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지방경찰청 개청 임박, 24시간 세종 지키는 '청사경비대'

장교에서 경찰로, 영화 살인의 추억나오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현장 첫 근무

6월 세종지방경찰청 신설을 앞두고 바삐 움직이는 조직이 있다. 청사 보안·치안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세종청사경비대다.

정부세종청사경비대장 김정훈(56) 총경은 지난 1월 부임했다. 김 총경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군 장교 생활을 마치고 경찰에 입문, 수사과와 정보과, 경무과 등을 거쳐 올해 총경으로 승진했다.

그는 1980년대 경기도 화성 연쇄 살인사건,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지난해 MB 정부 영포빌딩 경찰 불법 사찰 사건까지 굵직굵직한 사건·사고 현장에 있었다.

최근 세종경찰청 임시청사 소담동 한 건물에 새로 둥지를 튼 정부세종청사경비대. 그 기능과 역할, 변화한 의무경찰 문화 등에 대해 말했다.

김정훈 총경은 세종경찰청은 6월 말 쯤 개청될 예정이다청사경비대도 임시청사인 소담동 상가 건물로 둥지를 옮겼다. 개청과 함께 경찰관기동대도 새로 생긴다. 소속이 세종경찰청으로 바뀌면, 세종청 지휘를 받아 순수하게 세종시만 관할하는 치안 형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청사경비대는 의경으로 구성된 1~2중대, 총리 경호와 공관을 지키는 총리공관파견대, 행정과 등 4개 파트로 구성돼있다면서 총리공관파견대는 24시간 경비체제로 돌아간다. 의경 2개 중대는 청사 내 보안·순찰 업무를 맡고, 대테러 활동 등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세종시에 위치한 부처만 40여 개 정도다곳곳에서 집회 시위가 일어나는데, 청사 담장 바깥쪽은 세종경찰서에서, 안쪽은 청사경비대가 맡는다. 쉽게 말해 청사 정문이 접경지대라고 보면 된다. 대전청사경비대가 1개 중대임을 감안하면, 세종청사경비대는 꽤 큰 규모다고 밝혔다.

김 총경은 경력 경위 특채로 경찰을 시작했다면서 한국외국어대 재학 시절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3년간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녔다. 장학생은 정부기관에 임용돼 근무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나는 내무부 치안본부(경위 계급)로 결정됐다. 당시 일반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다 데려간다는 인식이 있어 정부 우수 인재 확보를 목표로 장학제도가 만들어졌다. 학사 장교로 전역한 뒤 경찰청이 출범해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1980년대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사건 현장이 첫 근무지였다면서 경기도 화성서 수사계장으로 발령받았을 때가 마지막 피해자로 알려진 고() 권순상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두 달 됐을 때다. 1년 동안 정말 힘들었다. 오후 4시만 되면 경찰들이 야간 근무를 하러 산으로 들로 나갔다. 주로 피해자들이 논, 밭에서 발견돼 어디서 사건이 벌어질지 몰랐다고 말했다.

김 총경은 경기도 부평에 있었던 경찰종합학교에서 36개월 간 간부 후보생, 기성 경찰관 교육을 담당하는 교관으로도 일했다. 경찰청 정보국, 정보과장을 거쳐 총 18년간 정보 업무를 봤다. 서산 정보과장으로 발령받았을 때는 태안 유출사고 발생 2년이 되던 해였다. 여전히 주민들이 농약을 먹고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곤 했다.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강남서 정보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 총경은 그 해 열린 핵안보 정상회의에는 대한민국 역사 이래 전 세계 지도자들이 가장 많이 방문했다. 당시 3개월 동안 집에 못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김 총경은 세종시는 새로 지은 계획도시다. 공기질 문제는 다소 아쉽지만, 인근 원수산 등을 가보니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경찰 입장에서 보면, 세종시는 인구 수에 비해 치안면에서 안정적인 도시다. 먹고 마시는 유흥가가 발달하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다면서 처음 와서 놀란 것 중 하나는 숙박시설이 없다는 사실이다. 외지 사람들은 불편할 수 있지만, 거주하는 입장에서는 쾌적한 환경이다. 인적 구성을 봐도 평균 나이가 32.5세다. 젊은 층, 학생들이 많다는 점은 곧 잠재성이 크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동문회 선배님을 통해 알게 된 한 편의 시가 있다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피어라는 시다. 우리가 공무원으로서 깊이 새겨야 할 의미가 담겨있다. 이 시를 함께 읽고 싶어 직원들에게 직접 프린트해 선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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