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 수필가

같은 시대 동일한 나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 이해가 힘들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정치성과 사상의 대치는 너무 이상하다. 같은 미디어를 접하고 국화빵 같은 교육을 받으며 자란 세대가 생각은 극으로 치닫고 있으니 설명이 쉽지 않은 것이다. 어디서부터 틀어진 것인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근본을 찾아봐야할 현상이다. 어느 나라든 민족성의 형성은 역사에서 나온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고 보면 우리 역시 이러한 경우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어쩌면 맞을 것이다.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꽈배기처럼 뒤틀린 역사는 민족성마저 많이 왜곡시켰다. 정리되지 못한 역사는 후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상식적이라면 우리 민족성 또한 이렇게 뒤틀려버린 것이 지극히 상식적이다. 한 지역의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이 일본의 주장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망언을 했다. 한국은 일본이 준 전쟁배상금 5억불로 일어선 나라이고 위안부 문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돈을 받고 이미 해결이 되었는데 우리는 계속 다른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람의 이상한 지식은 도대체 어디에서 차용한 것일까. 중앙 유력 언론의 칼럼이라고 한다. 사실은 자신의 지식이 아니었다는 고백이다. 고대부터 끈질기게 이어진 매국인들은 이렇게 역사 왜곡의 틈새기를 타고 들어와 현대까지 장악했다. 1차 사료를 접하지 않은 얄팍한 지식은 거의 간접 지식에 불과하고 오히려 거기에 수반하는 이권의 신념만 강한 사람들, 그들이 다름 아닌 매국인들이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2차 경제독립투쟁을 부정하고 일본의 편에 서는 사람들이 거침없이 커밍아웃을 하는 현실이 너무나 무섭다. 모든 백성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 당당하게 나라를 일본에 팔고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지만 오늘도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한 방향을 바라보는 정치인의 경쟁이 우리나라에 존재하기나 했던가. 없었던 것 같다. 항시 대립이었다. 붕당을 만들고 무리를 지어 상대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최대 목표인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다. 고대부터 역대 왕권이 무너지거나 침략에 굴욕적인 항복을 할 때도 언제나 내부자가 있었다. 말로는 정의와 애국을 외치고 가슴은 욕심을 따르기 때문이다. 현재도 전혀 다르지 않다. 윤치호가 조선의 젊은이들에게 전쟁터로 나가라는 가두방송을 하고 서정주가 시로 격문을 썼던 것처럼 일본을 위해 마이크를 잡고 SNS에 글을 올리는 한국의 일부 지식인들에게 정의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어쩌면 역사를 가로지르는 판단력의 세뇌가 의지를 좌우하는 부류의 실체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고 거대할지도 모른다.

예전엔 나이를 지혜로 보았다. 동네의 어르신은 도서관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다. 하지만 현실과는 너무 괴리가 있는 말이 되었다. 요즘의 나이는 오만과 편집증의 대명사가 되었다. 자신의 생각과 고집 외에는 전혀 인정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번개처럼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따라붙지 못하는 단편적 아날로그 지식으로 세상을 대처하려는 무모함까지 더하면 속수무책이다. 바로 보은군수가 표본이다. 노인 폄훼가 아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젠 노인층이다. 단지 무섭게 변하는 시류에 뒤지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노인들 문제만은 아니다. 언론의 융단 폭격에서 진실을 보지 못하는 젊은이들도 결과는 비슷하다. 진실의 형상을 타인의 편파적 의견에서 구하는 행동은 어리석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의 딸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이다. 당시 입시제도의 허실을 살핌이 우선이고 위법문제를 거론함이 순서에 맞다. 촛불을 먼저 드는 행동은 경솔하다. 위법은 없고 의혹만 가득한 사안에서 의혹을 해명하는 소수 관계자들의 주장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해명 해 주어야할 관계자들 역시 사실과 다른 황당한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어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걸음 물러나 양면을 살펴야할 지혜는 언론의 융단폭격으로 먹통이 되었다. 10대와 20대가 조국 교수를 가장 불신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상을 단순하게 보면 나이에 관계없이 판단력을 잃는다. 언론이 쳐놓은 장막을 보지 말고 부디 장막 뒤의 진실을 보길 바란다. 의혹이 진실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의혹을 위한 촛불은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정치인 연좌제로 몰고 가려는 의도는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옳지 않다. 가족을 미끼로 삼는 행위는 누가 봐도 비겁하고 파렴치하다. 의혹이 아무리 난무해도 밝혀져야 불법이고 부도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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