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광 관내의 학부모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내 아이를 인문계 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어도 뜻대로 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중학교 졸업 예정자중 상위권에 드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울며 겨자 먹기로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중학교 졸업생의 70% 이상이 인문계 진학을 원하고 있지만 인문계의 정원은 줄어들고 실업계의 정원은 늘어가는 형편이니 인문계 고등학교 입학하기가 치열하다 못해 그 이상이다. 2003학년도 고입정원 총학생수는 852명으로, 인문계가 420명(49%), 실업계는 432명(51%)으로 2001학년도 504명의 인문계 학생수에 비해 84명이 줄었으니 과연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 같은 교육정책에 학부모들은 개선책 마련을 요구해 보지만 특별한 대안은 없는 것 같으니 더욱 문제다. 물론 교육계 나름대로의 애로는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이미 자신의 진로를 타의로 결정해야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지 생각해 보고 싶다. 그리고 영광에는 왜 실업계 고등학교가 많이 존재하는지 일반 학부형들은 납득하기가 어렵고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인문계의 숫자가 왜 줄어드는지는 더욱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인문계인 해룡고의 경우 학급수가 97년 10학급에서 2002년에는 8학급으로 줄었으며, 학급당 학생수 역시 36명에서 30명으로 줄어 240명이고, 영광고의 경우 6학급에 180명이 입학 정원이다. 이는 일찌감치 초등학교 때부터 학군을 옮겨가는 역효과 까지 초래하고 탈 농촌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웃 함평의 예를 봐도 실업계가 136명인 반면 인문계는 480명으로 78%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의 교육정책이 확실히 뭔가 잘못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마치 실업계를 보내기 싫으면 타 지역으로 전학을 보내든지 다른 방법을 찾든지 하라는 배짱인 것 같아서 학부형들은 더더욱 어지러운 것이다. 중학교 졸업생의 80%이상이 대학 진학을 원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인문계의 정원을 늘려야함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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