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루사로 인한 농사피해가 심각합니다. 추곡수매가 시작된 현재 작황은 어떠하며,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보상책은 어떠한지 알고 싶습니다.

■ 올 봄에 작황이 좋았던 보리농사가 잦은 비로 수확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지역 최대 생산 작목인 고추와 벼농사도 수확기에 집중호우와 태풍루사로 인해 생산량이 줄고 품위가 떨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을 더욱 어렵게 하고 농업인에게 실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추곡수매가격 보상은 정부와 지자체, 농협중앙회, 지역농협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데, 현재는 농업인이 흡족할 만한 대책은 없습니다. 우선 농협 자체적으로 지난 2일부터 추곡수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시중보다 110kg당 3천원 정도 더한 가격에 수매, 농가의 희망에 따라 출하량의 70%를 수탁한 후 차후 인상된 가격으로 정산할 예정이며, 계약재배 벼 약 7만 가마는 건조벼 상태로 별도 수매조건을 세워 수매할 계획입니다. 특히 태풍루사로 인해 과일재배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였습니다.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낙과된 과일 팔아주기 운동도 전개했으며 벼 도복 등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영농자금 등을 상환 연기하여 드리고, 고추계약 재배시 지원된 선도금은 무이자로 정산하고 있으며, 계약량 미출하로 인한 위약금도 전액 감면하여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풍피해로 인한 2등품 미만의 추곡을 수매할 수 있는 대책이 수립되지 않아 정부에 별도 조치를 건의 하는 등 시름에 빠져있는 농업인에게 보다 더 실익있는 보상책이 없는지 연구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 영광농협의 현주소는 어디에 있으며, 점점 어려워지는 농업을 살리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 우리농협도 IMF와 통합농협 출범 이후 많은 변화를 닥친 어려운 시기입니다. 시중은행의 대형화와 금리인하로 금융기관의 경쟁력이 심각합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상과 중국의 WTO 가입으로 농업분야 개방가속화와 확대가 예상되고, 쌀값 하락 등 농촌경제의 어려움이 결국 대내외적으로 농협의 위기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 농촌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같이 농업이 단순 먹거리 생산이 아닌 식량안보와 환경보전 차원에서 육성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기 발생한 농가부채는 더 이상 증가되지 않도록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여 농업인의 사기를 북돋아주어야 합니다. 농업인 스스로도 세계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연구와 노력으로 소득 사업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해야 합니다. 이에 전문화와 경쟁력에서 우위를 위한 품목별 우수 작목반을 육성, 시설농업을 선진화하고 환경농업을 정착시켜, 안전하고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 수입개방화에 대비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대마의 딸기·화훼작목, 불갑의 복분자 등 지역별로 특색작목을 선정, 계약재배를 늘려 농가의 안정적 생산을 지도·지원하고 지역적으로 산재 분산된 버섯, 토마토, 풋고추, 감 등 지역 우수농산물의 생산과 판로 확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우리지역의 주작목인 고추와 쌀은 대도시 직판장 개설, 대형유통업체 계약체결, 전자상거래 기반 조성을 통해 생산량 전량을 계약 재배할 수 있도록 장기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여, 고품질 우수농산물 생산을 통한 판로개척을 통해 농산물이 제값을 받는데 전력하겠습니다.



□ 지난 99년도 영광농협장에 취임하시어 그 동안 추진하신 역점사업은 무엇이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말한다면 ?

■ 영광농협은 전국에서 규모가 크고 건실한 농협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96년도 쌀사고와 크고 작은 사고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농협이 조합원들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때인 99년에 사고조합의 조합장으로 취임. 조합의 경영목표를 농협의 신뢰회복과 내실경영에 역점을 두고 추진, 96년의 미곡사건을 마무리짓고 우리농협의 재무구조의 건전성과 경영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지난 30년동안 조성했던 8억원 출자금을 3년만에 21억원을 조성해 29억원 출자라는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건전경영기반 구축을 위해 8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 경영의 내실을 기했고 경영관리능력 평가에서 4등급이던 부실조합을 2등급으로 올려놓아 자기자본 비율, 자산의 건전성, 각종사고 정리 등 각 분야에서 경영기반이 확충되므로서 대외적으로 건전한 조합으로 평가받아, 전남 200여개 조합중 2002년도 상반기 경영실적에서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또 지난 2000년부터 전국의 1천300여개 조합 중 영광군에서 우리조합만 유통 활성화조합으로 선정 70억원의 저리자금을 지원 받아 어려운 농촌에 생산자금, 선도자금을 저리로 지원,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해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내실을 기하다 보니 농가소득사업증대 부분에 소홀히 한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조합원 소득증대사업에 역점을 두어 추진할 계획입니다.



□ 영광농협의 본소 이전을 추진하셨는데 앞으로도 이전 계획은 있으신지요.

■ 영광농협 본소가 이전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는 수십년간 근무경험이 있는 직원들, 조합의 경영을 생각하는 다수의 의견인 것 같습니다. 현재 위치하고 있는 영광농협 본소 자리는 신용점포로서 역할은 훌륭하나 조합을 경영하는 본소 점포로서는 적당치 않다는 얘기입니다. 종합농협으로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본소에서 조합원 소득사업과 직결되는 경제사업을 관장해야 하는데 농약, 자재, 비료, 창고, 장재사업을 별도 사무소에서 취급하고 있어 경영 효율면에서 대단히 많은 문제점이 있고 사무소가 분산되어 있어 고비용과 업무추진이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2001년 본소 이전 추진 과정에서 옳은 일을 한다고 해서 다 옳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는 경험을 했습니다. 당시 제기되었던 많은 의견 등과 향후 조합원님들의 의견을 적극수렴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 영광농협을 중심으로 관내 각 농협에서 핵폐기장 유치 반대를 적극 앞장선 배경을 설명하다면 ?

■ 핵폐기장 유치반대는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생존권에 관한 사항입니다. 나도 핵폐기물이 발전소내 중간 저장되는 것보다는 영구적으로 처분장이 마련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핵폐기장 유치를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첫째, 농산물 판매의 어려움입니다. 한수원에서 발행된 책자에 의하면 원전 주변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아무런 문제없이 잘 팔리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 뛰어들어 보았는가, 농산물 판매를 위해 도시 시장에 가보았는가를 묻고 싶습니다. 영광에 원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광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영광이란 상호를 붙이지 못하고 옥당이니 칠산이니 대마니 군서니 작목반 이름을 붙여 유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원전 주변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일본에 가보면 포장에 지역을 표시, 구태여 간척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란 문구를 넣지 않고도 간척지에서 생산한 미질이 좋은 농산물이란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천하의 좋은 지형여건을 갖고 있으면서 원전 때문에 간접적인 피해를 보고있는데. 여기다 핵폐기장까지 들어온다면 농산물판매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일이 뻔한 일이고 농촌도 존재치 못할 것입니다. 선조 대대로 농사를 천직으로 살아온 우리 농민이 농촌이 망했다고 다 장사를 할 수 있겠습니까.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고 합니다. 농촌인 우리지역은 농사가 잘 되어야 인심도 좋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됩니다. 이 지역에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사람이 농민말고 누구란 말입니까.



□ 농업살리기와 핵폐기장 반대는 동일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핵폐기장 문제가 어떻게 매듭될 것으로 보이십니까?

■ 핵폐기장은 영광에 건설되지 않을 것입니다. 한수원의 자료도 영광이 자연환경, 지리적 2급지로서 적합지가 아니며 사람들이 밀집된 지역으로 안전성에도 큰 위협이 많아 적합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광은 농업이 주된 산업이며, 농업인이 설치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농업없는 지역경제는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핵폐기장과 농업은 공존할 수 없으며, 농업의 살길은 핵폐기장이 들어서지 않아야 하며, 설치반대는 농업의 존속을 위한 농업인의 생존권 문제입니다. 때문에 핵폐기장 설치는 좋은 쪽으로 매듭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 영광농협 발전을 위해 지역민에게 바라는 말씀은?

■ 한·칠레 자유무역 협정, WTO 뉴라운드 출범 등으로 수입농산물 파고, 쌀값 문제 등 농산물가격 불안정으로 인한 농가소득 감소, 정부의 농촌 대책 미흡 등으로 농가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어려운 농촌경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으로 철저히 준비한다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임직원 모두는 농업인과 지역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하는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지역민 여러분께서도 민족은행이며 지역은행인 농협을 사랑하고 아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며 주인의식을 갖고 조합사업에 적극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역민의 주인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상생의 노력으로 농업, 농촌, 농업인, 농협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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