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나라 따뜻한 사회가 목표




1. 2004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소감과 금년 한 해의 계획은?



2004년은 문자 그대로 다사다난했습니다. 국가경제가 활력을 잃었고, 국민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빈곤층이 전체국민의 10.4%에 달할 만큼 늘었고, 빈부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서울의 웬만한 역 주변에서는 날마다 수 천 명이 무료급식을 받고, 서울의 지하공간에서는 밤마다 수 백 명이 길바닥에서 잠을 잡니다. 2004년은 정치적으로 격변의 해였습니다. 그에 따른 대결과 갈등, 혼란과 상처도 많았습니다.

2005년 새해에는 국가경제가 풀리고 국민생활이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정치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대결과 갈등이 완화되고 타협과 조정의 성숙한 기류가 형성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경제회생과 민생안정과 정치성숙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2005년은 광복 60주년, 을사조약 100주년입니다. 나라의 기틀을 되돌아보고 지킬 것은 지키되,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을 때가 됐습니다. 저는 ‘활기찬 나라, 따뜻한 사회’를 저의 정치적 지향으로 설정했습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안을 차근차근 마련하겠습니다.



2. 지난해 4 ․ 15 총선에서 당선되시어 재선의원이 되셨습니다. 지난 선거의 의미와 앞으로의 각오를 말씀하신다면?



지난해 4 ․ 15총선은 선거라기보다 혁명에 가까웠습니다. 국회의 잘못된 탄핵소추의 역풍으로 국민들은 분노하셨고, 선거구도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아프게 증명했습니다.

저로서도 매우 어려운 선거였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영광-함평의 유권자 여러분께서는 부족한 저를 다시 한번 신임해 주셨습니다. 한편으로 영광스럽지만, 그보다는 저의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고 처신하겠습니다.

지난해에는 4 ․ 15 국회의원 총선거에 이어 6 ․ 5 지방자치단체 재 ․ 보선, 10 ․ 30 지방자치단체 재 ․ 보선이 잇달았습니다. 이들 선거에서는 승패의 명암이 뒤바뀌곤 했습니다. 민심은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한 것입니다. 항상 민심을 살피고 민심 앞에 겸허해야겠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3. 한국정치가 혼돈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며, 돌파구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요?



요즘 한국정치가 혼돈에 빠진 기본적인 이유는, 열정은 있으나 정치력은 부족한 사람들이 정부와 국회의 다수세력을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국정의 최고목표를 실사구시보다 관념적 개혁에 두고, 그것을 독선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 각 분야의 갈등을 증폭시킨 것이 큰 원인입니다. 심지어 지지세력마저 분열시켜 정치적 갈등을 조장하기도 했습니다.

돌파구로서 저는 정부여당을 향해 다음의 세 가지를 오래전부터 주문하고 있습니다.

첫째, 국정의 최고목표를 국민의 복리증진에 두어야 합니다. 국가경제를 살리고,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제는 국민을 최대한 포용하고, 다수국민이 함께 가도록 국정을 펴야 합니다.

셋째, 핵심진용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국정을 실사구시형, 국민통합형으로 운영할 진용을 갖추어야 합니다.



4.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문제가 계속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의원님의 견해는 어떠하시며, 만약 합당한다면 이에 응하실는지, 아니면 다른 행보를 취하실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원칙적으로,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정당을 같이 하고, 생각을 달리 하는 사람들을 정당을 달리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게만 되지는 않습디다.

미래의 일을 함부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저는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는 합당이 어렵고, 지방선거 이후에는 큰 틀의 정계재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혼도 어렵지만 재결합은 더 어려운 법입니다. 합당에는 각자 내부적으로 정리해야 할 것, 서로 맞춰야 할 것 등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많은 난제를 풀어낼 만한 정치력을 가진 지도자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방선거 이전에는 합당하기가 쉽지 않으리라고 보는 것입니다.

통합이든 정계재편이든, 정략적으로 접근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정당이나 정치인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생각해야 합니다. 역사의 진전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가. 호남의 정신과 정서와 이익을 위해 무엇이 좋은 길인가, 저는 그런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작정입니다.



5. 민주주의의 원칙에 양당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국회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존재하지만, 우리 지역은 그동안의 일당 독주체제에서 양당체제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와 방향을 밝혀 주십시오.



정치적 획일주의는 옳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복수정당제가 국민의사의 반영에도, 민주정치의 구현에도 적합합니다. 그래서 헌법도 제8조에서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복수정당제 가운데서는 양당제가 이상적이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다당제가 나타나다가 양당제로 정리되기도 하고, 양당제가 다시 다당제로 분화되기도 합니다.

호남 지역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호남에서도 정치적 획일주의가 시정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앙정치에서의 양당과 호남에서의 양당이 다르다는 것이 또 다른 현실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나름의 배경이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 사이에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정계의 여러 변화를 거치면서 차츰 정리돼갈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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