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성인의 제자들(소크라테스①)

우리는 지난 호까지 공자, 석가모니의 제자들에 대해 살펴보았거니와 이번에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출신으로서 역시 세계 4대 성인 가운데 한 사람인 소크라테스 차례이다. 공자와 마찬가지로, 소크라테스에게도 따르는 제자들이 많았다. 왜냐하면, 그 역시 일찍부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는 직업(석수장이)이나 가족을 등한히 하는 대신 오직 후진 양성에만 온힘을 다 쏟았기 때문이다. 가난했던 그는 초라한 옷차림으로 거리에서 아무에게나 대화를 걸어갔는데, 그의 뒤에는 항상 많은 제자들이 따르고 있었다. 그 가운데는 상류사회 출신도 많이 끼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이들을 가르쳤고, 대개 저녁 한 끼를 얻어먹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이것은 소피스트(보통 궤변론자로 불림)들이 돈을 위해 지식을 판 것과 분명하게 비교된다.

소크라테스의 제자라면, 그 누구보다 먼저 플라톤을 들 수 있다. 두 사람은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도 유명한 사제(師弟)관계를 형성하였다. 그러나 플라톤에 대한 소개는 다음으로 미루고, 안티스테네스와 아리스티포스, 에우클레이데스와 파이돈, 아이스키네스, 크세노폰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안티스테네스는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실질적이고 엄격한 면에 주목하여, 견유학파로 불리는 키니코스학파(금욕주의)를 창설하였다. 그는 덕이 제일 중요하며, 덕이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서 행복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 덕이란 모든 욕심을 버리는 무욕(無慾)한 생활로써만 얻어질 수 있다고 하였으며, 이러한 사상을 실천에 옮긴 사람이 그의 제자인 디오게네스이다. 안티스테네스는 자신의 교육방법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위해, 사회의 어리석은 모습과 불의를 향해 개처럼짖어대곤 했다. 제자 디오게네스가 큰 통 속이나 개집에서 개와 함께 살았다고 하는 이야기가 유명하지만, 금욕주의(키니코스학파)는 이러저러한 인연으로 견유학파라는 이름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다시 말해, 견유학파(犬儒學派)에서의 견()은 다름 아닌 개를 가리키며, 키니코스(Kynikos) 학파라 부를 때의 ‘Kyon’이라는 단어 역시 희랍어로 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제자 아리스티포스는 북아프리카키레네 출신이다. 그는 덕은 행복이다라고 하는 스승의 명제로부터, ‘쾌락이야말로 최고의 선으로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에 의하면, 행복이란 과거, 현재, 미래에 맛볼 수 있는 모든 쾌락의 총화이다. 그리고 육체적 쾌락은 정신적 쾌락보다 우위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 인생 최고의 목적은 각 개인이 가장 강하고 가장 영속적인 쾌락을 누리는 데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금욕주의의 맞은편에 있는 쾌락주의, 즉 키레네학파를 창설한 인물이 되었다.

그와 학생들은 공동체와 같은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였고, 그곳에서 자유연애를 비롯한, 그들이 가르치고 배운 것을 실천하였다. 당시 그곳에서 여자는 남자와 완전히 동등하였다. 그 덕분인지, 이 학파에는 철학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등장한다. 그는 다름 아닌, 그의 딸 아레테이다. 아레테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학교와 공동체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녀는 40여권의 책을 썼거니와, 키레네 시()는 그녀를 헬라스(그리스)의 빛이란 이름으로 경배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인 아리스티포스(외할아버지와 이름이 동일함)에게 이 학설을 물려줌으로써 쾌락주의의 명맥을 이어가도록 하였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