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성인의 제자들(석가모니④)

영광백수 출신/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철학박사

네 번째 제자 아나율(阿那律)은 석가모니의 사촌 동생으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후 고향에 왔을 때, 아난다(석가의 사촌동생), 난타(석가의 이복동생)와 함께 출가하였다. 석가 앞에 앉아서 졸다가 책망을 듣고, 서원(誓願-자기 자신의 소원을 세우고, 그것이루고자 맹세하는 )을 세운 후로는 조금도 자지 않았다고 한다. 그 결과 안질(눈병)을 얻어, 마침내는 두 눈을 못 보게 되었다. 육안(肉眼)을 못 쓰는 대신, 심안(心眼) 즉 천안(天眼)이 열려 천안 제1’이라고 불렸다. 심원(深遠)한 통찰력에서는 그를 따를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석가가 입적하던 해 경전을 결집할 때, 그 자리에 참석하여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다섯 번째 제자 수보리須菩提)는 사위국 브라만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어려서는 성질이 매우 험악하여 부모, 친척들 사이에서 큰 걱정거리였다고 한다. 그러나 마침내 집을 버리고 산속으로 뛰어나갔던 바, 바로 그때 산신(山神)이 그를 인도하여 기원정사(석가 45년의 교화기간 중 가장 오랜 기간 머물렀던 기도 수련원)에 이르게 하였다고 한다. 석가모니는 그를 보자마자 진노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그를 잘 가르쳐주었다. 이에 수보리는 잘못을 뉘우치고 크게 깨달은 바 있어 수행에 정진하고 착한 일을 행한 결과, 드디어 아라한과(모든 번뇌를 완전히 끊어 열반을 성취한 성자)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석가의 명령을 받아 반야(般若-의혹이 해소되고 진실이 밝혀지는 근원적인 지혜)에서 말하는 공()의 이치를 잘 깨닫고 설교하여, 해공제일(解空第一)이라 인정받고 있다.

여섯 번째 제자 부루나(富樓那)가 태어난 곳은 카필라 성의 이웃이며, 브라만족 출신이다. 아버지는 카필라 성주인 정반왕의 국사(國師)이자 큰 부자였고, 어머니는 석가모니의 최초의 제자인 오비구(五比丘-최초로 석가에게 귀의한 다섯 명의 비구승. 태자였던 석가를 맨 처음 따라와 함께 수행하다가 석가가 비구니로부터 우유죽을 받아먹는 장면을 보고 떠나버림. 그 후 깨달음을 얻은 석가가 최초의 설법인 초전법륜을 행하였던 바, 이를 듣고 깨달아 아라한과를 얻음)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콘단냐(교진여)의 여동생으로 전해진다. 또 부루나는 우연히도 부처가 탄생하던 날에 태어났는데, 일찍부터 그 총명한 능력으로 베다(Veda-고대 인도의 종교 지식과 제례 규정을 담고 있는 문헌)와 그 밖에 브라만교의 모든 책들을 공부하였다고 한다. 그 후, 진세(塵世-티끌세상)를 떠나 입산수도하여 마침내 사선오통(四禪五通)을 얻었다.

그렇다면, 과연 여기에서 말하는 사선오통이란 무엇인가? ()에는 마음이 기쁨과 안온함을 얻는 제1단계로부터, 몸과 말이 온전히 마음을 따르는 4단계까지 있다. 마지막 제4단계에 이르면, 마음과 몸이 자유자재(自由自在)하므로 그것은 마치 통()과 같다. 그리고 통()의 단계에 이르면, 무서운 정진력으로 못할 바가 없어 삶이 항상 기쁨 속에서 꾸려진다고 한다.

부루나는 설법을 할 때마다 먼저 변재(辯才-말재주)로써 많은 사람을 기쁘게 만든 다음, 폐부를 찌르는 고언(苦言-귀에는 거슬리나 참된 말)으로 마음에 가책이 일게 하였으며, 마지막으로 밝은 지혜로써 모든 것이 공허함을 가르쳐 청중들로 하여금 해탈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열반에 이르기까지 99000명을 제도(濟度-미혹한 세계에서 생사만을 되풀이하는 중생을 건져내어 생사가 없는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함)했다고 하여, ‘설법 제1’이라 일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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