끔하다. 또 주인 어르신의 따뜻한 배려로 다양한 시장의 주전부리를 사와서 칼국수와 함께 먹을 수 있다. 또 광명시장에서 놓치면 안 될 메뉴 한 가지가 더 있다. 먹자골목 중심에 위치한 광명할머니 빈대떡은 고소한 냄새로 지나는 이들의 후각을 자극하고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녹두를 직접 맷돌에 갈아 만드는 것이 이곳의 포인트, 겉은 튀긴 것처럼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빈대떡을 막걸리와 함께 즐기면 그야말로 꿀맛이다.

한편 광명시장은 점포가 400여 개에 시장 출입구가 9개나 되는데, 전국에서도 손으로 꼽을 정도의 큰 규모와 다양한 아이템을 자랑한다. 더불어 광명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고,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인접해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관광객 몰려드는 광명동굴

광명시는 광명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광명의 문화관광자원에 대해 전문적으로 해설하는 순환형 투어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투어버스는 광명동굴 외에도 광명의 구석구석을 알차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KTX 광명역 2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투어버스는 광명동굴-밤일음식문화거리-광명전통시장(7호선 광명사거리역)-7호선 철산역-충현박물관을 거쳐 KTX 광명역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총 6개의 정거장을 순환하는 버스는 하루 4(오전 930·11, 오후 2·350) 운행하며 투어버스를타고 가다가 가고 싶은 곳이 나오면 자유롭게 관광을 즐긴후 지정된 승차장에서 다음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그중에서도 광명동굴은 광명시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져 꽤 운치 있는 한국동굴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동굴의 연중 평균 기온은 약12, 동굴 초입은 옛 광산을 묘사한 그림과 탄광 열차, 광산의 역사를 알려주는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동굴 안에는 국내외의 와인이 전시·판매되고 있으며 시음도 가능하다.

광명시장은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10번 출구로 나와서 좌회전한 뒤 조금만 걸어가면 왼쪽에 시장 입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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