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에서 아열대과일인 애플망고를 직접 재배하는 농장이 있다. 염산면 오동리 망고야농장을 찾아가봤다.

 

 

 

과실의 왕 애플망고 영광 특산물로 자리 잡길

20여 가지 품종 직접 구해 시험 재배한 청년대표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변화된 기후에 적응하는 품종 개발이 시급하다. 우리나라에선 꿈도 못 꿨던 열대과일들이 제주도나 남부지방에 재배가 가능해지면서 농사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염산면 오동리에 있는 망고야농장박민호(32) 대표는 이런 기후변화를 누구보다 앞서 고민했다. 지난 22년간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키워왔지만, 5년 전부터 애플망고로 작목전환을 대비했다.

농장을 가득 채우던 파프리카는 국내 재배면적 증가로 상품 가격이 하락한데다 인건비와 자재값 부담으로 갈수록 수익이 줄었다. 기후변화와 현실적인 문제를 타개하고자 박 대표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애플망고를 선택했다. 애플망고는 어떠냐는 누나의 추천에 처음엔 무슨 애플망고냐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파프리카를 대체할 다양한 작물들과 함께 고민한 결과 애플망고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특히, 최저 온도로 16가 필요한 파프리카에 비해 애플망고는 6로 난방비가 줄고 인건비도 적게 든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애플망고는 사과처럼 탐스러운 붉은 빛깔을 띠는 망고다. 보들보들한 식감 덕에 아이들 간식으로도 으뜸이지만, 무엇보다 그 특유의 달콤한 향과 맛이 매력이다. 수입 망고는 덜 익은 상태에서 검역과정을 거치는데 비해 국내 생산 망고는 다 익고 수확하기 때문에 풍부한 향과 맛을 머금고 있어 확실히 경쟁력이 있을 거란 예상이다. 박 대표는 국내 애플망고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윈이란 미리 검증된 품종을 재배하기보다 새로운 품종을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품종 욕심 때문에 20여가지의 품종을 몇 천 그루씩 시험 재배해 직접 열매를 확인했다. 묘목을 구하기 어려운 품종은 씨앗부터 길렀다. 많은 망고를 폐기해가며 상품 가치 있는 망고를 얻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결과 홍망고라는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품종을 대량생산하기로 정했다.

재배과정에서 손이 닿는 곳에서 과일을 수확할 수 있도록 작목 높이를 조절한다. 일 년에 한번 수확하는 애플망고를 온실별로 순차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해 시장에 꾸준히 애플망고를 선보일 계획이다.

많은 시간과 자금, 마음고생 끝에 영광의 애플망고를 선보일 준비를 마친 박 대표. 그 곁에는 오는 8월 수확을 앞둔 애플망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탐스러운 선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지역 농민들과 힘을 합쳐 재배 농가를 늘려 애플망고하면 영광이 떠오르도록 영광 대표특산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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