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경기도 생활, 딱 한 달입니다.

지역 인사하랴, 기관 업무파악하랴, 의회 업무보고하랴, 속절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로소 오늘(92) 새벽 산책하며 주변을 돌아봤습니다. 짧은 숲길, 가벼운 생각. 드디어 초긴장의 틈을 비집고 작은 평화가 들어섭니다.

일천독 보낼 꼼꼼한 여유조차 허락질 않습니다.

생각날 때 간간이 제멋대로 소식 전하는 일천독, 양해하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오늘은 9월의 시 한 편으로 운치있게 시작해 볼까요?

특별히 멋진 꽃사진을 보내주신 담양군 공직자 박ㅇㅇ. '다시 9'로 답합니다.

 

<다시 9> - 나태주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가을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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