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마진, 임금비, 자릿세가 없어요”… 3무(無) 도농 직거래

영광굴비 매출이 10, 서울도심 일회성 파머스마켓 '정례화 체계화 된다

효과가 너~무 좋았어요. 상보다는 특상을 드리고 싶어요"

최근 서울에서 열렸던 '무교로 직거래장터'에 참가했던 영광군의 굴비 생산유통법인 부대표가 내린 평가다.

미성영어조합법인(대표 김윤희)의 강병욱 부대표는 커다란 만족감을 표시한 이유는 서울시와 영광군이 마련한 무교동장터에서 굴비를 팔아 쏠쏠한 이문을 남겼기 때문이다.

강병욱 부대표는 "매장이나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팔면 예를들어 2만원에 팔 것을, 소비자와 직거래를 함으로써 중간마진과 임금비, 자릿세가 없다보니 영광에서 판매하는 가격 그대로 굴비를 판매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광의 굴비 가격은 서울의 1/2수준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이점은 가격이 싸니 많이 팔린다는 것. 그는 "중간유통마진과 자릿세가 없어 가격이 싼데다 서울은 왕래하는 손님이 많아 영광매장에서 보다 10배의 매출을 더 올렸다"고 웃음지었다.

영광에는 대략 700여개의 굴비유통업체가 있는데 규모가 큰 업체들은 기존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유통시키지만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직거래장터에서 활로를 찾고 있고 그런 만큼 이런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10년째 '인삼튀김'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충북 증평군의 '정가네 인삼튀김' 김승묵 대표도 직거래장터에 참여 소감에 대해 "매출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다""분기마다 장터를 열거나 기간을 3~1주일 단위로 연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방 상생행사로 열린 무교로 직거래장터에는 증평 인삼과 의성 마늘, 남해 멸치, 영광 굴비 같은 농수특산물들이 시중 가격보다 최고 30%안팎까지 싼 가격에 판매돼 서울시민들로부터도 호응을 얻었다.

과거에도 설이나 추석명절 또는 자매 지자체간 파머스마켓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한번 열리고 마는 일회성 행사에 그쳤기 때문에 그 효과가 미미한 전시성 행사일 뿐이었다.

자연히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지역 상인들이나 상품을 구입하는 서울시민 모두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앞으로는 도농간 직거래가 제품 유통량의 일정 부분을 담당하는 유통의 새로운 주체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시가 '서울과 지방의 상생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지방을 발전시키고 살찌울 방편으로 '상생상회''농부의 시장'을 체계화하는 데 발벗고 나선 까닭이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기초, 광역지자체와 55건의 MOU를 맺고 직거래장터를 체계화하는 한편으로 201811월 서울 인사동 안국역 부근에 지역 농특산물 홍보. 판매의 거점인 상생상회를 마련했다. 사업의 체계화와 지속성을 담보할 목적으로 2008년에는 아예 대외협력기금도 조성했다.

올해 들어서만 무교로 직거래장터와 40개 지자체가 참여한 프레스센터 직거래장터, ASF 피해농가를 돕기 위한 한돈농가돕기 행사를 비롯해 9개 장소에서 81차례 도농직거래 장터가 열렸고 누계 매출액도 15억원에 이른다. 지난 3년간 도농직거래 매출액은 55억원을 넘는다.

서울시의 '직거래장터 사업'은 지방을 체계적으로 도와주고자 하는 서울시의 의지가 스며있는 '서울시-지역 상생 마스터플랜'의 한 부분일 뿐, 전체 사업의 외형은 시대적 과제인 '경향간 불균형해소'라는 철학적 토대 위에 방대하고도 섬세한 계획으로 구체화돼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상생을 위한 서울선언문에서 "서울과 지방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멸로 갈 수 밖에 없다. 오랜시간 이어져 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며 상생발전은 우리 모두의 시대적 과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오는 2022년까지 지방 취.창업지원 귀농귀촌지원 문화예술 교류 서울의 혁신기술과 제도 공유 등 36개 사업을 통해 지방 지원에 2403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국 34개 지자체가 서울시의 취지에 공감해 상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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