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우리나라 대법원의 전범기업 징용 배상 판결을 부정하며 시작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다시는 일본에지지 않겠다.” 라는 자신감이 가득 찬 메시지로 굳은 의지를 대내외에 선포하였다.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함으로써 현 정부와 집권 여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핵심소재를 경제보복 무기로 우리 급소를 찔러 항복을 받아내려고 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탈 일본소재를 외치며 발 빠르게 이 국면을 수습해 나감으로써 오히려 일본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은 절대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 상자를 그들 스스로 열어버렸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액 중 일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이고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전체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가 일본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중국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출해 번 돈이 무려 26000억엔(26)이다. 관광객은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일본의 많은 지자체들이 우리나라 관광객들에 의해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경제보복으로 일제불매운동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리나라보다 일본의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자신감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을 외치며 친일잔재 청산을 뒷전으로 미뤘다. 그렇게 70년이 흐르도록 친일잔재는 대한민국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그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언론, 기업, 정당, 문화 등 단 한 번도 우리는 친일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 그런데 아베와 일본의 극우세력 그리고 우리나라의 친일 극우세력들이 스스로 그 기회를 제공하였다. 정말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개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정부는 정공법으로 가라!”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이렇듯 시간이 흐를수록 애국지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우리가 몰랐던 일본 제품들과 수출품들이 속속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영광 군민들도 자발적으로 연대를 확장해가며 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럼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 정치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국민들이 말하는 정공법이란 가만히 앉아서 지켜만 보라는 뜻이 아니다. 영광군 관내에는 현대기아차 같은 대기업은 없지만, 농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군이 왕성하게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생산 활동 과정에서 상당부분 일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영광군에서는 시급히 일본산 종자를 비롯한 핵심 농기계 부품과 일본산 수입 항목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하여 단기적으로는 군민들에게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알려주고,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

89일자 농업인신문의 기사를 보면 약 70% 가량의 양파, 90%의 감귤, 재배면적 10% 이상인 벼, 60% 가까운 토마토 등이 일본 종자에 의지하며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생산하는 농기계와 화학농약도 핵심부품과 소재를 일본에 의지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일본이 농업을 무기화 할 경우 영광군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농업이 핵심 기반인 영광군에서는 하루속히 실태조사를 서두르고 만약의 일에 대비해 철저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분명 일본의 경제보복은 위기이지만, 우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은 우리의 뜨거운 가슴으로 싸워야 하지만, 이런 불매운동 열기를 영광군 경제발전으로 잘 활용하기 위해선 냉정한 머리로 현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영광군은 모싯잎송편 지리적표시제 등록하는 과정에서 국산 종자 개발과 상품화 시킨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모싯잎송편은 영광군 산업을 뒷받침 할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리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영광군농업기술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특허 기술을 산학협력을 통해 실용화한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 이런 역량은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앞으로 정부는 일본 경제보복을 계기로 일본의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각종 소재산업과 수입종자를 국산화시키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을 것이다. 영광군은 이 위기를 영광군 경제 발전 기회로 잘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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