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장에서


 


5.31 지방선거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어렵다'는 입장과 '쉽다'는 다양한 반응들과 투표구 현장에서는 ‘웃고’, ‘우는’ 광경들이 표출됐다.



▲31일 오전 6시부터 투표가 시작된 영광읍 단주리 제2투표구 영광실고를 찾은 50여명의 유권자들은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기초비례와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광역비례 등 두 차례 투표방식의 난이도(?)를 놓고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안내요원에게 절차 설명을 듣고 투표를 마친 이 모씨(63·양평리)는 "3장의 투표용지를 두 차례 투표함에 넣는 바람에 너무 혼동됐다"며 "기초 후보들도 너무 많아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반면 법성포 단오제를 가기 전 투표소를 들렸다는 김모씨(54·신하리)는 '사전에 선거 공보물을 모두 숙지해 평이하게 투표를 할 수 있었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오전 9시 영광군 전체 투표율 23%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광읍 제3투표구인 중앙초등학교에서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팔순이상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하여 몸이 불편한 장애인부터 2일전 큰 수술을 받고도 힘든 몸을 가누며 주권을 행사하는 유권자 등도 있었다. 특히 7년 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왔다는 지넷에스(29·백학리)씨는 “2004년 국회의원 투표 이후 이번 투표가 2번째인데 생각 이상으로 투표가 쉽고 재미있었다”며 “3명의 후보자 정도만 얼굴을 알뿐 다른 후보자들은 몰라 다음 선거 때는 전체 후보들을 정확히 알고 투표를 하겠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영광읍 제1투표구인 영광초등학교는 13일간의 열전을 펼친 후보자에게 답례를 하듯 아침 일찍부터 가족단위 유권자들이 대거 몰렸다. 성모(33)씨는 “장사 때문에 5월 연휴 때도 나들이 한번 가지 못해 가족에게 미안했는데 오늘 투표도 하고 나들이도 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박모(34)씨는 "서울에서 부득이하게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투표를 위해 고향에 내려왔다"며 "투표를 마치고 다시 가야하지만 몸은 피곤해도 굉장히 뿌듯하다. 선거 후 이전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지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여러 투표구에서 글씨를 몰라 헤매는 유권자에게 설명할 길이 없어 기표소에서 가족들이 동반, 후보자들을 일일이 설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일들을 지켜본 지역 유권자들은 “투표용지에 후보자들의 사진을 인쇄하여 문맹자들에 대한 방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했다. 



▲군서면 성지송학중학교에 마련된 군서2투표소에서는 아침 6시 투표를 시작했지만 투표소 종사원들이 사무착오로 관리자 사인을 찍지 않고 투표용지를 배부하고 투표를 진행, 투표소 관리자가 뒤늦게 이를 발견하고 투표가 중지했지만 이미 17매의 투표용지가 기표 후 투표함에 들어가 버려 무효표가 된 것이 아닌가 논란이 벌어지는 소동이 일었다. 이에 보고를 받은 선관위는 무효표가 아니라고 해석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투표는 총 유권자 48,577명의 중 36, 302명이 참여하여 74.7%를 보였으며 지난 3회 선거 때는 52, 290명의 유권자 중 39,871명이 투표, 76.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개표장에서


 


13일간의 열전을 뒤로 한 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31일 영광여자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영광군 선거구 개표장은 긴장감 탓인지 시종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개표가 진행됐다.




▲이번 선거 개표장은 여느 선거때와 달리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어 일부 선관위원들마저 불평을 호소했다. 선관위는 개표장의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각 당 후보자 참관인 43명에게 출입증을 교부했다고 밝혔지만 개표장안에는 140여명의 종사원을 제외하고도 100여명의 인원이 몰려 혼잡을 빚었다. 일부 참관인들은 출입증을 패용하고 먼저 입장 후 동료 출입증을 빌려 다른 사람을 입장 시키는 등 편법을 사용하는 일도 비일비재 했다. 


 


특히 개표소 안에 통제라인이 없어 관람증을 패용한 관람객이 개표소 안에 들어오는가 하면 참관인은 투표용지를 직접 만져서는 안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참관인은 투표용지에 손을 대어 용지를 집어들고 이의를 제기하는 일도 발생, 종사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오후 6시 9분 부재자 투표함이 도착되면서 개표장 분위기는 무르익어 가기 시작했다. 6시 15분 장정희 위원장의 개표 시작 선언과 함께 141명의 개표 사무원의 선서가 이어졌다. 장 위원장은 "5·31 지방선거의 마지막 과정인 개표만이 남게 됐다"면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무원들의 공정한 개표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6시 20분 법성 4투표함이 개표장에 첫 도착했으며, 22분 부재자 투표함이 개함됐다. 23분 영광읍 7투표함 등 계속해서 각 지역의 투표함이 도착됐으며 개표장에서 가장 근접한 영광읍 1투함(영광초등)은 전체 투표함 중 9번째로 도착했다.


 



▲오후 6시 46분 묘량면의 1, 2투표함이 동시 개함되면서 개표장의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투표구별 개표가 이루어졌던 역대 선거 때와는 달리 사상 처음으로 읍·면별 동시 개표가 이루어지자 참관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한 참관인은 "투표구별로 개표할 경우 마을별로 표심이 드러나는데 따라 부작용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지역화합을 위해서도 읍·면별 동시개표는 환영할 만하다"고 촌평했다. 본격적인 개표가 시작되자 참관인에게 득표 상황을 묻는 문의가 쇄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개표 초반 묘량면에서 민주당 정기호 후보가 무소속 강종만 후보를 득표율 12%이상 차이를 벌리자 양쪽 참관인들은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개표 진행 1시간 27분이 지나자 이번 선거의 당락을 가름하는 영광읍 투표함이 7시 27분 개함 되자 지역 주민들도 개표 참관인들에게 계속 전화를 해 진행 중인 개표 결과를 물어보는 등 개표장 분위기는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특히 개표가 한참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낙월 투표함이 8시 30분께 마지막으로 도착 할 즈음, 몇 명의 참관인들은 당선권에서 멀어지자 실망스런 모습으로 개표장을 떠나기도 했다. 1일 0시 12분 군수와 도의원 2선거구, 기초의원 나선거구 등 후보간 경합이 계속해서 이어져 참관인들은 한 표, 한 표에 눈을 집중시켰다. 이날 개표는 별 사고 없이 시종 차분한 모습에서 2시 43분 낙월 투표함 개함을 마지막으로 최종득표 집계까지 약 10시간의 개표를 마감했다.      




▲한편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결과에 따르면 이날 총 유효투표수는 총 3만4354표이며 무효투표수는 1956표로 잠정 집계됐다. /신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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